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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가 이태리 주택가 어슬렁…주민들 밤새 ‘덜덜’ 

 마취총 맞고도 도주…7시간 추적 끝에 생포
“동물 서커스 금지해야” 논란 다시 일어

이탈리아에서 서커스단을 탈출한 사자가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 없이 포획됐지만, 한가로운 주말 오후를 즐기던 주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지난 11일, 현지 매체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외신에 따르면, 사건은 이날 로마 인근에 위치한 인구 4만명의 소도시 라디스폴리(Ladispoli)에서 일어났다. 다음날 지역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던 서커스단에서 ‘킴바’라는 이름의 사자가 우리를 탈출했다. 경찰은 오후 3시경 서커스단 근처에서 첫 포획 시도를 했지만 실패했다. 사자는 마취총을 맞았지만 도망쳐서 주택가에 진입하고 말았다.

당국은 경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사자가 잡힐 때까지 외출 자제령을 내렸다. 라디스폴리 시장은 긴급 메시지를 보내 “서커스에서 사자가 탈출했습니다. 최대한 주의하시고 추가적인 안내가 있을 때까지 이동을 피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주말 오후를 보내던 많은 주민들이 사자를 마주치거나 목격했다. 이들이 찍은 영상들이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돼 화제가 됐다. 한 여성은 집 밖을 거닐고 있는 사자를 발견하고 “맘마미아(Mamma mia, 맙소사)”를 외쳤다. 외출했던 일부 주민은 몇 시간 동안 차 안에 갇혀 두려움에 떨기도 했다.

주택가를 배회하던 사자는 오후 8시30분경 2번째로 마취총을 맞았지만 또 도망쳤고, 결국 10시에 경찰에 포획되며 7시간에 걸친 추격전이 막을 내렸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고,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이번 사건은 이탈리아에서 서커스 동물 학대에 대한 논란에 다시 불을 붙이는 분위기다. 일부 라디스폴리 주민은 시장에게 “왜 동물 서커스를 허가해줬냐”고 항의했다. 시장은 SNS를 통해 “난 허가하지 않았고, 막을 수 있는 권한도 없었다”고 항변하며 “이 사건이 서커스에서의 동물 착취를 끝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지 동물 보호 단체도 “동물과 함께 하는 서커스를 금지하는 법률이 도입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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