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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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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타운뉴스

<기고> 한인회장 후보 토론회 사회자 역할을 내려놓으며…

” 한인사회의 미래를 개척하려는 작은 몸부림”
 
  임창규 (KCMB-TV 대표, 전 K 라디오 보도국장) 

 

언론인, 그 사전적인 의미는 인적, 물적 기반을 갖춘 회사에 소속돼 방송이나 기사를 만들어 내는 일에 종사하는 자들을 총칭하는 말이다.
일개 기자에서 부터 편집장, 언론사 대표를 지칭하는 말이다.

그러나 시대는 바뀌었다.

인터넷 혁명이 일어난 이후, 언론인이라는 철자적 규정은 과거로 묻히고 말았다.
1인 미디어 시대, SNS 혁명 시대인 현재에 우리 각자 한사람, 한사람이 언론인이자 미디어의 역할을 하는 세상이 왔다.
수십, 수백, 수천, 수백만의 독자와 시청자들이 1인 또는 소수의 인원이 만드는 방송에 매료돼, 각자의 관점에 따라 추종을 하거나, 그 반대로 부정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언론인, 아니 언론이 사회적으로 가져야 할 책임과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분명한 방향 설정이 있어야 하고, 대중들을 현혹하거나 속이지 않는 말그대로 정론직필의 정신을 내려놓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불의를 보고 눈을 감거나 압력에 굴복하는 비겁한 짓은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언론의 힘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압력을 가하거나, 왜곡된 사실을 전파함으로서 사회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이익을 취하려는 부도덕한 짓을 저질러선 더욱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 스스로 언론인이라는 인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시도 쉬지 않고 스스로 ‘절차탁마’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최근 시행되고 있는 38대 뉴욕한인회장 선거는 그 출발점부터 잘못됐다.
현재 기호 1번으로 출마한 김광석 후보는 이미 지난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격 부족’이라는 선거관리위원회의 판정을 받고, 후보자격을 박탈당한 인물이다.

김광석 씨가 후보자격을 박탈 당할 것은 이미 주요 언론의 기자들은 물론 본인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래서 김광석 본인은 뉴욕한인회장 선거 수개월 전 모 일간지에 ‘뉴욕한인회장의 출마 자격의 문제점’을 지적한 기고문을 올리면서, 다가올 38대 뉴욕한인회장 선거를 차곡차곡 준비해 왔다.
그럼에도 선거가 시작되기 직전 본인과의 통화에서 “뉴욕한인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하면서, “뉴욕한인회에는 개선할 것이 많다”고 주장을 했다.

그랬다.
김광석 후보의 말은 진심처럼 들렸고, 나도 그의 의견에 동의했고, 어떤 방식으로든 뉴욕한인회관 정상화를 위해 도움을 줄 것을 기대했다.

지금의 뉴욕한인회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한인 동포사회 모두가 인정하는 바다.
그래서 동포사회의 관심을 잃고 있는 것도 분명하다.

어쩌면 본인의 주장대로 지난 40여년 간 한인 사회를 위해 일해 온 경험이 뉴욕한인회를 새롭게 변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새로운 것일까?
김광석 후보가 KCS에 있을 때와 그 뒤의 KCS의 위상은 현격히 달라졌다.
김광석 KCS 회장이라는 인물이 있을 때와 그 뒤 이사회와 집행부의 뛰어난 협력으로 이뤄낸 결과는 실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예산 규모나 직원 수로 볼 때 한인 사회에서 그와 견줄만한 봉사단체가 눈에 띄지 않을 정도의 역량을 갖게 됐다.
물론 지금의 KCS 한인봉사센터가 자리매김하기 까지 김광석이라는 사람이 닦아 놓은 기반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바로 그거다.
대단한 김광석, 그러나 그는 이제 과거의 인물이다.
그의 경험을 이제는 후세들에게 넘겨주고 가르쳐 주면 되는 것이란 말이다.
직접 운전대를 잡고 경기장을 달릴 때가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 선수를 코치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한인사회의 미래가 있는 것이 아닌가?

마치 일제 강점기를 거치고 분단의 아픔을 겪은 반 쪽 짜리 대한민국이 지금의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것이 몇몇 정치인이나 기업가 때문이었다는 착각처럼 김광석 후보를 이용하려는 세력들은 한인 사회를 위해 지난 수십년간 노력해 온 그를 희생자로, 아니 순교자로 만드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해, 한인 동포사회의 동정심을 얻었고, 결국 그를 다시 링 위에 오르게 하는 대단한 역사를 이뤄내고 말았다.

그것이 김광석 후보 본인의 작품이었는지, 주변의 작업이었는지 확인된 바는 없지만, 특정 언론을 등에 업고 뉴욕한인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해 집중포화를 해대며, 자신들이 얻으려던 목적을 이뤄내고야 말았다.

참으로 대단하다!

그 ‘위대한 역사’을 이루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한 인물이 바로 직전 회장인 찰스윤 36-37대 뉴욕한인회장과 김민선 34대-35대 뉴욕한인회장이고 그들의 갈등이었다.
한인사회에 알려진 대로 뉴욕한인회관 내에 ‘알박기’처럼 박혀 있는 이민사박물관의 존립 여부와 관련한 다툼이 이번 38대 뉴욕한인회장 선거를 ‘오리무중’으로 만드는데 일조를 했다고 생각한다.
결국 뉴욕한인회관 내 이민사박물관은 차기 회장과 김민선 전 회장과의 문제로 이전되기는 했지만, 어떤 후보가 당선이 된다고 해도 쉽게 해결될 문제로 보이진 않는다.
앞으로도 끝없는 분쟁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는 말이다.

