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팅’ 발언은 일종의 압박 전술”
백악관 국가 안보회의 전략 조정관
미국 백악관은 최근 싱 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중국이 일종의 ‘압박 전술’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싱 대사의 발언을 중국의 보복으로 보느냐는 취지의 물음에 “확실히 일종의 압박 전술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커비 조정관은 그러면서 “한국은 독립적인 주권 국가이며 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훌륭한 동맹이자 친구”라며 “한국은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외교 정책을 결정할 모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지속적인 지원에 감사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싱 대사는 지난 8일 서울 중국 대사관저에서 열린 한국 국회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만찬 자리 (위 사진) 에서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고 있다”며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 대사의 발언을 놓고 외교 결례이자 내정간섭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한국 정부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에 대한 조치를 중국에 요구했지만, 중국이 이를 사실상 거부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가 싱 대사에 대해 중국 측의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국 측의 관련 입장 표명과 함께 일부 (한국) 매체가 싱하이밍 대사 개인을 겨냥해 사실에 부합하지 않고 더 나아가 인신공격성 보도를 한 점에 주목한다”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왕 대변인이 언급한 ‘인신공격성 보도’는 전날 일부 국내 매체가 보도한 싱 대사의 관광지 무료 숙박 의혹 등으로 추정된다.
왕 대변인은 이어 “싱하이밍 대사가 한국의 각계각층 인사들과 광범위하게 접촉하고 교류하는 것은 그의 직무이며, 목적은 이해를 증진시키고 협력을 촉진하며, 중한 관계의 발전을 유지·추동하는 것”이라면서 “대대적으로 부각할 화제가 되어선 안 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중국이 싱 대사의 최근 발언을 정상적인 외교 활동으로 규정하고, 소환·교체 등 조치로 문책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것이다. 왕 대변인은 전날에도 “한국이 싱하이밍 대사와 야당 대표 이재명의 만남·교류에 대해 보인 반응에 대해 중국 측은 한국 측에 입장과 우려를 표명했다”고 했다.
한편 한국의 대통령실은 싱 대사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적절한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에게 “외교관은 주재국의 내정에 개입해서는 안 될 의무가 있다”면서 “중국 측이 이 문제를 숙고해보고 거기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또한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열린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싱 대사에 대해 “외교관으로서 상호존중의 태도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