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매체 인터뷰서 “우리가 살다 보면 바보같은 일을 하기도 한다”
출신대학·직장경력·가족배경·재산·성정체성·혈통 모조리 허위 “이력서 장식일 뿐”
공화당 비호속 일단 취임선서는 할 듯…
휘황찬란한 학력과 경력 그리고 동성애자라는 정체성을 내세워 공화당 소속 연방하원의원으로 당선 됐으나 뉴욕타임즈에 의해 그의 모든 것이 허위이고 가짜였다고 특종 보도돼 궁지에 몰렸던 조지 산토스 뉴욕 제 3선거구 당선인(사진) 이 자신의 경력을 부풀린 것은 사실이라고 고백해 파장이 더욱 커지게 됐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19일 산토스 당선인이 내세웠던 명문대 학력, 금융업체 근무 경력, 시민단체 활동 이력, 벌어들인 재산 등은 물론이고, 동성애자라는 성정체성과 유대인 혈통이라는 성장 배경,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다고 한 말도 가짜였다고 보도한바 있다.
그 직후 산토스측은 변호사를 통해 “ 명예 훼손과 폭격 공격이다”라고 맞서면서 “ 좌파 신문 뉴욕 타임스가 보수 연방 하원 의원 당선자의 명예를 실추시킨다.” 고 규탄하면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산토스 당선인은 26일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이력서를 장식했다(embellish)”며 사과했고 샌토스의 허위이력 의혹을 특종 보도했던 뉴욕타임스도 27일자 1면 기사에서 거짓말을 시인한 이 소식을 전했다.
산토스는 한인밀집지역인 롱아일랜드 나소 카운티 초입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연방하원 3선거구의 당선인이어서 한인들의 관심이 크다.
뉴욕 타임즈는 지난 19일 기사에서 산토스 의원 당선인은 선거인 등록 서류와 선거 캠페인을 통해 자신이 브라질 이민자 출신의 아들로 태어나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뉴욕시 공립대학을 다니다 중퇴를 하고 13개 부동산으로 구성된 가족 소유 부동산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고 월스트릿 유명 투자 회사인 골드만 삭스와 유명 금융 회사인 시티 그룹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다고 밝혔지만 해당 회사들에서 조지 산토스라는 직원이 재직했던 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뉴욕 타임즈는 산토스 의원이 다녔다고 주장한 뉴욕시 바루크 칼리지(New York City’s Baruch College)에서 역시 그가 재학했던 기록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전하면서 또한 지난 11월 8일 본 선거 기간 산토스 당선인은 집주인 권리를 지지하는 캠페인 성명을 발표하면서 펜데믹 기간 자신의 집도 세입자로부터 렌트비를 받지 못해 피해가 막심하다고 주장했는데, 그가 유세 중 밝혔던 자신의 집은 실제 그가 소유한 자산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선거 기간 동안 자신이 2,500마리 이상의 개와 고양이를 구한 동물 구조 자선단체를 운영하고 있다고 내세웠지만 연방 국세청은 산토스 의원이 자신의 소유라고 밝힌 동물 구조 자선단체, Friends of Pets United는 미국 내 등록된 자선 단체 목록에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선거 후보자가 등록해야 하는 자신의 급여 수준을 산토스 의원은 75만달러로 기재했고 플로리다 소재 개발 회사로부터 임금을 받는다고 기재했는데 해당 회사는 실제 운영되고 있지 않는 상태인 것이 드러났다.
허위 경력 기재 외에도 뉴욕 타임즈는 산토스 당선인이 선거자금을 이용해 자신의 직원들에게 지급한다는 명목으로 브룩스 브라더스사의 셔츠를 여러 개 구입했으며 버그도프 굿만 백화점 내부 레스토랑에서 고가의 식사 비용을 지불하는가 하면 플로리다 소재 브레이커스 등 5성급 리조트에서 하루 숙박 비용으로 17,000달러를 지출하는 등 부적절한 선거자금 사용 내역 등을 보여 현재 연방 하원에서 산토스 의원에 대한 선거 윤리 위반 혐의를 심사 중에 있다고 전했다.
