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부 “강력한 민주적 제도, 선거 제도의 강력함을 보여준 것”
친중, 반중으로 분열된 민심 수습 그의 중요한 과제
미국은 13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 칭더 후보가 승리한 데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국무부 홈페이지를 통해 대만 총통 선거에 대한 성명을 내고 “미국은 라이칭더의 선거 승리를 축하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또한 대만 국민들이 그들의 강력한 민주적 제도, 선거 과정에서 선거 제도의 강력함을 보여준 것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양안(중국과 대만)의 관계에 있어 평화와 안정을 유지, 평화적으로 이견을 해결하며 강압과 압박으로부터의 자유를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민주적 가치에 뿌리를 둔 대만에 대한 미국민과 대만 국민들의 동반자 관계는 경졔적, 문화적, 국민 대 국민 관계를 넘어 계속 확대하며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총통 선거 투표가 시작되기 수 시간 전에도 미국 정부는 어떠한 국가도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경고해왔다.
한편 이날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라이 당선인이 40%(557만5036표)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민진당은 ’12년 연속 집권’이라는 역사를 쓰게 됐다.
라이 칭더 당선자는 누구?
라이 당선자는 1959년 10월6일 타이베이(현 신베이시)의 시골 해안 마을인 완리에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생후 90여일 만에 그의 아버지가 광산 사고로 사망해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어려운 가정 형편이었지만 그는 공부를 잘해 국립 대만대 의대를 졸업했고 2003년에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공중보건학 석사학위를 땄다.
그는 1994년 정계에 입문했는데 1998년 타이난시 입법의원(의원)이 돼 4선을 했다. 2010년에는 타이난 시장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고, 연임에 성공해 2014년까지 시장을 지냈다.
2017년 차이잉원 총통이 그를 행정원장(국무총리)로 임명했다. 2018년 11월 민진당 지방선거 참배의 결과로 2019년 1월 행정원장직을 사임했다.
이후 그는 차이 총통의 대항마로 2019년 민진당 총통 선거 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차이 총통에게 패했다.
그러나 차이 총통은 그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했고, 2020년 1월 선거에서 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를 통해 차이 총통의 뒤를 잇는 민진당 내 차기 대권주자로서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
지난해 4월 그는 민진당 총통 후보로 지명됐고, 11월20일 자신의 러닝메이트 샤오메이친 부통령 후보와 함께 후보 등록을 했다.
이번 선거에서 그는 양안(중국과 대만)간 전쟁 위험성을 거론한 친중 허우 후보에 맞서 ‘대만 민주주의 수호, 대만해 평화와 현상 유지’를 강력히 주장해 왔다.
중국은 라이 당선인에게 ‘완고한 독립 분열주의자’ 등 표현을 써가며 원색적으로 비난해 왔다. 이에 따라 중국이 빠른 시일 내에 대만에 대한 압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런 만큼 라이 당선인은 승리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양안 위기 관리라는 큰 숙제를 안게 됐다. 이밖에 친중, 반중으로 분열된 대만 민심을 수습하는 것도 그의 중요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