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해리스 공개지지…민주당 내달 전당대회서 최종 선정
민주당은 오는 11월 5일로 예정된 대선을 넉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자 교체라는 전례가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새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59) 부통령을 공개 지지했고 이에 동조하는 지지 표명이 잇따르고 있지만, 해리스가 곧바로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상 대선 후보로 확정됐던 바이든이 물러나면서 민주당은 오는 8월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열릴 예정인 이번 전당대회를 전례가 없는 ‘개방형 전당대회’로 치르게 됐다.
당초 민주당은 오하이오주가 8월 7일까지 대선 후보 등록을 마감하는 것을 고려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가상 롤 콜'(Virtual roll calls)을 통해 바이든을 공식적으로 지명할 계획이었다. 바이든의 중도 사퇴로 가상 롤 콜이 진행될지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후임자 지명은 궁극적으로 대의원의 몫이다.
즉 해리스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려면 결국 오는 8월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의원의 과반의 지지를 이끌어야 한다는 뜻이다.
온라인 정치백과사전 발롯피디아(Ballotpedia)에 따르면 2024년 민주당 대의원은 총 4672명으로, 여기에는 3933명의 서약 대의원과 739명의 슈퍼대의원이 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후보자로 지명되려면 이들 대의원의 과반수 이상 지지를 받아야 한다.
AP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바이든이 올해 초 모든 주의 예비선거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승리했고 미국령 사모아에서만 패했는데, 그는 최소 3896명의 대의원의 지지를 확보한 바 있다고 전했다.
비록 바이든이 해리스를 공개 지지했지만, 이들은 바이든을 대선 후보로 지지한 것이지, 해리스를 지지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의원들은 전당대회에서 자유롭게 후보자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재 민주당은 해리스를 대선 후보로 미는 데 뜻을 모으는 분위기이지만, 또 다른 후보가 출마한다면 대의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선거전이 불가피하다.
해리스가 비록 바이든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어 유리한 고지에 있긴 하지만, 본인 스스로도 당원들의 표심을 모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바이든의 중도하차는 1968년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이 재선 불출마를 결정한 이후 56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사례다.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기도 한 해리스는 대선을 불과 107일 앞둔 시점에 민주당 후보자 교체라는 혼란의 중심에 설 전망이다.
AP통신은 “현행 민주당 당규는 바이든이 다른 후보에게 대의원을 넘기는 것을 허용하지 않지만, 정치적으로 바이든의 지지는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면서 “해리스는 약 4000명의 서약 대의원과 당 지도자, 특정 선출직 공무원, 전직 대통령 및 부통령을 포함하는 700명 이상의 슈퍼대의원의 지지를 공고히 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라고 짚었다.
해리스는 이날 소셜플랫폼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저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받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대선후보 지명을 받고 당선되는 것이 제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미국을 통합시키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78)와 그의 극단적인 ‘프로젝트 2025’ 어젠다를 물리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