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46 F
New York
September 20, 2024
hinykorea
명사칼럼 여성생활 타운뉴스

<기자노트북> 주민의 피부에 직접 와닿는 정책, 강소(強小)정치

안지영 기자의  뉴저지 운전면허 취득기

“Ms. Ahn, ready to take a photo?”(미세스 안, 사진 찍을 준비 되셨습니까?)
뉴저지 운전면허 취득의 마지막 단계인 사진촬영을 위해 포토 스텝에 발을 맞추고 정면의 카메라에 시선을 고정했다. 불빛이 번쩍, 그간 미국 운전면허 취득에 대한 나의 모든 근심(?)이 카메라 불빛과 함께 2초만에 사라지는 것 같았다.
“It’s all done, congratulations!” (다 끝났습니다. 축하합니다.)
기자는 진심어린 “땡큐 맴”을 던졌다.

MVC 직원의 짧은 축하와 함께 2주 뒤 집으로 정식면허증이 배달 될 것 이라는 공지가 담긴, 임시면허에 해당하는 서류 한장을 받아 들고 나오며 뉴저지 운전면허 취득의 대장정(?)을 마무리 한 하루였다.
이번에 기자가 취득한 뉴저지 운전면허의 카테고리는 TRANSFER FROM OUT OF STATE (FOREIGN)로, 이는, 한국의 운전면허증을 그 어떤 시험 없이 뉴저지 드라이버 라이센스로 ‘교환 (EXCHANGE)’하는 방식이었다.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이 정책 제도는 작년 10월, 한국과 뉴저지 운전면허 상호 인정 약정체결의 결과물로 뉴저지 최초의 한인 동포여성 주하원 의원인 엘렌 박 의원(제 37선거구)이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와 함께 한국을 방문해 이뤄낸 쾌거였다.
한국과 뉴저지 운전면허 상호 인정체결은 2019년 부터 뉴욕총영사관과 한국 경찰청이 추진해 왔던 숙원사업이었고 작년 가을 머피 주지사의 한국방문에 맞춰 이 협약이  생각보다 빨리 성사 될 수 있었다. 이에는 주지사를 동행했던 엘렌 박 의원의 여기저기 뛰어 다닌 억척이 결정적이었다는 것은 꽤 알려진 일이다.

많은 이들이 지난번 주 정부예산 동포단체 지원 성사에 이어 ‘잘키운 딸 하나 열 아들 부럽지 않다’는 말이 생각 난다’고 했다.  나에게, 유권자 주민들에게 ‘현실적 도움’으로 직접 와닿는 정책과 행정, 또 그런 정치란 바로 이것이 아니었던가.

 홍보부족 및 잘못된 정보로 수많은 헛걸음

개인사정 상 남편과 떨어져 서울을 왕래 하는 삶이었다가 이곳에 온전히 정착한지는 3년, 그간 드라이버 라이센스를 취득한다는 것이 여러가지로 여의치 않았더랬다. ‘그게 뭐가 그리 어렵다고…?’ 할 수도 있겠는데 그 어렵지 않은(?)것을 그간 나는 못했고 그런데 ‘나라(뉴저지 주정부)’와 ‘선량'( 주지사, 주의회 의원)이  이것을 해결해줬다는 것을 기자는 자랑 하고 싶다.

작년 10월의  한국 뉴저지  운전면허 상호인정 MOU는 아직 뉴저지 라이센스가 없는 동포들과 주재원 및 그들의 가족, 유학생 등에게는 엄청난 희소식이 분명했다. 기자도 그 중 하나였으니까… 내가 만난 어느  저명 동포 교수님은 50년전 이민 왔던 초기에  아버지가 운전면허를 따자 집안 잔치를 벌였다고도 했다.

지난해 10월 25일 오전 9시를 기점으로 새 정책이 발효 된다고 해서 그날 기자는  이전에 구비해둔 서류철을 꺼내 놓고 MVC 예약을 위해 웹사이트에 접속했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 부터 시작이었다. 한국 경찰청 발행의 단순 국제면허를 뉴저지 운전면허로 교환하는 카테고리는 있었으나 날 것 그대로의 한국 면허증을 뉴저지 면허로 교환할 수 있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었다.  해당 업무를 위한 예약 카테고리 선택 부터가 불가능했다.

