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세 트럼프, 프로골퍼 2명 이겼다?…”김정은 홀인원 11개와 동급”
“시진핑은 명석하다” “김정은도 괜찮은 남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선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입지를 굳힌 가운데, 재임 시절 그의 지도자관(觀)을 엿볼 수 있는 폭로가 나와 주목된다. CNN 소속 언론인 짐 슈터는 11일(현지시간) 자신 저서 ‘위대한 권력의 귀환(The Return of Great Powers)’ 출간을 앞두고 이런 내용이 담긴 자신과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세계 독재 지도자들을 대체로 좋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비서실장 출신인 존 켈리는 “그(트럼프)는 푸틴이 ‘괜찮은 남자(OK guy)’라고 생각했고, 김정은도 괜찮은 남자로 봤다”라고 했다.
슈터는 아울러 복수의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명석하다(brilliant)”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환상적(fantastic)”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세기적인 전범인 아돌프 히틀러에 대한 평가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히틀러를 두고 “하지만 일부 좋은 일도 했다(but Hitler did some good things)”라고 말했다고 한다.
해당 발언 역시 켈리 전 비서실장과의 대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발언에 놀란 켈리 전 실장이 “뭐라고요?”라고 묻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히틀러는) 경제를 다시 세웠다”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켈리 전 실장은 해당 발언에 “그 사람에 관해서는 어떤 것도 좋게 말할 수 없다. 아무것도”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히틀러에 대한 고위 나치 간부들의 충성심에도 주목했다는 전언이다.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도 소개됐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두고 “자신을 거물로 여긴다(He views himself as a big guy)”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독재자를 호의적으로 평가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돈을 내지 않을 경우 푸틴 대통령에게 침공을 독려하겠다는 투로 말을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슈터 기자의 저서 ‘위대한 권력의 귀환’은 현지시간으로 12일 공식 출간된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한 정치인이 연설 중 트럼프의 골프 실력을 추켜세웠다가 온라인에서 조롱받고 있다.
미국 하원의원 후보 브라이언 잭은 최근 조지아주에서 진행된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단한 운동선수”라고 언급했다. 그는 “몇 주 전 트럼프가 프로 골프 선수 2명과 대결에서 18홀에 70타를 쳐 승리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보좌관 출신인 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추종자이자 측근이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느 코스에서 프로 선수 두 명과 경기를 치렀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현지 매체에 따르면 대부분 믿지 않는 분위기다. 온라인매체 미디어에이트 칼럼니스트 조 드파올로는 “트럼프가 77세의 나이에 어떤 핸디캡도 없이 현역 선수 두 명을 이겼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한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 이용자는 “김정일이 평양에서 난생처음 골프를 쳤는데 18홀에 홀인원 11개, 38언더파가 나왔다는 말과 동급”라고 비난했다. 다른 사용자는 “어떻게 현역 선수를 트럼프랑 엮을 수 있냐”고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스로 뛰어난 골프 실력을 자랑해왔다. 2023년에는 시니어클럽 챔피언십 우승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당시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편법을 쓸 수 없었다며 순수하게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2019 스포츠 칼럼니스트 릭 라일리는 도서 ‘커맨더 인 치트’에서 트럼프가 골프 경기 중 공을 던지거나 직접 움직이는 등 속임수를 쓴다고 폭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