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정상 부부 오찬 참석 계기 활동 재개
“그동안도 비공개 일정 수행”…공개행보 이어갈 듯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5개월 여 만의 잠행을 깨고 16일 공식 활동을 재개했다.
한-캄보디아 정상회담을 계기로 김 여사는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와 함께 방한한 뺏 짠모니 여사와 오찬을 함께 하기 위해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회색 자켓에 흰 블라우스, 짙은 남색 치마 차림으로 등장, 뺏 짠모니 여사와 배우자 친교 환담하고 정상 부부 오찬도 소화했다.
이날을 계기로 김 여사의 공식 행보는 이전처럼 활발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6월부터는 윤 대통령의 순방과 국내에서 열리는 정상회의 등 국제행사가 줄줄이 예고돼 있어서다.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15일 윤 대통령 네덜란드 순방에 동행해 귀국한 후 두문불출하다시피 했다.
간간이 소식이 전해지긴 했으나 사진이 공개되거나 대통령실 차원의 일정 알림은 없었다.
대통령실과 여당에 따르면 김 여사는 그동안 수차례 공개 일정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영부인들이 대통령과 동행하는게 관행이 된 어린이날 행사나 종교계 행사가 있을 때마다 김 여사 참석을 준비했다가 최종적으로 불참으로 정리한게 한두번이 아니라고 한다.
15일 부처님오신날 조계사 봉축법요식에도 김 여사 참석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을 맡은 수사팀이 대대적 인사 대상이 되면서 시기상 김 여사 ‘컴백’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많아 최종적으로 불참으로 정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대통령실의 고민이 컸다는 의미다. 한 -캄보디아 정상 내외 오찬 참석도 당일 오전까지만해도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참석할 지 알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1시간 여만에 수정 공지를 내 김여사 참석을 알렸다.
이날 일정은 해외 정상의 영부인이 참석하는 자리여서 김 여사 활동 재개에 명분이 있는데다, 무엇보다 캄보디아는 김 여사가 현지 방문 당시 선천성 심장질환 환우를 돌보고 서울로 데려와 치료까지 해준 인연이 있어 스토리 측면에서도 부정적 여론을 희석시키기에 안성맞춤이라는 판단이 깔렸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 여사가 정상 배우자로서 외교 활동을 이행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는 지난 4월23일 루마니아와의 (정상)회담에서도, 그리고 4월30일 앙골라 대통령의 방한 (정상)회담에서도 배우자 간의 친교 환담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도 똑같이 캄보디아 여사 측과 행사를 가졌다”며 “다만 양측 정부가 ‘공식 오찬에 배우자들이 함께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합의에 이르렀기 때문에 앞의 두 건의 경우와 (달리) 추가된 일정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여사가 이날을 계기로 향후 정상과 함께 하는 일정을 중심으로 공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상 배우자로서 해야 할 역할이 있기 때문에 언제까지 잠행을 이어가긴 힘들다”며 “정치 공세와 무관하게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