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다 2.8% 늘어난 9118억 달러 (약 1266조8000억원)
“북·중·러 연합 위협 대응해야” 환영 모드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최근 가결된 2025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 규모는 전년보다 2.8% 늘어난 9118억 달러(약 1266조8000억원)다. 지난해 백악관과 공화당이 부채한도 협상에서 합의한 국방예산 증액 범위 상한인 1%를 훌쩍 넘은 것으로, 같은 날 하원 본회의에서 가결된 NDAA 규모(8952억 달러)보다 많다.
보수성향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 사설에서 “상원 의원들이 상한선을 깬 것은 옳다”며 “지난 몇 개월 동안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의 협력으로 세계적 위협이 더욱 분명해졌다”고 환영했다.
상원 군사위는 지난 14일 찬성 22표 대 반대 3표로 9118억 달러 규모의 2025회계연도 NDAA를 통과시켰다. NDAA에 속하지 않는 국방 관련 예산까지 합치면 총 9233억 달러에 이른다. 상원 군사위가 부채한도 합의안에 얽매이지 않는 국방비 인상안을 제시한 데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우리의 동맹들에 대한 위협”으로 지목한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등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력 확충을 최우선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화당 상원 군사위 간사 로저 위커 의원은 최근 국방투자계획 제안서에서 미국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WSJ는 이에 대해 “NDAA는 정책 밑그림을 제시하는 것으로 구체적인 예산 배정과 지출 승인이 필요하다”면서도 “미국이 세계에서 부상하고 있는 연합된 위협에 대응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초당적 관점을 나타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년 전만 해도 우크라이나의 승리가 유력해 보였지만 이제는 이스라엘 전쟁, 홍해의 후티 반군 공격 등과 더불어 “북한이 더욱 호전적으로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11월 미 대선에서 재집권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방력 강화를 선거 공약으로 내세워야 한다면서 “미국 대통령의 어떤 말과 정책도 믿을 만한 하드파워(군사력)가 뒷받침하지 않으면 적대국들은 믿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도 국방 예산과 사업을 제안하는 NDAA는 상·하원에서 별도 의결 후 단일 법안을 조율해 다시 처리한 뒤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발효된다. 그러나 상·하원의 NDAA 문안 조율 작업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원의 NDAA를 두고 민주당은 공화당이 ‘문화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이번에 통과된 법안에 채용 시 다양성 고려 중단, 연방 기금을 통한 성전환 의료 제공이나 임신 중지 시술 관련 여행 지원 금지 등의 항목을 포함시켰다.
한편 이번 하원의 NDAA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주한미군 규모를 2만8500명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도 명시됐다. NDAA는 국방부가 한국과의 동맹 강화에 나설 것을 강조하면서 “한국에 배치된 약 2만8500명의 미군을 유지하는 것과 미국의 모든 방위 능력을 사용해 확장억제를 제공하는 미국의 공약을 확인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