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부터 후끈 , 공화 전당대회 트럼프 등장…지지자들 열광
연설은 없이 1시간 동안 머무르며 연사들 발언을 지켜봐
15일 오후 미국프로농구(NBA) 밀워키 벅스의 홈구장인 파이서브포럼이 무더운 여름밤임에도 순식간에 후끈 달아올랐다. 이틀 전 암살시도로 부상을 입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등장 때문이다.
미국 대선 후보의 ‘대관식’으로 불리는 공화당 전당대회가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에서 막을 올린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 중 총격 이틀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 중 총격을 당해 피를 흘리며 대피했다. 대피 중 주먹을 쥐어보이며 “싸우라(Fight)”고 외치는 여유를 보여줬지만 총알이 조금만 깊었다면 생사를 장담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유력 대선주자가 일생일대의 사건을 겪었으나 공화당 전당대회는 예정대로 강행됐다. 총격범 때문에 일정을 미룰 수 없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의지가 작용했다.
전당대회는 이날 공식 개회했고, 오후 9시가 가깝도록 연사들의 연설이 이어졌다.
오후 8시55분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여자친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내면서 대회장의 분위기도 바뀌었다. 언론에서 예고된 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대에 직접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이날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D 밴스(오하이오) 상원의원과 마이크 존슨(루이지애나) 하원의장 등이 귀빈석에 오르자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이어 오후 8시58분께 대회장 곳곳에 배치된 스크린에 입장통로에 대기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습이 나타났다.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오른쪽 귀에 새하얀 거즈를 붙이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 총격 사건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졌는데, 전당대회장은 순식간에 함성으로 뒤덮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곧바로 대회장에 입장하지 않고 잠시 시간을 보냈는데, 마치 스포츠 경기 전 통로에서 숨을 고르는 선수들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현장 카메라도 스포츠 스타를 바라보듯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집요하게 스크린에 비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후 9시1분께 단골 주제가인 ‘갓 블레스 유에스에이(God Bless the USA)’가 대회장에 울려퍼지자 천천히 입장을 시작했다. 쏟아지는 함성에 오른손을 들어보이며 화답했다.
귀빈석으로 이동하는 동안 함성은 계속됐고, 이곳에서는 이날 부통령 후보로 선택한 밴스 의원 등을 만나 인사를 나눴다.
음악이 끝난 이후에도 대회장의 열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USA”를 외치던 공화당원들은 어느새 “FIGHT, FIGHT, FIGHT”라고 소리쳤다. 총격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 말을 외치며 지지를 표한 것인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는 트럼프를 원한다”는 구호가 곧바로 뒤를 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직접 연단에 오르거나 마이크를 잡고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 대신 약 1시간 동안 전대장에 머무르며 연사들의 발언을 지켜봤는데, 유권자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키는데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밴스 의원이 러닝메이트가 된 이후로 나란히 함께 선 것도 이날이 처음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밴스 의원은 대선 승리시 나란히 백악관에 입성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한 대의원 정족수를 확보해 공식적으로 대선 후보 자격을 갖췄다. 전당대회 마지막날인 오는 18일 후보 수락 연설에 나서 대권을 향한 당내 절차를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