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의원, 전쟁 반대 시위는 ‘반유대주의’가 아니라며 지지 입장 밝혀
유대인 출신인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을 반대하는 시위는 ‘반유대주의’가 아니라면서 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샌더스 의원은 28일(현지시간) CNN에 출연해 “우익, 극단주의, 인종차별적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이스라엘 정부가 전쟁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을 자행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기아와 기근이 발생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반유대주의가 아니다. 그것은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 대학가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중단 등을 촉구하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두고 “반유대적 흥분”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런 현상은 (나치 집권기였던) 1930년대 독일 대학에서 벌어진 상황을 연상시킨다”고 비난한 바 있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네타냐후는 가자지구 인구의 80%를 이주시켰으며 이는 ‘인종 청소’라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모든 형태의 반이슬람주의, 이슬람 혐오, 심한 편견은 비판받아야 하지만 미국 대학 내 반전 시위를 반대유주의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자신은 유대인이며 자신의 아버지의 가족은 히틀러에 의해 몰살됐다고 설명한 샌더스 의원은 “반유대주의는 수백만 명을 죽인 역겹고 사악한 형태의 편협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미국인들이 반유대주의를 비판하길 바라지만 동시에 이슬람 혐오와 모든 형태의 편협함도 비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샌더스 의원은 지난 25일에도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을 비난한다고 해서 그것이 반유대주의는 아니라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에 대해 반박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지난 6개월 동안 수많은 여성과 아이들을 포함해 3만4000여명을 죽이고 7만7000여명을 다치게 한 극단주의 정부를 비판하는 것을 반대유주의적 또는 친하마스적 행동이라고 비난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도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학 내 반전시위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머피 의원은 “그들은 이스라엘에서 근본적인 부정이 자행되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시위에 참여한 것”이라면서 “이들의 평화적 시위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CBS 뉴스를 통해 표현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한 수정헌법 1조는 중요하다면서도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는 권한까지 보장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초기에는 대학 총장들이 상황을 통제하고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면서 반유대주의에 맞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