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46 F
New York
September 20, 2024
hinykorea
타운뉴스

이태원 참사에서 아들을 잃은 미국인 아빠의 사연

아틀란타의 브레스씨 부부,  29일 저녁  벌써 서울 미 대사관으로 부터 통보받아

조지아주 애틀랜타 교외에 사는 블레시 씨 부부는 지난 29일 밤 , 주한 미국대사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저쪽 수화기로 부터 대뜸 “당신들은 지금 앉아 계신거죠? 서 있는 거 아니시죠? “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블레시는  그때  직감적으로 그 다음에 무슨 말이 나올지 짐작 할 수  있었단다.  초저녁 부터 노심초사 걱정하고 있던 서울에 있는 아들 스티븐의 소식이었다.

“마치 수억 번을 칼에 찔린 것 같았습니다.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로 둘째 아들을 잃은 미국인 아버지는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을 이같이 표현했다.  권위지 뉴욕 타임즈가 전한 이야기다. .

30일자 뉴욕타임즈 인터넷 판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교외에 사는 스티브 블레시(62)는 서울 이태원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사태 소식을  접한 뒤 전화와 SNS 등을 통해 아들 스티븐의 소식을 확인하려고 애썼다.
정부 관리는 물론 지인들에게 트위터를 통해 한국에 유학간 스티븐의 소식을 아는 사람이 있는지 계속 물었다.
한국에 유학중인 아들이 토요일에 친구들과 핼러윈 축제에 간다고 했던 것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미국 조지아주 케네소주립대에 재학중인 스티븐은 지난 8월 한양대 교환학생 자격으로 한국에 왔다. 블레시는 국제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은 아들이 동아시아에서 커리어를 쌓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블레시씨는 “스티븐이 최근 중간고사를 마쳤고 토요일 밤을 맞아 친구들과 놀러 나갔다가 할로윈 축제에 가려한다” 고 전화 했던 사실을  전했다.
블레시씨는 “이 모든 일이 벌어지기 30분 전쯤 아들에게 문자를 보내서 ‘네가 밖에서 돌아다니는 것을 다 안다. 안전하게 다녀라’라고 했다. 하지만 답장은 받지 못했단다.

블레시 씨 부부는 29일 밤 11시 30분, 주한 미국대사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이곳 미국 시간이다.
저쪽 수화기에서 대뜸 “당신들은 지금 앉아 계신거죠? 서 있는 거 아니죠? “라는 말이 들렸다.
블레시는 “그때 나는 직감적으로 그 다음에 무슨 말이 나올지를 알고 있었습니다”고 말했다.  전화 상대도 서 있었다면 쓰러질까 걱정 했다는 얘기다.  이렇게 브레스씨는  망연자실한 통보를 들어야 했다.

그는  “아무 감각이 없이 망연자실하고 동시에 엄청난 충격을 받아야 했습니다. 마치 수억 번을 칼에 찔린 것 같았습니다.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고  되뇌었다.

서울경찰청은 서울시간 30일 오후 5시30분 기준 여성 1명이 추가로 숨져 이번 이태원 참사 총 사망자가 15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 여성은 98명, 남성은 56명이다. 외국인 사망자는 14개국 26명이다.

경찰은 사망자 154명 중 153명의 신원을 파악해 유족에게 사고 사실을 알렸다고 전했다.  이를 보면 서울 미 대사관의  블레시 가족에 대한 연락이 얼마나 빨랐는지 알 수 있다.  이번 참사에서 희생된 미국인은 스티븐 군 말고도 한명 더 있어 2명으로 바이든 대통령도 즉각 애도 성명을 냈다.  일단 외모로 판단 했기에 미국적이거나 미국적이 아닌  우리  동포들 자녀가  포함돼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CNN “한국 정부, 이태원 인파 전혀 예상 못해”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재난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태원 참사 책임은 핼러윈 축제 당일 몰려든 인파 규모를 모니터링하는 데 실패한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등 한국 정부에 있다”고 꼬집었다.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해서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또한 이번 참사가 첨단 정보통신(IT) 기술 강국이자 대중문화 강국이라는 한국의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한국 정부가 많은 사람들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안전 전문가인 폴 워트하이머는 “법 집행기관이 클럽 경비원처럼 참사 발생 골목길에 대한 접근을 관리했어야 한다”고 짚었다.
재난관리 전문가인 줄리엣 카이엠은 미국 CNN방송에서 “한국 정부는 토요일(29일) 밤에 많은 인파가 몰릴 걸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비상상황이 벌어지면 사람들을 대피시킬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군중 규모를 모니터링해야 하는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비극이 벌어질 당시를 촬영한 영상은 골목길이 많은 규모의 인파를 감당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하지만 이태원 관할구청이 안전 대책으로 내놓은 건 코로나19 예방, 식당 안전 점검, 마약 단속 등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영국의 행사 안전 컨설팅 그룹 ‘크라우드 세이프티’의 스티브 앨런 설립자는 참사 직전 이태원 거리를 찍은 영상들을 검토한 뒤 “인파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도 한국 경찰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 경시총감 출신으로 2020 도쿄하계올림픽 경비 책임을 맡았던 요네무라 토시로는 아시히신문 인터뷰에서 “사람이 모이는 혼잡한 곳의 경비는 어려울 수밖에 없는 만큼 장소를 특정하고 정보를 모아 미리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한국 경찰은 군중의 움직임이 갑자기 변화하는 요인 등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코로나19 거리두기 규제가 완화된 올해 많은 사람들의 핼러윈 축제 참가가 예상됐지만, 지자체와 경찰의 준비가 허술해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태원 참사를 두고 “한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평시 재난 중 하나”라며 “번성하는 기술 강국, 대중문화 강국인 한국의 이미지를 손상시켰다”고 보도했다.  NYT는 “한국에선 정치ㆍ노동 집회를 정부에 미리 신고하는 것이 법적 의무이지만, 매년 할로윈에 젊은이들이 이태원에 모이는 데는 사전 허가 의무나 법적 제한이 없다”며 “서울의 공무원들이 29일 밤 조직적이지 않은, 자발적인 군중들에 허를 찔렸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는 꽃다운 20대 청년들이  인생의 다음 챕터를 넘기지 못하고 스러져  가야 했다고 전했다.

다시한번 이번 사고로 희생당한 젊은 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

(안지영기자)

 

Related posts

“영장 발부는 너무 나간것 아닙니까?”

안동일 기자

팰팍 신창균 교육위원, 시의원 출사표

안지영 기자

연방 대법원 ‘면책특권’인정…트럼프, 사법 리스크 대거 해소

안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