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위안부’ 출간 박유하 교수, 8년여 만에 무죄 확정
위안부 역사 왜곡 논란을 빚은 책 ‘제국의 위안부’를 출간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가 무죄를 확정받았다.
24일 한국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8부가 지난 12일 박 교수에게 선고한 파기환송심 무죄 판결에 대해 검찰은 기한 내 재상고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15년 12월 기소된 박 교수는 약 8년 4개월 만에 무죄가 확정됐다.
박 교수는 2013년 8월 출간한 책에서 일본군 위안부는 일본군과 전쟁을 함께 수행한 ‘동지적 관계’였고 일본군의 강제 연행은 없었다고 기술하며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문제가 된 문구는 구체적 사실을 쓴 것으로 볼 수 없다” 등 명예를 훼손하려는 고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책 내용 중 11곳은 허위 사실을 적시했다”며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기본적 연구 윤리를 위반하거나 해당 분야에서 통상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나 학문적 과정이라고 보기 어려운 행위의 결과라거나, 논지나 맥락과 무관한 표현으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원칙적으로 학문적 연구를 위한 정당한 행위”라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 12일 “한일갈등의 핵심에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있으며 이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바람직한 한일 관계를 구축할 수 없다고 보고 그 해결을 위한 연구 결과를 저서로 출판했다. 이 사건 도서는 위 연구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학문적 표현물로 보인다”며 박 교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박 교수는 파기환송 재판 하루 뒤인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파기환송심 판결문 일부를 올린 뒤 “어제 입수했지만 오늘에야 읽어볼 수 있었던 판결문”이라며 “너무나 당연한 이 독해를 얻기까지 10년 가까이 걸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