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험보고서 “장기적 최대 위협은 환경 리스크”
최첨단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생성된 과장되고, 거짓과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가 민주주의를 잠식하고 사회를 양극화시키며, 단기적으로는 세계 경제에 가장 즉각적 위험이라고 세계경제포럼(WEF)이 10일 ‘글로벌 위험 보고서’에서 밝혔다.
보고서는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일련의 환경 리스크가 가장 큰 위협이라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매년 스위스 스키 리조트 다보스에서 열려 다보스 포럼이라 불리는 세게 지도자 모임에 앞서 발표됐다.
보고서는 향후 2년 동안 오보와 잘못된 정보를 가장 심각한 위험으로 열거하면서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어떻게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거나 기존의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는지를 강조했다.
보고서 집필자들은 챗GPT 같은 생성 AI 챗봇 붐은 사람들을 집단적으로 조작하는 데 사용될 정교한 합성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이제 더 이상 전문 기술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국한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다음 주 개막 예정인 다보스 회의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등 기술회사 사장들과 메타의 수석 AI 과학자 얀 르쿤 등 AI 업계 인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영국, 인도네시아, 인도, 멕시코, 파키스탄과 같은 거대 경제 국가들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에서 올해와 내년 수십억 명이 선거를 치를 예정인 가운데 AI로 인한 오보와 잘못된 정보가 위험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마쉬의 위험 관리 리더 캐롤라이나 클린트는 “AI를 활용한 딥페이크는 잘못 된 정보를 초래해 대규모 그룹에 실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시의 모회사 마쉬 맥레넌과 취리히 보험 그룹이 이 보고서를 공동 집필했다.
그녀는 “사회는 사실을 검증하는 것이 더 어려워짐에 따라 더욱 양극화될 수 있다. 가짜 정보는 또 선출된 정부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키는 데 사용될 수 있으며, 이는 민주적 절차가 침식될 수 있고 사회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클린트는 또 AI의 부상(浮上)은 피싱 시도를 자동화하거나 고급 악성코드를 만드는 등 사이버 공격을 쉽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해 ‘악성 행위자’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어 다른 많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가 주의를 환기시킨 또다른 전 세계적 관심사는 기후변화 문제이다. 극단적 날씨는 허위 정보 및 잘못된 정보에 이어 단기적 위협으로는 2번째로 긴급한 것으로 꼽혔다.
10년 단위로 정의되는 장기적 위협에서는 극단적인 기후가 최대 위협으로 지적됐으며, 지구 시스템에 대한 중대한 변화, 생물 다양성 손실 및 생태계 붕괴, 천연자원 부족 등 환경 관련 문제들이 그 뒤를 이었다.
클린트는 지구 시스템이 장기적 변화를 겪으면서 향후 10년 동안 “돌이킬 수 없는 기후 변화 전환점을 지나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