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대선, 부통령 후보의 ‘2인자 맞대결’ 역시 주목되는 이벤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의 꽃’ 전당대회를 각각 마치고 본경기에 들어섰다. 두 후보는 내달 TV토론에서 첫 진검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해리스 후보는 22일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행사에서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대선 후보직을 공식 수락했다. 지난달 21일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재선 포기 이후 32일 만이다.
오는 11월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각 당에는 각종 돌발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6월 바이든 대통령의 TV토론 참사와 이로 인한 사퇴론, 해리스 후보로의 주자 교체를 비롯해 야외 유세 중 벌어진 트럼프 후보의 총기 피격 사건 등이다.
예측 불가능한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후보를 확정한 민주당과 공화당은 이제 전당대회의 축제 분위기를 뒤로 하고 본격적인 대결 구도에 접어들게 된다. 특히 오는 9월10일 치를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의 TV토론이 첫 진검승부가 될 전망이다.
두 후보의 신경전은 벌써부터 치열하다. 해리스 후보는 이날 수락 연설에서 트럼프 후보의 실명을 15차례 이상 거론하며 “그를 백악관으로 복귀시키는 결과는 극도로 심각하다”라고 맹공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에 자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카멀라 해리스는 우리를 제3차 세계 핵전쟁으로 데려갈 것”, “카멀라가 미국을 가스라이팅하려는 모습을 보라”라며 반격을 펼쳤다.
일단 관전 포인트는 해리스 후보가 실질적인 역량을 보여줄지 여부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후보직을 넘겨받은 이후 정체돼 있던 지지율 제고에 성공했지만, 아직 본격적인 기자회견이나 인터뷰 등은 없었다.
이미 언론에 무수히 노출된 트럼프 후보와 달리 국민의 눈을 통해 검증할 부분이 상당히 남아있는 것이다. 이에 해리스 후보가 TV토론을 비롯한 앞으로의 여정을 소화하며 등판 이후 지지율 상승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반면 트럼프 후보는 그간 자신이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펼친 ‘고령 공세’ 등의 역풍을 견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 연사로 나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나는 78세”라며 “아직 트럼프보다 젊다”라고 해리스 후보를 지원사격했다.
트럼프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내년 1월 취임을 기준으로 78세다. 2021년 바이든 대통령 취임 당시와 같은 나이다. 만약 50대의 해리스 부통령을 상대로 TV토론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라도 한다면 ‘고령 리스크’는 고스란히 그의 몫이 된다.
두 후보의 행보 외에 추가로 미국 국내외에서 어떤 변수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일단 목전의 변수로는 제3후보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의 사퇴가 꼽힌다. 4% 남짓의 지지율을 보유한 케네디 주니어가 사퇴한 후 그의 지지층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눈여겨봐야 한다.
아울러 대선 전 불확실성 요인인 가자 전쟁의 추이, 이스마일 하니야 암살에 대한 이란의 전격 보복 여부와 이로 인한 중동 확전 가능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전개, 미국 국내 경제지표 등이 향후 두 후보의 승부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오는 10월1일에는 이들의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와 J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TV토론이 예정돼 있다. 저마다 ‘백인 흙수저’를 표방하면서도 좌우로 성향이 명백히 갈리는 이들 부통령 후보의 ‘2인자 맞대결’ 역시 주목되는 이벤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