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 마케팅’에는 중국인들 적극적으로 지갑 열어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내수 소비가 더디게 회복되고 있지만 기업들의 ‘애국 마케팅’에는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고 있다. 토종 프랜차이즈가 자국 최고 명주 마오타이(茅台)를 탄 커피를 내놓자 하루 만에 중국 전역에서 542만 잔이 팔렸다.
5일 중국 커피업계 1위 업체인 루이싱(瑞幸)커피는 전날 출시한 ‘장향(酱香)라떼’가 출시 첫날 542만 잔 팔렸다고 밝혔다. 장향라떼의 첫날 매출은 1억 위안(약 180억 원)을 넘겼다. 루이싱커피는 “역대 신제품의 첫날 매출 중 1위”라고 전했다.
이 음료는 일반 카페라떼에 알코올 농도 53도짜리 중국술 마오타이를 넣은 커피로 알코올 농도가 0.5도다. 현재 신제품 할인가로 한 잔에 19위안(약 3400원)에 팔리고 있다. 미성년자에게는 판매하지 않지만 출시 첫날 곳곳에서 매진돼 품귀 현상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국주(國酒)’로 불리는 마오타이는 한 병이 60~70만 원대(500mL·53도 기준)에 판매된다. 오래될수록 가격이 올라 ‘마오(茅)테크’라는 말까지 있다. 마오타이가 저가 커피 체인과 협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전역에서 화제를 모았다.
‘마오타이 라떼’ 현상은 중국의 애국 소비 열풍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Z세대(10~20대)인 ‘주링허우(1990년대 출생자)’, ‘링링허우(2000년대 출생자)’ 세대가 국산품 사용을 주도하자 기업들도 경쟁적으로 ‘궈차오(國潮)’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궈차오는 중국 전통문화를 의미하는 ‘궈(國)’와 유행을 뜻하는 ‘차오(潮)’를 합한 단어다.
판매가 개시된 이후 이 음료수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네티즌이 “마오타이라떼는 ‘중국식 라떼’로, 전세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반면 “맛이 이상하다, 마오타이주와 커피의 맛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불만도 호소했다.
앞서 마오타이는 젊은층 공략 일환으로, 지난해 5월 마오타이맛 아이스크림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아이스크림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1년 만에 1000만개 이상이 팔려가는 기록을 세웠다.
글로벌 기업들도 중국인들의 애국 소비 물결에 편승하고 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마작 세트 2종을 출시했다. 벤츠를 상징하는 엠블럼(문양)이 그려진 고급 케이스에 대나무 무늬가 새겨진 녹색 마작과 휠(바퀴) 무늬가 새겨진 검정색 마작을 넣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소비자의 입맛을 맞춰 중국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