뉴욕 타임스의 보도에 대해 CNN과 ABC, NPR 등 타 언론 매체들에서도 연이어 조지 산토스 의원의 경력들이 실제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으며 BBC 방송의 경우 산토스 의원에게 허위 경력 논란에 대한 해명을 할 수 있도록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산토스 의원은 자신의 경력이 사실임을 입증하는 어떤 문서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전하면서 만약 산토스 당선인의 허위 경력 기재 사항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오는 1월 3일 연방 하원 취임 전에 하원 윤리 위원회에 의해 산토스 당선인이 제명당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는 선거 당선인이 개인 재정 공개에 대한 중요 사항을 허위 진술하거나 누락하는 경우 연방 허위 진술법 (False Statements Act)에 따라 최대 25만달러의 벌금과 함께 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6일 산토스 인터뷰를 실은 대중지 뉴욕포스트는 미디어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신문 중 하나로, 친 공화당 성향이 뚜렷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간 샌토스는 구체적 연도와 직급까지 적시하면서 유명 금융기업인 씨티그룹, 골드만삭스에서 일했다고 주장해 왔는데 이번에 기존 주장을 철회하고 두 회사와 관련된 업무를 했던 ‘링크 브리지’라는 회사에서 일했다고 말을 바꿨다.
또 바루크 칼리지와 뉴욕대(NYU)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고 주장했던 그는 “어떤 고등교육기관에서도 졸업한 적이 없다”고 시인했다.
그는 학벌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이력서 장식’이라고 부르면서 “민망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또 산토스는 자신이 유대인이라고 강조하면서 각종 행사에 참석해 왔으나,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틀림없는 가톨릭신자’라며 유대인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는 자신의 외할머니가 유대인이었다가 가톨릭으로 개종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주장을 폈다.
그가 내세워 온 성정체성에 관한 주장도 의심을 받고 있다. 남성인 그는 자신이 ‘공개적 동성애자'(openly gay)라고 주장하면서 “10년 넘게 공개적 동성애자로 살았으나, 공화당에서 차별을 받은 적이 없다”며 ‘공화당 내 성소수자’로서 정체성을 부각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2012년부터 2019년 이혼할 때까지 여성과 결혼 생활을 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부분도 강한 의심을 받고 있다.
산토스는 이에 대해 “과거에 여자들과 데이트를 했다. 여자와 결혼했다. 개인적인 문제다”라며 “나의 성정체성은 OK다. 사람들은 변한다”고 말했다.
산토스는 또 자수성가로 부를 일궜다며 부동산 13건을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으나, 이것 역시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시인했다. 그는 월세를 연체한 적도 있으며 누나 집에서 함께 살고 있다고 말했다.
샌토스는 “지금까지 세계 어디에서도 범법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브라질에 살던 10대 때 수표 위조를 저질렀으며,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혐의를 직접 시인했고 기소된 상태라고 뉴욕타임즈는 밝혔다.
산토스는 2016년 암으로 숨진 자신의 어머니가 열심히 노력해 “대형 금융기관에서 첫 여성 임원이 됐다”고 장했으나 실제 직업은 가사노동자였다. 산토스의 부모는 브라질 출신이며, 본인은 뉴욕주 뉴욕시 퀸스구에서 태어났다. 그는 자신이 미국-브라질 이중국적자라고 주장해 왔다.
이처럼 허위 이력이 무더기로 드러났으나 그는 내년 1월 3일에 예정대로 취임선서를 하고 연방의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은 샌토스가 “현직 의원이 아닌 상태에서 공화당 소속으로 연방의원에 당선된 첫 공개적 동성애자”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산토스는 26일 보수 성향 라디오 매체 WABC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력서 과장’에 사과했으나, “우리가 살다 보면 바보같은 일을 하기도 한다”며 하원의원에 취임해 의원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측은 샌토스가 의원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며 중대한 윤리 위반에 따른 조사와 징계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일부 공화당 의원도 이에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1월 3일 미국 연방하원의 다수당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공화당의 지도부는 징계 추진에 미온적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