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견제안 결의, 거부권 행사후 10일내 총회서 설명해야
23일, 2주년 맞아 최근 가자 전쟁관련 미, 러 거부권 행사등 토론
유엔총회에서 23일 최근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데 대해 이를 견제하는 안이 토론의제로 상정되어 회원국들이 논의에 참여했다고 유엔본부가 발표했다.
이번 토의는 미국이 지난 주 팔레스타인의 유엔 회원 가입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직후에 의제로 상정되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거부권 행사에 대한 견제 장치는 2022년 4월26일 처음 마련됐다.
그 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의 유엔 총회에서는 이 같은 내용의 결의안이 표결 대신 컨센서스(합의)로 채택됐다. 유럽 소국 리히텐슈타인이 주도하고 미국 영국을 비롯한 83개국이 공동 제안한 이 결의안은 안보리에서 거부권이 행사되면 열흘 이내에 총회를 열고 해당 상임이사국 대표가 첫 발언자로 나와 그 이유를 설명하도록 했다. 회원국은 이에 대해 토론할 수 있다.
이 결의안은 상임이사국 거부권을 원천 차단하지는 않지만 총회에서 논의하도록 함으로써 거부권 행사를 외교적으로 압박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데니스 프란시스 유엔총회 의장은 이 날 유엔 안보리가 그 동안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해 힘들게 노력해 왔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최근 가자지구, 말리, 시리아, 우크라이나, 북한 등에 관한 안보리의 집단 결의안과 그에 대한 거부권 행사 사례들을 설명했다.
데니스 의장은 “지금처럼 지정학적인 긴장과 전쟁 위기가 증폭되고 있는 시기에 유엔의 결정적인 행동이 요구되고 있는데도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행사의 남발로 평화와 안보 노력이 무산되고 있는 것을 유엔 총회가 한가롭게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의 이사국들 가운데 5개 상임이사국인 중국, 프랑스, 러시아, 영국, 미국은 안보리 결의안에 대한 특별 거부권을 가지고 있으며, 이 중 한 나라라도 거부하면 결의안이나 안보리 결정 사항은 자동적으로 기각되도록 되어 있다.
23일의 토론에서 많은 회원국 대사들은 안보리 거부권이 현재 진행중인 가자지구 전쟁의 몇 달 동안에만 6번이나 행사되었다며 안보리의 거부권 행사에 제한을 두거나 아니면 아예 없애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특히 결정적으로 시급한 순간에 작동해야할 안보리의 긴급 사안이 번번히 거부권으로 무산되는 것은 유엔 전체의 존재 가치와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프란시스 의장은 말했다.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이 사용된 것은 모두 320차례이며 특히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이후에도 유엔 안보리에서는 거부권이 13차례나 행사되어 유엔 총회가 의도한 평화 노력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그는 지적했다.
23일의 유엔총회 토론에서 50개국 대표들은 거부권 행사의 효용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고 상임이사국들은 거부권이란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방어에 나섰다.
특히 가자 전쟁과 휴전 협상, 팔레스타인 유엔 가입 등에 관련된 미국과 러시아의 상반된 태도와 거부권행사들은 세계 평화보다는 국익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는 것으로 비판 받았다.
하지만 많은 나라의 의견이 엇갈리는 복잡한 사항에 대해 가장 과격하고 폭력적인 제지 수단인 거부권이 없다면 유엔 자체내의 평화유지도 어려울 것이라는 거부권 지지의견도 많았다.
분쟁 해결과 평화를 위한 다른 모든 수단이 고갈되었을 때 직접적인 국가간 전투를 하지 않고도 무엇이가 제지할 수 있는 수단이 거부권이었다. 하지만 거부권은 이제 그것 자체가 유엔 총회에서 거부당하는 위기에 처했다.
거부권 견제안이 제기된 2주년을 맞아 진행된 이번 유엔 총회의 토론은 특별한 진전 없이 지금의 상태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는 평가를 받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