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 “진술 빼고 증거없다”…증인엔 “거짓말쟁이”
검찰 “트럼프가 음모에 가담”…내일부터 유무죄 심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관련 혐의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단의 최종 싸움이 28일 법정에서 진행됐다.
장장 6주간에 걸친 재판의 마지막 변론 절차이며, 배심원단은 내일부터 심의에 돌입해 유무죄에 대한 판단을 내놓을 예정이다.
28일 후안 머천 뉴욕 맨해튼형사법원 판사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비용 부정지출 혐의 재판의 최종변론 절차를 진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10월 대선을 앞두고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성추문이 폭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달러를 입막음 비용으로 지불한 뒤 이를 회사 장부에 법인 비용으로 허위 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3월 미국 역사상 첫 전직 대통령 형사기소에 나섰고, 법원은 지난달 15일 배심원단 선정 절차를 시작으로 6주간의 심리를 진행했다. 심리 과정에선 코언과 대니얼스를 포함해 20여명이 증인으로 섰다.
이날 마지막 변론 기회를 얻은 양측은 범죄 혐의가 성립하는지를 두고 배심원단을 설득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토드 블랑쉬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죄다.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고, 검찰은 입증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면서 “증거에 모두 담겨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번 사건이 성추문 사실관계에 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핵심 증인인 코언의 신빙성을 무너뜨리는데 주력했다.
변호인은 “이번 사건은 장부에 대한 것이며, 18년전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마주침(성추문)에 대한 것이 아니다”며 “그 만남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명백하고 반복적으로 부인해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언에게 법인 비용이 지급되는 것에 관여한 바가 없으며 “마이클 코언의 진술 만으로 합리적 의심없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죄를 선고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종변론에 나선 검찰은 “이번 사건의 핵심은 음모와 은폐에 관한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성추문은 본질이 아니라는 변호인 주장을 의식한 듯, 정반대 주장을 폈다.
검찰은 “대니얼스의 이야기는 지저분하다. 듣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고, 배심원 중 일부도 불편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바로 요점이다”며 “단순히 말해 대니얼스의 이야기가 바로 범행 동기”라고 강조했다.
대니얼스는 이달 초 법정에 출석해 2006년 7월께 타호 호수에서 열린 골프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났고, 저녁식사에 초대받은 뒤 관계를 가졌다고 증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이러한 추문이 알려질까 두려워 입막음 비용을 지불하게 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법원은 이날 양측의 최종변론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일부터 배심원단의 평결 심의 절차를 시작할 방침이다. 12명의 배심원단이 그간의 재판을 종합해 만장일치로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이르면 심의 시작 당일 평결을 내릴 수도 있으나, 사안이 복잡하고 의견일치가 쉽게 이뤄지지 않으면 결론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만약 유죄 평결이 내려지면 판사가 심의를 거쳐 형량을 결정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혐의는 최대 징역 4년에 처해질 수 있다. 다만 초범이며 대선주자인 만큼 유죄가 선고돼도 곧바로 구금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배심원단이 만장일치에 이르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계속 의견이 엇갈려 ‘평결 불일치(hung jury)’ 결론이 나면 판사가 재판 무효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배심원단을 꾸려 재차 심리할 수도 있으나 여론의 지지를 얻기 힘들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