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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해리스 ‘우위’ 대선 여론조사 따져보니

 10일 열리는 ‘TV토론’이 상승세와 판세를 좌우하는 계기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근소하게 우위를 달리는 것으로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여론 조사상의 한계나 대선 후보 초기 단계에서의 ‘허니문’ 효과 등을 고려하면 판세를 가늠하기는 아직 이르다. 다만 세부 지표를 보면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가 된 이후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보였던 열세를 일부 뒤집으면서 선거 흐름을 ‘리셋’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경합주 지지율 양상 △경제 등 주요 현안 지지도 △후보 호감도 및 지지층 결집 정도 △제3후보 지지 하락 등 주요 지표별 추세와 의미를 정리했다.

경합주서 해리스가 우세한가?

14일 발표된 쿡리포트의 경합주 7곳 여론조사(조사기간 7월26일~8월2일, 유권자 2867명)에서 해리스 부통령(48%)과 트럼프 전 대통령(47%)의 지지율 격차는 1%포인트차다. 산술적으로 유의미하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지난 5월 조사와 비교하면 역전된 결과라는 점이 주목된다. 당시엔 트럼프 전 대통령이 3%포인트차로 바이든 대통령을 앞섰고 6개 경합주에서 모두 우세했다.

그런데 이번엔 거꾸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네바다를 제외하고는 모두 열세로 나타났다.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로 나선 뒤 대선 승리에 핵심적인 경합주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맹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추세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7%포인트차로 앞서던 노스캐롤라이나를 해리스 부통령이 뒤집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우세’였던 남부 선벨트(네바다·조지아·애리조나)도 경합지역으로 재분류됐다(8일 쿡리포트).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블루월’(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50%로, 트럼프 전 대통령(46%)에 앞섰다(10일 뉴욕타임스·시에나대 조사).

경제정책 지지도가 회복됐나?

대선 최대 쟁점인 경제와 이민 문제에선 야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가 되면서 이들 이슈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위가 다소 줄어들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전했다. 지난 7일 마켓대 로스쿨의 ‘어느 후보가 더 문제를 잘 다룰 것인지’를 묻는 조사에서는 앞서 5월 조사와 비교해 경제 문제는 두 후보 간 격차가 21%에서 12%로, 이민 문제는 27%에서 18%로 줄었다. 지난 11일 파이낸셜타임스와 미시간대 경영대학원의 조사(8월1~5일, 유권자 1001명)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경제 분야 신뢰도에서 42%를 기록, 트럼프 전 대통령(41%)을 앞서기도 했다.

WP는 경제·이민 문제에서 민주당이 여전히 수세에 있기는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으로의 후보 교체 이후 약점이 이전보다는 완화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민주당에 유리한 임신중지권 관련 두 후보 간 격차는 11%에서 23%로 크게 늘어났다.

지지자 ‘충성도’ 높아졌나?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는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 무당층 지지 확대가 견인하고 있다. 특히 후보 호감도 상승은 민주당에 청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이날 쿡리포트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호감도는 13% 수직 상승했다. 또한 NYT·시에나대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의 87%가 자신이 선택한 후보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3개월 전인 60%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제3후보’ 변수의 영향력도 줄어들었다. 폴리티코는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가 된 이후 무소속 후보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진보파 코넬 웨스트, 녹색당의 질 스타인 등 제3후보에 대한 지지가 12.2%에서 7.1%로 ‘반 토막’ 났다고 지적했다. 몬머스대 여론조사에서도 양당 후보 모두 싫다고 밝힌 유권자(double haters) 비중이 바이든-트럼프 구도에선 18%에 달했으나, 해리스-트럼프 구도에선 7%로 줄었다. 두 후보의 대결이 초접전 양상을 띠면서 제3후보 지지를 저울질하던 유권자 일부를 흡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10일 열리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후보의 ‘TV토론’이 판세를 좌우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이 담당했던 불법 이민자 의제도 표심을 가를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재임 시 국경 장벽 건설을 치적으로 내세우는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을 ‘무능한 국경 차르(제정 러시아 황제·최고책임자를 의미)’라고 공격한다.
또 최근 잇따른 경제지표 부진으로 침체 경고등이 울린 미 경제의 해법,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가능성 등 ‘세계의 화약고’ 중동 관련 질문에 그가 어떤 식으로 답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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