새 정책이 시작되고 한 달여 쯤 됐을 무렵 유튜브에서 이와 관련한 매경 미국 특파원의 뉴저지 MVC 체험기를 시청했는데 영상 속 특파원의 뉴저지 면허증으로의 교환은 실패로 끝났었다. 담당자들에 대한 홍보 부족 및 시스템 구축 미비의 결과였다.

그 이후 주변을 돌아봐도 새 정책에 의해 뉴저지 운전면허를 취득했다는 사람을 볼 수 없었다. 여러 경로를 통해 알아보니 한국 운전면허 소지자들의 뉴저지 운전면허로의 교환이 거부 된 사례가 꽤 있었는데 가장 큰 사유는 ‘미국 체류기간이 1년 미만’ 이라는 것. 지난해 10월18일 운전면허 상호교환 양해각서 체결 직후 뉴욕총영사관이 발표한 언론 보도자료와 안내문 등에는 ‘비자 등 1년 이상의 미국 체류신분 증명서류’가 필요하다고만 적혀있었다.
취업비자나 주재원 비자처럼 유효기간이 1년 이상인 비자를 갖춘 뉴저지 거주자는 체류 기간에 관계없이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뉴욕총영사관 등의 설명이었는데 당시 이 부분에 관해 뉴저지 주 정부와 뉴욕총영사관 사이의 해석이 달랐고 한국의 언론사들 조차도 각기 다른 해석으로 동포들과 예비 뉴저지 이주자들에게 혼란을 가중 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후 뉴욕총영사관은 올해 2월 중순 경 영사관 웹사이트 ‘영사민원 공지사항’ 메뉴에 ‘한국-뉴저지 운전면허 상호인정 약정에 관한 Q&A’란 제목의 안내글을 올려 “뉴저지주 차량관리국에 확인 결과, 뉴저지 관련 법령에 따라 미국 체류 11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뉴저지 운전면허증 신청이 가능하다고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혼선을 빚었던 부분에 관해 정정 공지를 영사관 웹사이트에 공개하긴 했지만 각 동포 언론사들에 알리지 않아 여전히 헛걸음을 하는 동포들이 한둘이 아니라고들 했다.

엘렌 박 의원실의 보좌관과도 통화가 됐는데 초기에 이같은  혼선이 있기는 했지만 의원실이 나서 총영사관과 수시로 접촉해 잘못된 사항들을 바로 잡아  홍보를 새로 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차차 자리 잡아 갈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직접 MVC에 가서 한국 운전면허증을 뉴저지 운전면허증으로 교환하는 업무를 체험해 본 결과를 정리해 보자면 ‘미국에서 앞으로 1년 이상 거주 가능한 비자 소지자로서 미국 내에서 합법적으로 최소 11개월 이상 거주 했다는 증명이 가능한 사람’ 에 한해 교환이 가능하다. 새로 받은 뉴저지 운전면허증의 유효기간은 각자가 소지하고 있는 비자의 남은 유효기간 만큼만 허가한다.

예를 들어 비자의 유효기간이 12/31/2024 까지 라면 딱 그 기간 만큼만 면허증에 명시해 준다는 것.

그리고 6 POINTS서류들은 가능하면 넉넉하게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MVC가 각 지역 사업소 별로, 담당자 별로 CASE BY CASE인 면이 있어 장담 할 수는 없지만 특히 노스버겐의 MVC 경우, 담당자들이 뉴저지 거주지 증명으로서 은행 거래내역서( BANK STATEMENT)를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분위기였다.
사실은  작년 여름, 운전면허 상호협정 체결이 있기 전, 기자는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위해 이니셜 퍼밋을 받으려 방문했다가 주소지 증명으로서 다른 우편물 등을 가져갔으나 BANK STATEMENT 하나만 못하다는 말을 듣고 시쳇말로 ‘까였’기 때문이었다.  그때도 실기시험은 면제 된다고 했다.

