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 전북은 줄일 수 없다, 부산을 줄이면 어떨까?”
국힘 “말도 안된다, 꼭 줄여야 한다면 비례를 줄이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선거구 획정 협상을 벌였으나, 전북 1석을 줄이지 않는 방법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민주당이 선거구 획정안 처리를 예고한 29일 본회의 전까지 양쪽의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위 사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비공개로 만나, 선거구 획정 문제를 논의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구 획정 시한은 총선 1년 전까지지만 국회는 4·10 총선을 40여일 앞두고도 합의안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12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는 지역구 수는 현행대로 253석을 유지하되, 인구 증감을 반영해 서울·전북에서 1석씩 줄이고 인천·경기에서 1석씩 늘리는 획정위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를 두고 두 당은 협상을 거듭했으나, 이날도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핵심 쟁점은 전북 1석이다. 민주당은 ‘국가균형발전과 농어촌 대표성 강화’ 차원에서 전북 의석수(10석)를 유지해야 하지만, 꼭 줄여야 한다면 인구가 인천(300만명, 13석)보다 30만명 많은데도 의석수는 5석이나 많은 부산(330만명, 18석)도 함께 1석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부산 시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며 전북 10석을 유지하려면 비례대표 1석을 줄이자고 맞서고 있다. 두 당 모두 각각 강세를 보이는 지역에서 한 석도 내줄 수 없다는 계산이다.
광고
홍익표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다른) 수정안을 과감하게 제시하든지, 아니면 획정위안을 받든지 빨리 입장을 정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29일 본회의에서 획정위안대로 통과시키겠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획정위안대로라면 강원에서 서울 면적의 8배가 넘는 ‘공룡 선거구’(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가 생긴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다만, 두 당은 막판까지 협상은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홍 원내대표가 만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나한테) 연락이 올 것”이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어쩔 수 없다면 획정위안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원안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협의를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