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 역사상 가장 많은 훈장을 받은 군인 중 한 명
북진 작전 이끈 랠프 퍼켓 예비역 대령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 국빈 방문 때 태극무공훈장을 수여한 한국전쟁 참전용사 랠프 퍼켓 미 육군 예비역 대령이 9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8일 뉴욕타임스(NYT)등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병박물관은 퍼켓 대령이 이날 조지아주 콜럼버스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콜럼버스 지역 방송국인 WRBL은 유족으로 부인 진 (마틴) 퍼켓, 딸 마사 퍼켓, 아들 토머스 외 손자 6명, 증손자 4명이 있다고 전했다.
1926년 12월 8일 조지아주에서 태어난 그는 1949년 미 육군 사관학교를 졸업하면서 본격적으로 군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50년 6월25일 한국 전쟁 발발 이후 일본에서 창설된 제8 레인저 중대 지휘관으로 임명돼 부산에 파견됐다. 그는 당시 레인저 중대 부대원들과 한국 군인들을 훈련하는 역할을 맡았다.
같은 해 9월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 인천상륙작전을 펼쳤고, 퍼켓 대령은 제8 레인저 중대원들과 함께 북한군을 38선 너머로 몰아내는 등 북진 작전을 진두지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퍼켓 대령은 그해 11월 중국 국경과 약 96㎞ 떨어진 북쪽의 전략적 요충지인 205 고지를 점령하라는 명령을 수행하며 중공군과 맹렬한 전투를 벌였다.
퍼켓 대령은 1971년 군에서 전역했다.
특히 작년 4월 미국을 국빈방문한 윤 대통령이 한미 동맹 70주년 행사에 참석한 퍼켓 대령의 휠체어를 직접 밀면서 무대로 나아가 그에게 최고 무공훈장인 태극무공훈장을 달아주는 뜻깊은 장면을 연출 하기도 했다. (위 사진)
앞서 퍼켓 대령은 2021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 방미 기간에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최고 훈장 격인 명예훈장을 수여받았다.
그는 22년간의 군 복무 기간 수훈십자훈장과 2개의 은성무공훈장, 2개의 동성무공훈장, 5개의 퍼플하트훈장 등을 받아 미 육군 역사상 가장 많은 훈장을 받은 군인 중 한 명으로 기록됐다고 NYT는 전했다.
6.25 발발 74주년을 맞는 2024년 현재, 참전 용사들은 거의 유명을 달리해, 이제 소수의 용사들만이 생존해 있어 그 분들에 대한 감사를 표할 시간이 점점 줄어 들고 있다. (안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