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유묵, 국내 경매 19억5천만원 낙찰 최고가 경신
안중근 의사의 유묵이 한국 국내 경매에서 19억5000만원 낙찰됐다. 한국의 서울옥션은 19일 열린 제176회 서울옥션 미술품 경매에서 안중근 의사가 1910년 3월 중국 뤼순 감옥에서 쓴 묵서가 안 의사 유묵 중 최고가인 19억 5000만 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해당 유묵에는 “용과 호랑이의 웅장한 형세가 어찌 지렁이와 고양이 따위의 자태를 일삼으랴!(龍虎之雄勢 豈作蚓猫之態)”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글씨 왼쪽엔 “경술년(1910년) 3월 여순(뤼순) 감옥에서, 대한국인 안중근 씀(庚戌三月 於旅順獄中 大韓國人安重根書)”이라는 협서(본문 옆에 따로 쓴 글)가 있으며, 협서 아래쪽에는 안 의사의 상징인, 약지가 짧은 ‘장인(掌印)’이 찍혀 있다. 안 의사는 애국을 맹세하며 왼손의 약지를 스스로 잘랐다.
작품의 당초 추정가는 5억~10억 원 수준이었으나 현장에서는 4억 원에 시작했으며, 실제 낙찰가는 이를 훌쩍 뛰어넘어 안 의사의 유묵 중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이작품의 소장 출품자는 일본인으로 이번 경매 결과로 안 의사의 묵서는 113년 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앞서 안중근 의사의 유묵 가운데 최고 낙찰가는 2018년 서울옥션 경매에 입찰됐던 ‘승피백운지우제향의’(乘彼白雲至于帝鄕矣·저 흰 구름 타고 하늘나라에 이르리라)의 7억5000만원이다.
1910년 3월 안 의사의 사형 집행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던 시기에 쓰여진 이 작품은 ‘용과 호랑이의 용맹하고 웅장한 형세를 어찌 지렁이와 고양이의 모습에 비견하겠는가’는 글귀를 담았는데 문장이 품고 있는 뜻처럼 곧 사형을 앞둔 사람이라 보기 어려울 정도로 당당하고 힘 있는 시원스런 필치가 인상적이다. 안 의사는 그해 같은달 26일에 뤼순 감옥에서 사형 집행으로 31세 나이에 순국했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1910년 2월에 사형 선고를 받은 안 의사는 그해 2~3월 일본인 고위 관료나 간수들의 요청으로 작품을 집중적으로 많이 썼는데 그 기간에만 200여점 정도 썼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