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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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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뉴스

‘엡스타인 명단’ 공개에 미 정·재계가 떤다

섹스 파티 초대, “좋다”고 응한  ‘150명 실명 공개’  판결
” 연루자에 대한 처벌의 의미를 담고 있는 이례적 결정”

미성년자 성착취 파문으로 미국 사회를 충격을 던진 뒤  정작 자신은 감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제프리 엡스타인(사진 가운데)의 성범죄 사건 연루자들의 실명이 2일 공개된다.

사실상 ‘성착취 리스트’로 여겨지는 ‘엡스타인 명단’에는 전직 대통령들을 비롯해  최고 부호 등 유력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ABC방송은 뉴욕 연방법원의 명령에 따라 엡스타인의 성범죄 사건과 관련된 이들의 실명이 오늘, 2일 부터 공개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뉴욕 연방법원의 로레타 프레스카 판사는 지난달 20일,  엡스타인 관련 문서에 기존 익명 처리됐던 사건 관계자 150명의 실명을 밝힐 것과  공개를 원하지 않는 성착취 여성 피해자의 이름은 비밀로 유지할 것을 명령했다.   이 문건은 엡스타인에게 성착취를 당한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씨가 2015년 영국의 언론 재벌 로버트 맥스웰의 딸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 관련 서류다.

문건에는 피해자와 증인, 엡스타인의 직원들을 비롯해 범죄 연루자들이 언급돼 있다. 주범 엡스타인의 사망에 따라  그를 징벌 할 수 없게 되자  공범성 연루자에 대한 처벌의 의미를 담고 있는  여성 판사의 이례적 판결로 여겨지고 있다.

그간 엡스타인 사건 연루자들의 명단이 조금씩 알려져왔지만 문서가 통째로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엡스타인 명단’에 올랐을 것으로 추정되며 성추문에 휩싸였던 고위 정치인과 기업가 등 유명 인사들의 실명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돼 정·재계를 떨게 하고 있는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해당 문건에 50차례 이상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론들이 이날 앞 다투어  보도했다.  뉴욕포스트는  문건에서 법원이 익명 처리를 위해 사용하는 ‘존 도 36’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클린턴 전 대통령으로 확인됐다고 보도 하기도 했다 .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자가용 비행기로 함께 여행하는 등 그와 친분이 있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 중 하나다.

클린턴은  2002년 엡스타인의 성착취 피해 여성으로부터 안마 시술을 받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해당 사건에 연관됐다는 의심을 받았지만 불법행위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다수 언론들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실명 공개 명단에 포함됐다는 사실이 확인됐지만, 그가 성범죄에 연루됐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재판 당시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는 유명인들의 증인 채택 여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그의 이름이 언급됐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10대 여성들을 유인해 인신매매와 성착취를 일삼은 엡스타인 사건은 부유층과 권력층 간 부패한 커넥션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였던 엡스타인은 자신의 부를 이용해 각국 정·재계 인사들과 폭넓은 친분을 쌓았다. 그는 클린턴 전 대통령 말고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도  자가용 비행기로 함께 여행하는 사이였고,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세계적인 언어학자인 노엄 촘스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명예교수와도 가까운 관계로 알려져 있다. 특히 빌 게이츠의 이혼에는 이 버진 아일랜드 행이 크게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엡스타인은 자신이 소유한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의 별장과 뉴욕 맨해튼 자택 등으로  위에 언급한 인물 말고도 각계각층의 유력인사와 지인 등을 초대해 성착취 범행, 이른바 섹스파티를 벌었다는  혐의를 받았다.  잇단 제보와 끈질긴 수사 끝에   최소 36명의 10대 여성을  단기 인신매매한 구체적 혐의로  2019년 7월 수감됐으며, 같은 해 8월 사건과 연루된 이들의 명단 일부가 공개된 다음날 감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번 명단공개가 직접 기소및 처벌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추후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섹스 파티 초대에 , “좋다”고 응한 실력자 남자들  ‘150명 실명 공개’  판결에  여성들의 매서운 눈초리가  그 명단에 쏠리고 있다.

(안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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