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도중 , 심복에서 정적으로 나서자 분개
당내 경선 TV토론회 불참 방침 다시 시사
폴리티코 “선거 운동, 가장 비열한 형태의 ‘모욕 잔치’ 되고 있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8일 대선후보 경쟁자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지사(사진)에 대한 외모 풍자 인신공격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폴리티코, NBC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일 뉴햄프셔주 윈덤의 한 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유세 연설 중 청중을 향해 ” 크리스티 전 주지사를 뚱뚱한 돼지라고 부르지 말라”며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동시에 자신은 크리스티 전 주지사를 뚱뚱한 돼지라고 콕 집어 힘부어 불러 미묘한 기류를 형성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과거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측근 인사로 분류됐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결과를 불복하자 등을 돌리고 날선 비판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발표된 뉴햄프셔 저널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43%)은 공동으로 지지율 2위(9%)를 차지한 크리스티 전 주지사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압도적 격차로 따돌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크리스티는 지금도 뭔가 먹고 있을 것”이라며 “그를 귀찮게 해선 안 된다”고 조롱했다.
이때 관중석에 있던 한 남성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고함을 지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를 뚱뚱한 돼지라고 부르지 말라. 난 친절하게 대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맞받아쳤다.
이를 두고 폴리티코는 선거 운동이 ‘모욕 잔치’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가장 비열한 형태의 선거 운동이 되고 있다”며 “오랜 친구가 정적으로 돌변한 상황에 걸맞게 중요한 순간에 저급한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공화당의 경선 후보가 8명으로 굳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주 앞으로 다가온 당내 경선 TV토론회 불참 방침을 또다시 시사하고 나섰다. 당내 압도적 지지를 받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참할 경우 공화당 경선은 시작부터 맥빠진 레이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날 뉴햄프셔주 유세 중 청중을 향해 “내가 토론에 참여해야 하나?”라고 물었고, 지지자 사이에선 “아니요”란 답변이 나왔다.
트럼프 대선 캠프도 이날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어 한다”며 “공화당 경선에서 토론해야 할까, 아니면 다른 후보들이 TV에서 서로 공격하도록 내버려 두고 비뚤어진 조(바이든 대통령)를 해임하고 백악관을 탈환하는 진짜 임무에 집중해야 할까”라고 물었다. 트럼프 대선 캠프 측은 당내 경선에서 트럼프를 향한 공격이 집중될 것을 우려해 TV토론을 건너뛰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 경선을 주관하는 당 전국위원회에 따르면 20개 주에서 최소 200명씩 4만 명의 기부자를 확보하고 전국 단위 여론조사 3곳에서 최소 1% 이상 지지율 확보해야 당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