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정동영 등 ‘올드보이’ , 친문 전해철 에도 기회 부여
더불어민주당이 1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4·10 총선 경기 하남갑 후보로 전략공천했다. 당 원로 격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정동영 전 의원은 당내 경선 기회를 얻었다.
안규백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이런 결과를 발표하면서 “하남갑은 도농복합지역으로, 우리당으로서는 굉장히 험지”라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당내 친문계 인사들에게 날을 세워왔는데, 이재명 대표는 지난달 중순 추 전 장관을 만나 ‘험지 출마’를 직접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옆 하남을엔 이 대표가 영입한 백범 김구 선생 증손자 김용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가 공천됐다. 하남은 원래 1개 선거구로, 현역인 최종윤 민주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전날 국회는 이 지역을 22대 총선에서 하남갑과 을로 나누기로 결정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4선, 경기 동두천·양주·연천갑)·김병기(재선, 서울 동작갑) 의원 등도 공천이 확정됐다. 영입 인재인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은 경기 화성을 후보로 나선다.
민주당 공천 파동의 마지막 뇌관으로 꼽혀온 이인영 의원(4선) 의원은 지역구인 서울 구로갑 공천을 받았다. 전해철 의원은 원외 친명계인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과 경기 안산갑에서 경선을 치른다. 친문계 핵심인 이들이 공천 배제는 면함에 따라, 당분간 비명계의 연쇄 탈당 등 추가적인 집단 반발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추 전 장관을 경기 하남갑에 전략공천하겠다고 밝혔다. 이 언주 전 의원은 경기 용인정에서 이헌욱 전 경기도시공사 사장, 박성민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 등과 경선을 치르도록 했다.
추 전 장관이 공천을 받은 경기 하남갑은 기존 하남이 갑과 을로 분구되면서 생긴 지역구다. 하남 현역 의원은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최종윤 의원이다. 하남에선 17대 총선 때 문학진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당선된 뒤 재선을 했다. 19대와 20대 총선에선 보수 정당 후보(이현재 전 새누리당 의원)가 승리했다. 21대 총선에서 최 의원이 미래통합당 이창근 후보를 17.5%포인트 차로 여유 있게 이겼다. 특히 하남갑은 구도심 지역이 포함돼 있어 민주당 세가 더 강하다는 평가다.
이 전 의원이 경선을 치를 용인정도 현역 이탄희 의원 전에 표창원 전 의원 등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던 지역이다. 전 전 위원장이 공천된 서울 중-성동갑은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내리 3선을 했다.
3인방의 야당 강세 지역 배치에는 이 대표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가 전 전 위원장과 추 전 장관, 이 전 의원 등 3명을 반(反)윤석열 정권 형성을 위한 필수 인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들을 소위 ‘당선되는 곳’에 공천해야 한다는 의중이 상당히 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