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역서 체포된 대학가 시위대 인원은 총 900여 명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다는 비판 계속 나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규탄하는 미국 대학 내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 주말 사이에도 미국에선 시위 학생들에 대한 경찰의 체포가 이어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인디애나대 블루밍턴, 애리조나주립대, 세인트루이스워싱턴대 등에선 약 275명의 시위대가 체포됐다. 이로써 미 전역에서 체포된 친팔레스타인 대학가 시위대 인원은 총 9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18일 컬럼비아대 학생 100여 명이 체포되면서 시작된 대학가 시위의 불길이 지속적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일부 대학들은 학생들에 대해 형사 고발이나 정학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고, 많은 학생·교수진이 이에 대한 취소 조치를 요구하고 있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특히 대학 측의 정학 처분과 법적 기록이 졸업 후에도 남을 것인지 여부가 가장 큰 문제라고 한다.
일부 정치인은 이번 시위에 대해 강한 부정적 발언을 내놓고 있다.
미치 매코널 미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위험한 상황”이라면서 “완전히 용납할 수 있는 반유대주의도 있다. 이 나라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학교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지원하는 기업들, 그리고 때에 따라서는 이스라엘 자체와도 거리를 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레바논계 미국인으로, 집회에 참가했다가 현재 구금된 한 컬럼비아대 학생은 “나와 함께 감옥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은 유대인이다”라며 “농성장에 있던 사람들은 아랍인, 유대인, 무슬림, 기독교인, 흑인, 동남아시아인 등 다양한 출신이다”고 더네이션에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학교와 공권력이 과도하게 시위 참가자를 진압하면서 학습할 권리와 신체의 자유도 훼손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간 대학은 교내에 경찰력을 대거 동원했고, 경찰은 시위 해산 과정에서 후추 스프레이, 테이저건, 진압봉 등 장비를 이용했다. 경찰이 시위 참가자를 밀치거나 신체를 결박해 체포하는 모습도 SNS에 올라왔다.
이런 가운데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수정헌법 등을 통해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보호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월간지 더네이션은 지난 25일 뉴욕주 컬럼비아대의 야영지 철거 사건 이후 수많은 학생이 체포되거나 정학 처분을 받은 데 대해 “이 사건은 미국 교육 정신의 근간인 ‘자유 토론’을 억압했다는 점에서 컬럼비아대 구성원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뉴욕대(NYU) 농성 현장을 지켜본 헬가 타윌 수리 뉴욕대 부교수는 더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대학 당국이 학문·집회·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