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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뉴스

대기업 CEO들이 꼼짝 없이 출연하는 노르웨이 팟캐스트

국영 펀드 운영사 CEO 탕겐이 진행하는 “인 굿 컴퍼니”

 테슬라 머스크, 엑슨 모빌 우즈 CEO 출연, 시시콜콜 대화

노르웨이의 중앙은행 국채펀드 운영자 니콜라이 탄겐 CEO가 직접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전 세계 대기업 CEO들이 속속 출연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엑슨 모빌사의 대런 우즈 CEO는 자신이 고기를 잘 구으며 립아이 스테이크를 좋아한다.’
‘모건 스탠리의 CEO에서 최근 사임한 제임스 고먼은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주기적으로 병을 앓는다.’
‘스포티파이의 공동 설립자 대니얼 엑은 자신의 막대한 부가 크게 걱정스럽다.’

모두 2년 전 시작한 작은 팟캐스트에서 공개된 내용들이다. 전 세계 대기업 CEO들이 쉽게 출연할 것 같지 않은 무명 팟캐스트지만 팟캐스트 진행자가 이들 기업의 최대 투자자 중 한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번 주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출연해 화성 탐사와 테슬라의 중국내 경쟁 상황, 인공지능이 내년 말 쯤 사람보다 똑똑해질 것이라는 전망 등을 밝혔다.

팟캐스트의 명칭은 “인 굿 컴패니(In Good Company)”다. 런던 헤지 펀드 매니저 출신으로 2020년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운영사(NBIM)의 CEO가 된 탄겐이 진행한다.

(팟캐스트 주소=https://www.nbim.no/en/publications/podcast/)

NBIM의 투자금이 크게 늘어 올해 1조6000억 달러(약 2200조 원)에 달하면서 탄겐 CEO는 대중이 펀드 운영에 대해 더욱 잘 알도록 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투명하게 운영되는 기금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노르웨이 국민들이 어떤 것을 소유하고 있는 지를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가 운영하는 팟캐스트 방송은 매번 NBIM가 보유한 출연자 회사 지분을 밝히는 것으로 시작한다. 엑슨 주식 50억 달러, 엔비디아 주식 40억 달러, 디즈니 주식 22억 달러를 보유하는 등 엄청난 금액인 경우가 다수다.

탄겐 진행자는 인공지능(AI) 붐이 일기 전 샘 앨트먼 오픈AI 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출연시키기도 했다. 탄겐 진행자는 출연자에 사전 질문을 제시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실제 대화 소재에 제한은 사실상 없으며 대화가 종종 논쟁적이 된다고 밝혔다.

탄겐은 출연자를 잔득 치켜 올리면서도 연봉이 어느 정도인지, 이사회가 충분히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돼 있는지, 기후변화에 대한 회사의 정책이 무엇인지 등 까다로운 질문도 슬그머니 제기한다.
최근 탄겐 진행자는 사티야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출연한 팟캐스트에서 “요즘 무슨 생각을 하느냐”고 질문했고 나델라는 AI의 비전을 관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라이안에어 마이클 오리어리 CEO가 출연한 팟캐스트에서는 라이언에어가 에스토니아행 비행기 좌석을 10유로(약 1만4700 원)에 파는 것이 기후변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도 했다.

고먼 모건 스탠리 전 CEO에게는 업무 스트레스를 어떻게 이겨내느냐는 질문을 했다. 모건은 “젊었을 때부터 우울증 때문에 길을 가다가 구토하기 일쑤였다”면서 체력을 길러 대응하려 했으나 업무 강도를 감당하기 어려웠다면서 맨해튼 사무실에서 15분 동안 창밖을 날아다니는 새들을 바라보는 식으로 명상을 했다고 밝혔다.

탄겐은 “나도 금융위기 때 구토한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탄겐은 큰 부자로 그림 수집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부를 과시하지 않는 것이 보통인 다른 노르웨이 부자들과 마찬가지로 조심한다. 탄겐은 팟캐스트가 자칫 자신을 과시하는 것으로 비쳐지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탄겐의 팟캐스트는 다운로드수가 거의 300만 회에 육박한다. 스포티파이와 유투브 등에서 매주 새로운 에피소드가 업로드된다.

탄겐은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쇼맨십도 거리낌 없이 드러낸다. 도미노 피자 CEO가 출연한 에피소드를 홍보하기 위해 링크드인에 올린 동영상에 도미노 피자 직원 복장을 입고 출연해 피자에 파인애플 토핑을 올리는 것이 잘못됐다며 “피자 역사에서 가장 큰 논쟁거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가 링크드인에 올린 자기소개서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책, 즐겨 찾는 뉴욕과 오슬로 식당들, 10분 동안 낮잠을 즐긴다는 내용 등을 밝히고 있다. 그는 사무실 소파에서 눈을 붙인 뒤 커피를 마시고 팟캐스트를 녹화하는 일이 잦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초대한 CEO들이 출연을 거부하는 일이 드물다면서 몇 달 동안 출연을 거부하던 머스크도 결국 출연했다고 밝혔다. “나는 결코 포기한 적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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