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출신 메릴 켈리 내세워 텍사스 9대1 대파
한국 프로야구 출신’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눈부신 역투로 월드시리즈(WS·7전4승제) 전적을 원점으로 돌렸다. 애리조나는 28일 저녁 텍사스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텍사스 레인저스를 9-1로 눌렀다.
1차전 연장 11회 끝내기 홈런을 맞고 뼈아픈 패배를 당했던 애리조나는 충격을 딛고 2차전 승리로 반격했다. 시리즈 1승1패로 승부의 균형도 맞췄다. 애리조나 선발 마운드에 오른 켈리의 호투가 돋보였다.
켈리는 7이닝 3피안타(1홈런) 무사사구 1실점으로 텍사스 타선을 압도했다. 삼진은 무려 9개를 솎아냈다. 투구수는 89개에 불과했다. 켈리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무대를 누볐다. 통산 119경기 48승32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남기고 미국으로 떠났다.
KBO리그 활약을 발판으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그는 꾸준한 활약으로 믿을 수 있는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을 처음으로 경험하며 뛰어난 피칭을 펼치고 있다. 마침내 WS까지 올라선 그는 압도적 투구로 텍사스 타선을 꽁꽁 얼렸다.
켈리가 역투를 펼치는 사이 애리조나 타선은 4회 2점을 뽑아 리드를 가져왔다.
4회 1사 후 가브리엘 모레노가 텍사스 선발 조던 몽고메리와 8구 승부 끝에 싱커를 받아쳐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선제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어 2사 후에는 토미 팸의 2루타에 이어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의 좌전 안타가 연달아 터지며 1점을 추가했다.
무실점 피칭을 펼치던 켈리는 2-0으로 앞선 5회 일격을 당했다. 선두타자 미치 가버에게 3구째 몸쪽 낮은 싱커를 던졌다가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얻어 맞았다. 그러나 더 이상의 흔들림은 없었다. 켈리는 무너지지 않고 계속해서 텍사스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켈리가 반격을 허용하지 않으며 1점 차 리드를 유지해 나가던 애리조나는 7회초 추가점을 뽑았다. 선두 알렉 토마스의 중견수 방면 2루타로 물꼬를 튼 애리조나는 후속 에반 롱고리아가 3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적시타를 날려 점수를 냈다. 헤랄도 페르도모의 희생번트로 연결된 2사 2루에서는 코빈 캐롤이 좌전 적시타를 쳐 4-1로 도망갔다.
애리조나는 8회 3점을 더 보태 텍사스를 더 멀리 따돌렸다. 2사 2루에서 볼넷 2개를 골라 만루 찬스를 잡은 뒤 케텔 마르테, 캐롤이 연거푸 적시타를 때려냈다.
9회 2사 2, 3루에서는 엠마누엘 리베라의 2타점 적시타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애리조나 타선은 이날 장단 16안타를 작렬하며 9점을 쓸어담아 텍사스를 괴롭혔다. 텍사스는 1차전을 극적인 승리로 따냈지만, 2차전에서 켈리 공략에 완전히 실패해 분위기를 잇지 못했다.
몽고메리는 6이닝 9피안타(1홈런) 1볼넷 4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삼진은 하나도 잡아내지 못했다.
3차전은 30일 저녁 아리조나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