나는 지난 2월부터 계속돼 온 38대 뉴욕한인회장 선거 과정을 지켜보며 제일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

그건 바로 지난 선거과정에서 왜 찰스윤 회장은 자격부족으로 ‘후보자격 박탈’을 당한 김광석 후보를 배제하고, 강진영(진강) 후보에 대한 회장 인준 총회를 개최하지 않았는가?

그의 말대로 라면 뉴욕 법조계의 상징적인 공간인 ‘뉴욕변호사협회 회관’에서 총회를 개최했을 경우, 한인들끼리 벌어질 소란을 1.5세나 2세, 3세 한인들이 지켜보고 실망해서 다시는 한인사회에 발을 들여놓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본인의 체면이 깎일까 봐서?
폭력적인 시위가 일어나거나 쌍방간에 법정 다툼이라도 일어날 까봐 두려워서?

그 어떤 것이 예상됐더라도 찰스윤 회장은 결단을 내렸어야 한다.
찰스윤 회장의 ‘결정장애’가 결국 한인사회를 극단적인 혼란에 빠뜨리고 만 것이다.
잘됐든 잘못됐든 현 회칙에 따라 진행된 선거를 현 회장이라는 자가 독단적으로 총회를 무산시키는 반역사적인 일을 저지르고야 말았다.

그 때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 된 한인사회가 급격히 기울어지면서 침몰해 가는 타이타닉호의 운명을 따라 가고야 말았다.

그렇다면 과연 김광석 후보와 그 추종 세력들은 무엇을 원하고 있을까?

먼저 김광석 후보에게 묻고 싶다.

왜, 상대방 후보와 주변 인물에 대한 흑색선전과 비하,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으며 한인사회를 수십개로 쪼개는 짓을 서슴지 않는 파렴치한 자들이 김광석 후보 곁에서 똬리를 틀고 있도록 놔두고 있는가?
아니면 그런 존재들이 있다는 것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가?
아니면 김광석 후보 자신이 그들을 조종하거나 종용하고 있기 때문에?

설마 그럴리가!

지난 수십년간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한 분이자, 차세대 젊은 능력있는 한인 2세들에게 미래를 책임지게 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그가 야누스의 얼굴을 가졌을 거라고 상상하는 한인들은 거의 없다.
김광석 후보 그 분이 잘못하는 것이 아니고 그 분을 둘러싼 주위의 간신배들이 뉴욕한인회로 대변되는 한인사회를 말아 먹으려 하고 있는 건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동포들은 적지 않다.

이런 사실들을 확인하는 것이 동포사회에 얼마나 중요하고 궁금한 일인가?

그러나 과연 지금 상황에서 이같은 한인사회의 궁금증들을 후보자에게 직접적으로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현재의 선거관리위원회가 그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을까?

틀에 박힌 사전 질문과 답변을 이어갈 후보자 토론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한인사회의 미래에 먹칠하는 짓이다.
그런 일을 할 바에는 차라리 욕을 먹더라도 토론회 진행자 역할을 접고, 작은 목소리를 내는 언론인의 자리로 돌아가는 게 낫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뉴욕 일원의 한인들을 대표하는 기관인 뉴욕한인회의 미래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언론의 역할을 하겠단 말이다.

어떻게 보면 김광석 후보 측근의 인물들은 매우 정확히 자신들의 욕망을 달성한 것처럼 보인다.

한인사회가 안고 있는 의혹과 궁금증에 대해 질문이 던져지는 것 자체가 자신들을 궁지로 몰아넣을 거라는 위기감이 해소되었기 때문이다.

그걸 위해서 김광석 후보측 인물들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자토론회 사회자로 지명한 언론인 임창규를 SNS를 통해 ‘시정잡배’로 매도하면서 사회자 역할에서 배제하라고 압력을 가했으니, 내가 이제 사회자 역할을 내려놓게 되면 그들이 원하는 대로 이뤄진 것이 분명하다.

축하드린다!

나를 만났을 때 내 앞에서는 아무 일 없듯이 반가운 체를 하고, 뒤로 돌아서면 쉴 새 없이 모략을 하며 한인 사회를 분탕치는 자들의 실체는 누구이며, 그들이 원하는 검은 속내는 무엇인지 끝까지 파헤쳐 나가야 한다.

김광석 후보가 입으로 말한 공약들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보통의 한인 동포들은 그저 고개숙여 순교자로서 하직할 뻔한 김광석 후보의 부활에 감사하고 그의 영도력에 감읍해 하고 있다.

실로 대단한 부활이 아닌가?
장기판의 ‘한수 무르기’ 정도와 비교할 수 없는 실로 대단한 ‘판 뒤집기’다.

그렇기 때문에 벼랑끝까지 갔던 김광석 후보를 되살린 측근 인물들의 목소리는 커질테고, 그들에 대한 논공행상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건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내 경험에 의한 추측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디가 진실이고 어디가 거짓인지 알 수 없다면 실체적 진실을 찾기 위해 애써야 되는 것이 동포사회에서 지지해 주는 언론인으로서의 소명이라 생각하고 그 자리로 돌아가겠다는 결심을 했다.

아직은 소수이자 약자로서의 목소리 밖에 낼 수 없는 나지만, 적어도 부당한 압력과 흑색선전, 개인에 대한 매도에 굴복하지 않는 작은 뿔처럼 내가 해 왔던 일, 내가 해야 할 일을 위해 서서히 걸어나가야 겠다.

그것이 우리가 지난 수십년 간 주장해 온 한인사회의 미래를 개척하는 작은 몸부림이 아닐까, 아니면 적어도 뉴욕한인회가 쉽게 망가지거나 특정 소수의 이익을 위해 쪼개지는 꼴을 동포들이 보지 않게 할 수는 있지 않을까라는 착각을 해보며 글을 마친다. (06/01 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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