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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한파에 전기차 ‘꽁꽁’…방전·견인 잇따라

극한 추위 속에 차량 문 안열리거나 충전 속도 느려져
“낮은 기온에서 배터리 성능 저하 해결책 아직 없어”

미국을 강타한 북극 한파로 인해 전기차들이 방전되거나 충전하지 못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1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체감온도가 영하 30도까지 떨어진 시카고 등 일부 지역에서 테슬라 전기차가 전용 충전시설인 ‘슈퍼차저’에서 차량을 충전할 수 없어 방전·견인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미국 미시간주의 한 테슬라 슈퍼차저 충전소에서 충전 중인 테슬라 차량의 모습.
미국의 종합 운송 기업 ‘우버’의 운전자인 자베드 스펜서 씨는 NYT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3일 동안 전기차의 배터리가 방전되는 것을 걱정하는 것 외에는 다른 일을 거의 하지 않았다”라며 “차량을 겨우 충전소로 가져가 충전기에 연결했지만 충전이 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보통 1시간 정도 걸리는 배터리 충전이 이날은 5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다른 테슬라 차량 운전자인 닉 세티 씨는 “극심한 추위 속에서 차량의 문을 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라며 “문이 열리지 않아 트렁크를 통해 차에 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장 가까운 슈퍼차저 충전소에 갔지만 12개의 충전기가 모두 사용 중이었다”라며 “이번 겨울을 견뎌보고 테슬라를 계속 소유할지에 대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전기 자동차의 최대 문제점은 극도로 낮은 온도에서 배터리의 화학 반응이 느려진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차량이 쉽게 방전되거나 충전 속도도 현저히 느려지게 된다.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잭 브로워 교수는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 자동차를 극도로 추운 환경에서 작동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기온이 낮아지게 되면 배터리의 성능이 저하되는데 이를 물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전기차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부족한 충전 인프라가 극심한 추위와 겹치면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편 전기 자동차 운행률이 높은 국가 중 하나인 노르웨이는 차량 4대 중 1대가 전기 자동차이다. 노르웨이 전기 자동차 협회의 라스 고드볼트 고문은 “최근 몇 년 동안 노르웨이 정부가 더 많은 충전소를 설치하며 추운 겨울철 차량이 방전되는 문제가 줄어들었다”라며 “노르웨이 사람들은 대부분 아파트가 아닌 개인 주책에 거주해 전기 자동차 소유자의 90%가 집에 자체 충전기를 구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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