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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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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뉴스

기로에 선 ‘어퍼머티브 액션”

미국 민권운동의 성과 로 남을 것인가,  역사의 유산이 될것인가. 
보수우위 대법원 성향에 따라 후자쪽에 무게 

 

‘어퍼머티브 액션’은 소수계를 우대하는 정책을 일컫는다. 1960년대 미국 민권운동의 성과 중 하나로 사회경제적으로 불이익을 받아온 소수계에 일종의 가산점을 주어야 한다는 논리에 입각한 정책이다.

대표적인 것이 대학 교육의 다양성을 위해 인종을 입학을 결정할 요소 중 하나로 인정하는 소수인종 배려 입학제다. 덕분에 흑인과 원주민, 라틴계와 아시아계 학생들은 명문 대학 입학 때 혜택을 받아왔다. 미국을 지탱하는 유산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백인들에 대한 역차별 논란을 부르면서 미 사법계의 대표적인 논쟁거리가 된 것도 사실이다.

어퍼머티브 액션이 다시 대법원의 심리에 올랐다.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UNC)를 상대로 제기된 위헌소송이다. 1·2심은 원고 패소였지만 연방대법원 구성이 달라지면서 위헌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보수 성향 대법관이 6명, 진보가 3명으로 보수가 절대 우위에 있어서다. 이들은 지난 6월 49년 만에 임신중단 권리를 뒤집은 전력이 있다. 연방대법원이 어퍼머티브 액션을 금지한다면 미 대학 입학사정에 큰 변화가 온다. 현재 캘리포니아(1998년)·미시간(2006년) 등 9개주가 이 정책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전에 비해 흑인과 라틴계의 입학 비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달 31일 연방 대법원은 하버드·노스캐롤라이나대(UNC) 등 명문대학들이 학생 선발 때 적용해온 소수계 대입 우대정책이 아시안 학생들을 차별한다며 소송을 제기한 원고 ‘공정한 입시를 위한 학생 연합’(SFFA)과 피고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 양측의 입장을 들었다.

그동안 이 정책에 대한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세 차례 있었다. 첫 판결은 1978년 캘리포니아주립대를 상대로 제기된 위헌소송이었다. 연방대법원은 소수인종만을 위한 고정적 할당제 입학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두 번째는 2003년 미시간주립대를 상대로 한 위헌소송이었다. 연방대법원은 대학의 다양성을 위해 인종을 입학 허가 기준의 하나로 사용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2016년에도 연방대법원은 텍사스주립대의 소수인종 우대 정책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할당제 입학은 위헌으로 판결했지만 역차별 논란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어퍼머티브 액션에 대한 여론은 질문에 따라 엇갈린다. 2018년 갤럽 조사에서 61%가 “이 정책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2001년보다 1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2022년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는 74%가 “인종이 대학 입학의 요인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보수파 우세의 연방대법원 때문에 미국의 유산이 또 사라질 판이다.

한인 학생·학부모들 간에도 찬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반대 측은 제도가 아시안 학생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인 학부모는 “어퍼머티브 액션이 인종 평등과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소수계인 아시안은 정작 역차별을 받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 입학제도가 정말 공정한 기회를 위하는 제도라면 높은 점수,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학생들이 아시안이라는 이유만으로 명문대에서 떨어질 수는 없는 법이다”고 말했다.
2018년 연방법원 매사추세츠 지법에서 진행됐던 하버드대 아시안 입학지원 차별 소송 재판 당시 공개된 통계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13년까지 하버드에 지원한 아시안 학생들의 합격률은 8.1%로 인종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인은 11.1%, 흑인은 13.2%, 히스패닉은 10.6%로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또 하버드대 아시안 합격자들의 SAT 과목당 평균 성적이 767점인 반면, 흑인은 704점, 히스패닉은 718점, 백인은 745점인 것으로 밝혀져 아시안들의 성적이 타인종에 비해 좋지만 인종별 합격률은 낮았다.

레오니아 고등학교 졸업생 제이든 최(19·럿거스대)씨는 지역매체 레코드와의 인터뷰에서 “한 학생이 붙으면, 다른 학생은 떨어지는 것”이라며 결국 명문대 입학 인원은 제한돼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한편, 어퍼머티브 액션을 옹호하는 한인들도 있다.

유력 동포언론에 따르면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홍은주 포트리한인회 전 회장은 “포트리 학생들을 위해 유스카운슬을 운영하면서, 가정형편이 어렵지만 학업과 과외활동, 봉사 등 여러 방면으로 열심히 하는 학생들을 많이 봤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도 어퍼머티브 액션은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지난달 31일 대법원은 하버드·노스캐롤라이나대(UNC) 등 명문대학들이 학생 선발 때 적용해온 소수계 대입 우대정책이 아시안 학생들을 차별한다며 소송을 제기한 원고 ‘공정한 입시를 위한 학생 연합’(SFFA)과 피고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 양측의 입장을 들었다.
이날 보수 성향 대법관들은 제도의 실효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내년 6월 최종판결에서 위헌 판결이 내려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이 어퍼머티브 액션 판례를 뒤집으면 지난 6월 낙태 권리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 폐기 이후 또 한 번 미국사회 전체에 큰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한인들도 이를 주시하고 있다.

(안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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