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투표 퇴출 발표에 공화당 주자들 일제히 비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콜로라도주에 이어 메인주 대통령 선거 경선 투표에서 퇴출당하자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주자들이 “그를 순교자로 만든다”며 이를 일제히 비판했다.
29일 더힐, CNN, 액시오스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 주지사는 메인주의 트럼프 전 대통령 경선 후보 자격 박탈을 두고 “그를 순교자로 만든다”며 “이는 미국 유권자가 결정해야 하며, 법원이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도 “공정하고 당당하게 트럼프를 이길 것”이라며 “누가 당선되느냐는 유권자의 몫이 돼야 한다”고 경계의 눈초리를 보였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 주지사는 “이번 결정으로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위험이 있다”면서 “행정부 관료 한 명이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공직에서 박탈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이 나라가 200년 넘게 지켜온 헌법적 적법 절차에 관한 모든 개념을 뒤집는다”고 비판했다.
비벡 라마스와미는 “(메인주 결정은) 민주주의를 향한 실질적인 위협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배제하면 어떤 주라도 투표(경선)에도 손을 떼겠다는 나의 이전 약속을 지지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한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사면하겠다고 공언했다.
더힐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28일 유세 행사에서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것은 그(트럼프 전 대통령)를 사면해 우리가 하나의 국가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와 관련해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도록 하는 것”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그(트럼프 전 대통령)가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지도자는 어떤 일이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것은 우리나라를 계속 분열시키는 80세 노인을 감옥에 가두는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헤일리 전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 일부를 흡수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택할 유권자에게 사법 리스크 등으로 대안이 필요해진다면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더힐이 발표한 여론 조사에서 공화당 경선 지지율 2위(10.8%)를 차지했다. 한때 지지율이 30%를 넘어섰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 주지사를 0.2%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뉴햄프셔주에서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짝 추격했다.
다만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큰 차이로 앞서있다. 그는 같은 조사에서 63.1% 지지율을 기록해 50%포인트 이상의 큰 차이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91개 혐의로 기소돼 4건의 형사 재판을 받는다. 전·현직 미국 대통령 중 최초 형사 기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에, 자신에 대한 성 추문을 막기 위해 성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 ‘입막음 돈’ 13만 달러(약 1억6887만원)를 지급하고 회사 장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백악관 기밀문서 무단 유출 및 불법 보관 등 혐의로 올해에만 네 차례 기소됐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형사 기소된 것이 정치 탄압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거듭 반복했고 이는 지지자가 결집하는 효과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