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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뉴스

‘미국 송환’ 판결 앞둔 줄리언 어산지 누구?…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  영국 법원서 결정
 “美 역사상 최대 기밀 유출”

미국 정부의 기밀과 부정 행위 등을 폭로해온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미국 송환 여부가 조만간 영국 법원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곳곳에서는 어산지의 미국 송환을 반대하며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BBC 등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런던 고등법원에서 어산지의 미국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항소 재판이 열렸다. 2019년부터 영국에서 수감 중인 어산지는 미국으로의 송환을 막아달라고 요청하며 오랜 법적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위 사진은 영국 고등법원 인근에서 20일 줄리언 어산지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는 모습.

외신들은 이번 재판이 미국 송환을 막기 위한 어산지의 마지막 법적 다툼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항소가 기각될 경우 어산지는 몇 주 내에 미국으로 송환될 수 있다. 그가 미국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17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어산지 측은 재판에서 지면 유럽인권재판소에 가처분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호주 출신인 어산지는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를 설립해 전쟁, 부정부패와 관련된 정부 및 기업의 수많은 기밀과 공식 보고서 등 1000만 건 이상의 문서를 폭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0년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미국 군사 기밀, 국무부 외교문서, 이라크에서 민간인 18명이 사살당하는 장면이 담긴 미군 헬기 영상 등을 공개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또 2016년 위키리크스는 2008년 미 국가안보국(NSA)이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대화를 도청한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미 법무부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밀 유출 사건 중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언론 자유 위협 등에 대한 우려로 그를 기소하지 않았지만, 2020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간첩법 위반 등 18개 혐의로 어산지를 기소했다. 또 그를 영국에서 데려오기 위한 범죄인 인도 절차를 시작했다.

2011년 영국 법원이 스웨덴 인도를 결정하자 어산지는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망명 신청을 했고, 7년간 에콰도르 대사관에 머물렀다. 그러다가 2019년 결국 영국 경찰에 체포돼 런던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2021년 영국 고등법원은 어산지를 미국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판결했고, 2022년 대법원 역시 같은 결정을 내렸다.
어산지의 미국 송환을 결정하는 이번 재판을 앞두고 영국을 비롯한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등 유럽 곳곳에서는 어산지 인도를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그의 아내 스텔라 어산지는 “그가 미국으로 송환되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그가 살 것인지 죽을 것인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기자연맹(IFJ) 앙토니 벨랑제 사무총장도 어산지 송환을 반대하는 시위에 직접 참석해 연설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모든 시선이 영국 고등법원의 운명적인 심리에 쏠리고 있다”면서 “공익을 위해 정보를 공개했다는 이유로 그 누구도 이런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어산지는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국회의원 소피 마하그는 어산지가 서방의 전쟁범죄를 폭로함으로써 평화에 기여했다면서 전쟁을 피하려면 전쟁 피해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 그가 노벨평화상에 추천될만한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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