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에서 대역전 드라마 펼쳐 아리조나에 6대 5승
62년 만에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는 텍사스 레인저스가 가을의 클래식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1차전 홈경기에서 대역전 드라마를 펼쳤다.
텍사스는 27일(금) 저녁 텍사스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브필드에서 열린 2023 월드시리즈 1차전 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11회까지 가는 연장 접전 끝에 6대5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텍사스는 3-5로 끌려가던 9회말 1사 1루에서 코리 시거가 애리조나 마무리 투수 폴 시월드의 94마일 짜리 직구를 받아쳐 우월 2점 홈런을 쏘아올리며 홈 관중의 열광속에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기세를 올린 텍사스는 11회말 1사에서 선두에 나선 4번 타자 아돌리스 가르시아가 디벡스 미구엘 카스트로의 싱커를 밀어쳤고, 이는 그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면서 경기는 텍사스의 6-5 워크아웃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각자의 트라우마를 건드린 첫 맞대결이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철벽의 마무리 폴 시월드가 이번 가을 첫 실점과 블론세이브를 하면서 22년전 양키스타디움의 악몽을 떠올려야 했다.
. 애리조나 특급 마무리 시월드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8경기 8이닝 11탈삼진 무실점으로 철벽을 자랑하고 있었으나, 텍사스 코리 시거의 한 방에 모든 것이 무너졌다. 여기에 연장 11회말에는 구원 등판한 미구엘 카스트로가 아돌리스 가르시아에게 끝내기 솔로포를 허용해 1차전을 넘겨줬다.
마치 22년 전 월드시리즈를 보는 듯했다. 당시 애리조나는 마무리 잠수함 김병현이 무너지며 시리즈를 어렵게 풀어갔다. 김병현은 월드시리즈에 올라오기 전까지 4경기(6⅓이닝) 무실점으로 승패 없이 3세이브를 챙겼던 특급 마무리였다. 그러나 월드시리즈 첫 등판이었던 4차전에서 넉넉하게 이기고 있던 9회 2사에서 뉴욕 양키스의 티노 마르티네스에게 동점 투런 홈런, 연장 10회 데릭 지터에게 끝내기 솔로포를 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팀이 7차전에서 가까스로 승리해 우승반지를 끼기는 했다.
애리조나로서는 그로부터 딱 22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 및 두 번째 우승 도전이다. 와일드카드로 진출해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팀 밀워키 브루어스를 꺾었고(2-0 승), 서부지구 우승팀이자 100승 팀 LA 다저스에도 3연승으로 제압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에는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올라왔으나, 이날 믿었던 마무리가 무너지면서 시작부터 꼬이게 됐다.
반면 텍사스는 주포 타자들의 활약으로 이날 2010년 월드시리즈의 악몽, 트라우마를 일단 극복했다. 2010년 창단 이래 첫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했던 텍사스는 에이스 클리프 리가 4⅔이닝 7실점(6자책)으로 크게 무너지면서 1차전을 내줬고 결국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허무하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로부터 13년 뒤 텍사스는 1차전 선발로 이번 포스트시즌 4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42의 에이스 네이선 이발디를 내세웠다. 이발디가 4⅔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면서 9회까지 끌려가면서 월드시리즈 졸전 트라우마가 이어지는가 싶었지만 , 이날의 히어로 시거와 가르시아의 홈런 두방으로 기사회생 하면서 트라우마를 극복 했다.
팀의 주포 가르시아는 끝내기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 1볼넷으로 경기를 뒤집은 수훈갑 이었다.
MLB.com은 경기 후 “월드시리즈 역사상 가장 미친 마무리”라는 말과 함께 가르시아의 끝내기 홈런을 조명했다. 가르시아는 이 홈런으로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만 22타점을 기록하면서 메이저리그 역대 단일 포스트시즌 타점 1위 선수로 떠올랐다. 2위는 2011년 원맨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우승으로 이끈 데이비드 프리스의 21타점이었다. 가르시아의 이 기록은 계속 경신될 공산이 크다.
두 팀은 28일 같은 장소에서 WS 2차전을 치른다. 애리조나는 ‘KBO리그 역수출 신화’를 쓴 우완 메릴 켈리를, 텍사스는 좌완 조던 몽고메리를 각각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