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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 빠진 헤즈볼라…’전면전’ 기로에 내부 의견 분분

헤즈볼라 대원들, 국민 정서 이용해 보복 촉구

지도부는 신중…’확전은 이스라엘의 덫’ 판단도

예상보다 온건 대응…”전력 타격, 통신망 악화”

이스라엘이 레바논 헤즈볼라와 지상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 전면전 우려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창설 40년 만에 최대 기로에 놓인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지 놓고 내부 갈등에 빠졌다.
이스라엘은 지난 23일 헤즈볼라에 대한 대공습을 개시한 이후 지상전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26일 레바논 접경지대에서 지상전을 염두에 둔 가상 기동 훈련을 실시했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5일엔 이스라엘 경제 중심지인 텔아비브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스라엘 방공 시스템이 미사일을 요격하면서 타격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의 텔아비브 본부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이번 공격은 의미심장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헤즈볼라가 이제 더 많은 첨단 무기로 이스라엘 내부를 공격해 전면전을 촉발할지, 중동에서 가장 강력한 비(非)국가 준군사조직 명성을 위해 확전을 피할지 선택 기로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헤즈볼라가 2006년 이스라엘과 전쟁에 준한 전면전을 벌일 경우 레바논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이다. 경제난은 악화하고 레바논 국민들 사이 헤즈볼라의 지지도는 떨어지게 된다.

전면전을 피한다면 헤즈볼라가 이란 지원을 받아 수십 년간 구축한 대(對)이스라엘 억지력이 순식간에 약화될 수 있다.

헤즈볼라 전문가인 림 몸타즈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안보 분석가는 “헤즈볼라는 창설 이래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맞았다”며 “그들에겐 좋은 선택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헤즈볼라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내부에선 대응 방법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는 헤즈볼라가 그간 확전에 너무 조심스러웠다며, 대원들과 레바논 국민들의 분노를 이용해 지금 당장 보복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관료들과 대화에서 이란이 헤즈볼라를 지원하기 위해 나서지 않는 데 불만을 표출했다고도 한다.

지도부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번 도발을 이란과 미국을 끌어들여 중동 전쟁을 시작하려는 이스라엘의 덫으로 해석하고 피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이스라엘 지방 당국자들은 몇 주 전 군으로부터 헤즈볼라가 매일 미사일과 로켓 4000발을 발사해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받았다고 한다.

 

[그래픽] 이스라엘-레바논 공습 지역
하지만 헤즈볼라가 발사한 무기는 수십에서 수백발에 그쳤고, 사상자도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한 이스라엘 관료는 헤즈볼라 발사대를 겨냥한 이스라엘 공습이 대응 수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됐을 거라고 평가했다.

지난주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휴대용 호출기와 무전기를 공격한 점도 내부 통신을 어렵게 했을 거라는 분석도 있다.
몸타즈 안보 분석가는 “헤즈볼라는 통제할 수 없는 가자 전선에 운명을 걸었고, 끔찍한 레바논 상황에 제약을 받고 있다”며 “싸울 수 없는 소모적인 전쟁에 휘말렸고, 이스라엘에 비해 수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중동 군사 역학 전문가인 아람 네르기지안 전략국제연구센터 선임 연구원은 “헤즈볼라는 어떻게 되든 간에 저주받은 상태”라며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만 이득인 지상전을 오래 피할수록 헤즈볼라의 신뢰도, 안보 및 정치 독점, 정치적 헤게모니는 빠르게 저하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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