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참관 자격 포기… 애플도 포기할 듯
마이크로소프트(MS)가 ‘챗GPT 개발사’ 오픈AI 이사회 참관인(옵서버) 자격을 포기했다. 명시적으로는 그간의 참관으로 이사회 활동에 대한 충분한 통찰력을 얻었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샘 올트먼(왼쪽)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지난해 11월6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픈AI 첫 개발자회의에서 무대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이에 대해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글로벌 규제 기관이 두 기업 간 파트너십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시작하면서, MS가 오픈AI와의 관계를 축소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9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MS는 이날 오픈AI에 서한을 보내 이사회 참관인 자격 포기에 대해 “즉각적으로 효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MS 부총고문인 키스 돌리버는 서한에 “이 직책은 이사회의 독립성을 손상하지 않으면서도 이사회 활동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했다”며 “우리는 새로 구성된 이사회가 상당한 진전을 이뤘고 회사의 방향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목격했다”고 적었다.
오픈AI 대변인도 “MS가 이사회와 회사의 방향에 대한 확신을 표명해 준 것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MS는 지난해 11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의 쿠데타로 축출됐다 5일 만에 복귀한 이후 이사회 참관인 자격을 얻었다. 참관인은 의결권이 없으나 이사회에 참석해 해당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특히 MS는 수년간 130억 달러(약 17조9946억원)를 투자하는 등 오픈AI의 최대 주주이자 핵심 파트너사로 자리매김했다. 두 기업은 이 같은 파트너십을 통해 큰 이익을 얻어왔다.
오픈AI는 MS로부터 수십억 달러 상당의 컴퓨팅 파워와 클라우드 스토리지 관련 투자를 받아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올트먼 CEO가 해임된 이후 며칠 만에 복귀한 데에는 오픈AI 이사회 핵심 멤버였던 사티아 나델라 MS CEO의 역할이 컸다.
MS도 파트너십을 체결해 오픈AI의 GPT 모델을 자사의 주요 서비스에 적용해 나갔고, 이를 통해 생성형 AI 경쟁에서 일찌감치 선두를 차지했다.
이처럼 파트너십을 통해 상호 호혜적 관계를 맺던 MS는 “이사회가 회사의 방향에 확신을 가진 것을 목격해 더 이상 MS의 역할이 필요하지 않다”며 참관인 자격을 포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FT는 글로벌 규제 당국의 반독점 조사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FT는 “이번 움직임은 EU와 미국의 규제 당국이 두 기업 간 파트너십의 반독점 가능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두 기업 간의 파트너십이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제한한다는 우려가 제기돼 규제 당국의 조사가 실시됐는데, 이에 MS가 오픈AI와의 관계를 축소한 것이라고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