그 이후 건강 사정으로 해를 넘기고 올해, 한국 운전면허증의 갱신기간 마저 넘기기 전에 얼른 일을 처리 해야겠다 싶어 작년에  준비해 놓은 서류들에 추가로 넣을 수 있는건 다 넣어 움직였다.  제일 중요한 것은 영사관 발행 한국면허증 영문 확인서(번역 서류)다.

기자는 이날 말한대로 다행히 모든 요구 조건들이 충족 돼  큰 무리 없이 면허증을 발급 받을 수 있었다.   MVC에서의 총 소요 시간은 약 세 시간. 이는 아무래도 그들에게는 새로운 업무이기에 일반 면허증 발급과는 달리 신중을 기하다 보니 시간이 걸리지 않았나 기자 혼자만의 짐작이다. 사진 찍기 전에 다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그사이 윗선 결재라도 받는듯… 아무튼 고맙다.

주민의 피부에 직접 와닿는 정책, 정치

‘이곳 미국에서 정치란 무엇일까, 주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주민들이 언어와 문화의 벽 때문에 누리지 못하는 것들을 직접 손에 쥐어주는 것’ 이라는 나만의 질문과 답이 내 안에서 이어졌다. 그리고 타운의 몇몇 정치인들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그 중에서도 역시 엘렌 박 의원이 먼저 떠오른다. 이번의 운전면허 상호교환 건이 아니어도 그녀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 이유가 있다.  활발한 소셜미디어 활동 덕분이다.

박의원은  ‘엘렌박 뉴저지 주하원의원실’ 이라는 단체 카톡방을 의원실에서 운영하고 있다. 적어도 500여명 이상 뉴저지 한인동포들이 가입해 있는데 기자도 그 중 한 명이다. 이  단톡방에서는 한인동포들의 일상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주정부의 정책들을 주기적으로 상세히 홍보하고 있다. 기사작성을 위해 기자는 그 단톡방의 소식을 받아 보며 매번 느끼는데 동포들이 찍어 준 ‘푯값’을 제대로 보답할 줄 아는,   시대의 총아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유권자와 소통을 하는 몇 안되는 동포 정치인 중 한 명이 바로 엘렌 박이라는 것.

의원실 보좌관에 의하면 박의원은 뉴저지 중앙 정치인들을 만날 때 마다 이 단톡방을 자랑스럽게 보여주는데 모두들 그녀의 소통능력에 감탄하며 부러워한단다. 박의원은 이러한 한인 커뮤니티와의 소통을 바탕으로 아시안 파워 전체를 키워야 한다는 지론을 펴고 있다.

한달 반 뒤에는 예비선거가 있다. 작은 타운 부터 연방에 이르기 까지 한국인의 피를 가진 후보들은 동포들의 표심을 외면 할 수 없다. 연일 뉴스에 자랑스럽게 오르는 앤디 김 연방 상원의원 (TO BE) 에게도 찬사와 응원을 보내고 싶은데 워낙 연방 레벨의 차원이 높아서 그런지 나와 내 친구들에게 그의 어떤 정책과 그간 활동이  이번 처럼 일상과 피부에 와닿았는지 아직 찾아내지 못해 아쉽기는 하다.

이번에 당선을 소망하는 시의원들 부터 연방 상원에 이르기 까지 한인 정치인들 모두 목마른 주민들에게 직접 물 떠다 주는 피부에 와 닿는 ‘유권자 우선 강소 (強小, 작지만 강한) 정치”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나만의 바램과 함께  ‘미국민 모두의 필수 첫 증서’  운전면허 취득기를 접는다.  (4/22/2024 지영)

Related posts

위키리크스에 기밀 유출 전 CIA 요원 징역 40년 선고

안지영 기자

NYT 푸드, ‘올해 최고의 요리’에 한식 ‘물회면’ 포함

안지영 기자

그레이스 유 구명운동에 2만명 이상 참여

안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