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 ‘그록’ 기능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
xAI , 오픈AI의 잠재적 라이벌로 자리매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의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기 위해 미국 PC·서버 제조업체 델(DELL)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델은 최근 AI 반도체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와 제휴를 맺으며 ‘AI 서버 구축’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델·엔비디아와 손잡은 머스크가 전세계적 열풍이 불고 있는 생성형 AI 산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머스크는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델은 xAI가 구축하는 슈퍼컴퓨터에 들어갈 랙(rack)의 절반을 조립하고 있다”고 적었다.
슈퍼컴퓨터는 생성형 AI 프로그램 구동에 필요한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훈련하는 데 핵심 요소다. 랙은 이런 슈퍼컴퓨터를 구성하는 고성능 컴퓨터 서버와 냉각 시스템, UPS(전원 공급 장치) 등을 보관·관리하기 위해 설계된 금속 틀이다.
델 CEO인 마이클 델도 X에 “우리는 머스크가 개발한 AI 챗봇 그록(Grok)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맺고 함께 ‘델 AI 팩토리’을 건설하고 있다”고 썼다.
머스크는 ‘나머지 절반을 조립하는 협력업체는 어디인지’에 대한 질문에 “SMC”라고 답했다.
SMC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서버 제조업체인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를 뜻한다. 이 회사는 데이터센터의 열을 낮춰주는 액체 냉각시스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델과 함께 서버·데이터센터 제조 시장을 장악한 기업이다.
앞서 머스크는 이달 초 xAI의 챗봇 ‘그록’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내년 가을까지 슈퍼컴퓨터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머스크가 ‘컴퓨팅의 기가팩토리'(테슬라 공장의 이름)라 표현한 이 슈퍼컴퓨터는 10만개의 AI 반도체로 구축된다. 이는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 AI반도체 2만5000개로 구축한 ‘GPU 클러스터’의 4배 규모다.
특히 머스크는 xAI의 생성형 AI 챗봇인 그록을 학습시키기 위해선 LLM 개발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선 AI용 슈퍼컴퓨터 구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 슈퍼컴퓨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선 ‘H100’이 대량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머스크는 “그록2 훈련에 약 2만개의 엔비디아 H100 GPU가 필요한데, AI 칩 부족으로 이 모델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차기 버전인 그록3부터는 10만개의 H100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머스크가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항하기 위해 지난해 설립한 AI 스타트업 xAI는 지난달 28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등의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한 60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받기도 했다. xAI는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240억 달러(약 33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갖게 됐으며,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잠재적 라이벌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는 평가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