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순 시인 ‘날개 환상통’ 최고의 시집 선정
‘올해 주목받은 책 100권’에 한인 작가 소설 2편 선정
영문으로 번역돼 미국에서 출판된 한국 시인 김혜순(68)의 작품이 뉴욕타임스 ‘올해 최고의 시집 5권’ 중 하나로 선정됐다.
NYT는 지난 주말 올해 나온 신작 시집 중 최고의 작품 5권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김 작가의 ‘날개 환상통’(Phantom Pain Wings.사진)을 포함했다.
이 시집은 김 시인의 등단 40주년이던 2019년 문학과지성에서 출간됐다. 영문판 번역은 김 시인의 전작 ‘전 세계의 쓰레기여, 단결하라!’와 ‘죽음의 자서전’의 번역을 담당한 번역가 최돈미 씨가 맡았다.
NYT는 이 시집에 대해 “영적이고, 기괴하고, 미래가 없는 상황 등 다양한 종류의 공포가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시집이 거시적인 측면과 미시적인 측면에서 미학적인 힘을 전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시인은 지난 7월 하버드대 도서관이 선정하는 올해의 ‘T. S. 엘리엇 메모리얼 리더’(T.S. Eliot Memorial Reader)로 선정돼 낭송회를 여는 등 미국 문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앞서 김 시인은 지난 2019년 영문판으로 나온 ‘죽음의 자서전’으로 번역 시집에 수여되는 영미권 최고의 상으로 꼽히는 캐나다 그리핀시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또한 NYT는 한국계 미국 시인인 모니카 연의 시집 ’프롬 프롬‘도 올해 최고의 시집 5권 명단에 포함했다. 연 시인은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성장할 때 아시아계 이민 2세로서 겪은 경험을 담은 연작도 이번 시집에 게재했다.
한편 한국의 현대사와 K-팝을 소재로 삼은 한인 작가의 소설 2편이 뉴욕타임스(NYT)의 ‘올해 주목받은 책 100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NYT는 올해 나온 신간 중 탁월한 작품 100권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에드 박(박준서·53)의 ‘같은 침대, 다른 꿈을(Same Bed Different Dreams)’과 에스더 이(34)의 ‘Y/N’을 포함했다.
박 작가의 ‘같은 침대, 다른 꿈을’은 생계를 위해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순신’을 중심으로 한국전쟁 당시 UFO를 목격했다고 믿는 참전용사 출신 흑인 SF 작가와 남북통일을 위한 비밀공작을 벌이는 임시정부 등 다양한 이야기가 얽힌 작품이다.
뉴욕 출생인 박 작가는 빌리지 보이스 편집자 등을 거쳐 지난 2008년 소설가로 데뷔했다.
에스더 이의 ‘Y/N’은 자신이 좋아하는 K-팝 아이돌의 은퇴 소식에 서울행 편도 비행기표를 산 미국 여성의 이야기다.
이 작가는 LA 출생으로 현재 독일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 소설은 그의 데뷔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