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위해선 물불 안가리는 ‘문고리 권력’
“의사 결정권자는 대통령의 배우자(?)” , 아직은 ” 끝까지 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로 꼽히는 질 바이든 여사는 전통적인 영부인상을 거부하는 개성 강한 인물이다. 바이든 대통령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고 있는 ‘문고리 권력’이며 동시에 참모들에게 자신의 의사를 거침없이 표현하는 면모를 지니고 있다.
질 여사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바이든 대통령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인종 분리주의자’라고 비판하자 참모들에게 욕을 섞어가며 해리스 부통령을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 여사는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런닝 메이트가 된 뒤에도 해리스 부통령에게 냉랭하게 대했다고 한다. 2022년에는 전쟁으로 포탄이 터지는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대통령 보다 먼저 직접 방문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남편을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는 면도 있다. 질 여사는 2020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집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시위자가 난입하자 경호원처럼 막아 ‘보디가드 질 여사’란 호칭도 들었다.
질 여사는 미 헌정 사상 첫 ‘직장인 영부인’이다. 2007년 델라웨어대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현재 노던버지니아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영작문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평소 공식석상에서도 ‘퍼스트 레이디’ 보다는 ‘닥터 바이든(바이든 박사)’으로 불리기를 선호한다고 한다.
질 바인든 은 51년 뉴저지 주에서 은행원인 아버지의 딸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가정 주부였다. 어린시절 집을 자주 이사했지만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대부분을 보냈다. 18세부터 쉬지 않고 일했으며 와이드너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전공이 마음에 들지 않아 중퇴하였다. 이후 델라웨어 대학교에서 영어를 전공하고 고등학교 교사로 활동하면서 같은 대학에서 2007년 교육학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1970년 대학교 미식축구 선수인 빌 스티븐슨과 결혼하였다. 1974년부터 남편과 별거하고 1975년 이혼했다. 조 바이든을 만나 1977년에 재혼하고 바이든의 두 아들을 키우다가 1981년 딸 애슐리 블레이저 바이든을 낳았다.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에는 노던 버지니아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교수로서 일해 왔고, 배우자 조 바이든이 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도 계속 출강했다.
한편 참사에 가까운 대선 TV토론 직후 한자리에 모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가족이 사퇴 대신 ‘완주’를 독려했다고 뉴욕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재앙적 수준의 토론 결과에도 바이든 대통령 가족은 대선 레이스를 유지하며 계속 싸우기를 독려했다”는 것이다.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는 전통적으로 중요한 정책·정무적 결정이 이뤄지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의 캠프데이비드행을 두고 토론 후폭풍에 따른 거취 결정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보도에 따르면 캠프데이비드에서 가족과 모인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 불거진 불안감을 진정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특히 질 여사가 남편이 4년 더 임기를 수행할 수 있다고 가족들에게 강조하면서 단단히 마음을 먹으라고 주문 했다는 전언이다.
논의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의사 결정권자는 (바이든) 대통령과 배우자”라며 “이 결정이 얼마나 개인적이고 가족적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 상황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