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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즈 애런 저지 마침내 61호 홈런 쏘았다.

전설 ‘로저 마리스’의 아메리칸 리그 홈런 기록과 타이 

 올시즌 양키즈 돌풍의 주역 애런 저지의 시즌 61번째 홈런이 드디어 터졌다.
저지는 28일 저녁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블루제이스와의 원정 3연전 3차전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번째 타석에서 통렬한 홈런포를 쏘아 올려 대기록을 달성했다. 아메리칸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이기록에 도달한 순간이었다. 로저 매리스가 1961년 양키스 및 아메리칸리그 단일 시즌 최다 홈런인 61개를 때려낸 바 있다.
저지는 3-3으로 맞선 7회 무사 1루서 등장, 토론토 팀 메이자를 상대로 균형을 깨는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8구 승부 끝 메이자의 94.5마일(152km) 싱커를 제대로 받아쳐 21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 이후 8경기 만에 시즌 61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저지는 지난 21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경기에서 60번째 아치를 그린 후 8경기 연속 홈런을 생산하지 못했다. 특히 전날(28일) 경기에서는 투수들이 저지와 승부를 피하는 상황이 벌어지며, 무려 4개의 볼넷을 얻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침묵은 더 길어지지 않았다. 저지는 이날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7회초 무사 1루의 세 번째 타석에서 팀 마이자의 실투를 제대로 공략했다. 저지는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린 마이자의 94.5마일(약 152km) 싱커를 힘껏 잡아당겼고,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이날 저지의 홈런에 그 누구보다 기뻐했던 것은 저지의 어머니다. 저지는 ‘입양아’ 출신으로, 저지의 어머니가 가슴으로 낳은 아들이다. 저지의 형은 한국인으로 현재 한국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고 있다. 저지의 어머니는 저지의 홈런이 터지자 지인들과 부둥켜 안으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저지도 경기가 끝난 뒤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저지는 ‘어머니 앞에서 홈런을 쳤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머니와 나는 모든 것을 함께 경험했다. 리틀리그 때부터 시작해 학교에 갈 준비를 시켰다. 그리고 몇 번의 연습 경기에도 와줬고, 프로 첫 경기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도 와주셨다”며 “오늘까지 함께 있어준 것이 너무나도 특별하다”고 활짝 웃었다.

 

 애런 저지의 61호 홈런이 터진 직후, 로저 매리스 주니어와 포옹하는 애런 저지의 어머니(오른쪽). 사진=뉴욕 양키스 트위터 캡쳐

저지는 이 홈런으로 로저 매리스(1961년, 61홈런)가 보유하고 있던 아메리칸리그와 뉴욕 양키스 구단 최다 홈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 성공했다. 이제 남은 7경기에서 1개만 더 보태면 새롭게 역사를 쓸 수 있게 된다.
저지는 “양키스의 위대한 선수, 야구계의 위대한 선수와 함께 설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명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타구가 배트에 맞는 순간 비거리는 충분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넘어갈지는 몰랐기 때문에 전력으로 달렸는데, 타구가 넘어가는 순간 안도했다. 로저 매리스와 함께 선 것이 꿈만 같고, 현실이 아닌 것 같다”고 기뻐했다.
저지는 올 시즌에 앞서 양키스의 연장 계약을 거부, 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양키스에서 뛸 것을 알고 있었다. 연장 계약에 합의하지 못했지만, 좋은 시즌을 보내고 포스트시즌을 위해 집중하려고 했다”며 “계약 이야기는 시즌이 끝나고 하도록 하겠다”고 웃었다.

한편 저지의 이날 홈런 볼을 두고도 훈훈한 미담이 펼쳐졌다. 저지가 친 홈런공은 좌측 외야 관중석을 맞고 아래쪽 토론토 불펜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불펜에서 투수들을 지도 중인 부시맨(38) 토론토 불펜코치가 운 좋게 이를 획득했다.
부시맨 코치의 아내인 사라 월시(44) 스포츠 캐스터는 토론토에서 수천 마일 떨어져 있는 미국 플로리다에서 소식을 셀폰으로 즉각 접했다. 플로리다는 당시 최고 시속 250km의 허리케인 ‘이언’이 상륙한 상황. 그러나 최고 200만달러의 가치를 지니는 홈런공이 남편 수중에 들어가며 자연재해의 두려움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부시맨 코치와 그의 아내 월시. 아내 사라 월시는 스포츠 캐스터다.

월시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내가 현재 플로리다에서 허리케인과 싸우고 있다는 건 안 좋은 소식이지만 좋은 뉴스는 내가 이제 일을 그만두고 은퇴를 해도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확천금의 기쁨은 잠시 뿐이었다. 부시맨 코치가 홈런공을 곧바로 양키스 구단에 넘겼기 때문이다. 이를 접한 사라는 “세상에. 우리 집이 아직 여기 있는지 확인도 안하고 공을 돌려줬다니. 은퇴가 아닌 이혼 발표를 해도 되겠다”라는 농담 섞인 포스팅을 게재했다.

저지의 홈런공을 직접 전달한 토론토 마무리 조던 로마노는 “아마 누구라도 나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라며 “난 그것을 엉뚱한 사람에게 주고 싶지 않았다. 공이 불펜에 떨어졌을 때 약 15명이 이를 원했지만 잭 브리튼(양키스)이 우리에게 왔을 때 건네줘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저지는 토론토 구단에 곧바로 깊은 감사를 표했다. 그는 “오늘 경기에서 최고는 로마노의 수준 높은 행동이었다. 공을 건네받았다는 건 굉장히 큰 의미가 있고, 정말 고마운 일이다”라는 인사를 남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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