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다수당 지위는 유지 되지만 살얼음판 걷는 형국
늘 남들보다 튀는 돌출행동으로 바이든 백악관과 민주당 지도부의 뜨거운 감자였던 연방 상원의 커스틴 시네마(민주, 아리조나) 의원이 마침내 더 큰 일을 저질렀다.
시네마 의원은 9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활동 하겠다는 폭탄 선언을 했다.
시네마 의원은 매우 많은 점에서 현재의 정당 구조와 정강정책은 자신과 아리조나 유권자들의 이익을 지켜주지 못하기 때문에 양당 구도에서 벗어난 무소속으로 활동하겠다고 발표 했다.
이렇게 되면 연방 상원에서 민주당은 48석 공화당 49석 무소속 3석의 분포를 갖게 된다. 아직 무소속의 버니 샌더스 의원과 앵거스 킹 의원이 민주당과의 연계에 대해 다른 소리를 내지 않고 있어 민주당의 다수당 지위는 유지 되지만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 된다.
현재 연방상원 무소속인 버몬트의 버니 샌더스와 메인주의 앵거스 킹 , 두 의원은 자신들의 신념이 당파과 맞지 않아 무소속으로 활동한다. 그러나 민주당 간부 회의에 최고의 예우를 받으면서 참석하는 등 민주당과 연계해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 같으면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요구 할법 한데 실용주의와 합리주의를 추구하고 있는 미국 의회는 형식주의에 매달려 있지 않다.
금년 46세의 시네마 의원은 아리조나 출신으로 아로조나대 로우 스쿨을 나온 변호사다. 2000년 대선 당시 녹색당의 랠프 네이더 후보 선거 캠프에서 일하면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국내에 반전시위를 수차례 개최하기도 하였다. 이후에 녹색당 후보로 애리조나 주의회 의원에 도전하기도 했으나, 결국 민주당에 입당한 후에야 주의회 의원이 됐으며 활동할 당시 성매매 규제나 어린이 건강 및 교육 관련된 법안 제정에 힘을 썼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치활동 초기의 강성 진보적인 성향에서 중도우파적인 입장을 취하게 되었고 우클릭을 계속 했다. 2012년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해 격전지였던 애리조나 제9선거구에서 공화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2018년에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상원의원 최초의 양성애자 의원이 되었다. 이미 하원의원이던 당시에 양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해서 하원의원 사상 최초의 양성애자 의원이었다.
튀는 복장으로 여러번 구설수에 올랐고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조 맨친 의원과 함께 민주당 내 대표적인 보수파 로 변신해,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 중인 3조 5천억 달러 규모의 사회복지 예산안의 상원 통과를 막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 하기도 했다.
LGBT 권리 증진 보장에 대해서는 본인이 성소수자이므로 당연히 긍정적이다. 애초에 민주당에 입당한 이유도 민주당이 성소수자에 친화적이라서라고 대놓고 말한바 있다.
의회 연구 업체기 추적한 표결 결과에 따르면, 시네마는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무늬만 민주당이라는 비아냥을 받는 민주당 내 대표적 보수파인 맨친만큼이나 보수적이며 공화당 상원의원인 메인 주의 수전 콜린스나 알래스카 주의 리사 머코스키보다도 보수 성향의 투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제약과 에너지 섹터의 대기업에서 후원을 받아 맨친과 함께 환경 문제나 과세 문제에 대해서 당 내 우파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녹색당 출신인게 무색할 정도. 맨친과 시네마를 가리켜 ‘맨치네마(Manchinema)’라는 진보파의 증오어린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 시기에도 정부 입장과 50.4%로 일치하는 표결을 해 민주당 의원 중 일치율이 가장 높았다. 맨친이야 매우 보수적인 웨스트버지니아 주 출신이기 때문에 민주당 유권자들도 반쯤은 포기해버렸지만,시네마는 점점 진보적으로 변하고 있는 스윙 스테이트인 애리조나를 선거구로 삼고 있기때문에 민주당 유권자들이 더 괘씸해하고 있다. 여러모로 같은 이름을 가진 뉴욕 주의 커스틴 질리브랜드와 비교된다.
이 탓에 원래 시네마를 적극 지지했던 유권자들에게 비난을 받기 시작했으며 애리조나 내 민주당 유권자들은 애리조나 7 지역구의 루벤 갈레고의원을 새로운 상원의원으로 밀려는 조짐도 보여서, 재선은 커녕 2024년 경선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얘기되는 중이었다.
특히 2022년 1월 19일 연방 상원에서 열린 투표권 법안 관련 절차 변경 표결에서도 맨친과 함께 반대표를 던지면서 시네마를 지지했던 진보 성향 시민단체 등과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됐다. 급기야 12월 9일, 오늘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활동한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시네마 의원이 당장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꾸기는 힘들어 보인다. 아리조나 주 뿐 만 아니라 연방 대다수 주에서 하의원과는 달리 상원의원 당적 변경을 금하고 있고 이는 소환, 탄핵 심지어 주지사에 의한 해임의 사유가 된다. 아리조나 주지사는 현재는 공화당(더그 듀시)이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케이티 홉스)가 승리해 내년 1월 취임을 앞두고 있다. (안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