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조명 “한국, 세계 최장 주당 근로 시간 견뎌”
돌, 동아시아서 안정과 영원 상징하기 때문
과로에 지친 한국인들 사이에서 돌을 반려동물처럼 돌보는 ‘반려돌(펫락·Pet Rock)’이 유행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7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던 펫락이 최근 한국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50여 년 전과 달리 ‘평온함(serenity)’에 집중하는 문화라고 덧붙였다.
WSJ은 펫락을 키우고 있는 여러 한국인을 소개했다. 30대 제약사 연구원 이 씨는 자신의 펫락에 ‘홍두깨’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헌 수건으로 겨울용 담요를 만들어 덮어준다고 전했다.
이 씨는 “실험실에서 늦은 밤까지 근무한 후 홍두깨에 직장에서 얼마나 지루했는지 불평하곤 한다”며 “바위는 무생물이라 알아듣진 못하지만, 반려견과 대화하는 것과 비슷해 어떤 면에서는 편안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서울에 사는 30대 주부 최 씨는 “펫락을 키우며 내게 좋은 일이 많이 생겼다”며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상해 보일 수도 있지만, 펫락에 애정을 쏟는 것으로부터 오는 위로가 있다”고 말했다.
WSJ은 한국의 ‘펫락 열풍’은 과로로 인한 것이라고 짚었다. 한국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긴 주당 근무 시간을 견뎌내고 있기 때문에 특이한 방식으로 휴식을 취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관에 들어가보는 ‘모의 장례식 체험’이나 ‘멍 때리기 대회’ 등이 성행한다고 설명했다.
WSJ은 한국에서 펫락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건 세븐틴, 엔하이픈 등 유명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자신의 펫락을 공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진국 고려대학교 한국학연구소 교수는 WSJ에 “지난 수 세기 동안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사회에선 안정과 영원을 상징하는 관상용 돌 ‘수석’을 소중하게 여겼다”며 “바위는 변하지 않아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