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와 그린베이는 웃고 잭슨빌은 울다”
최태엽 (블로거, 전 KBS 국장 PD)
올해도 NFL은 여전히 혼전을 벌이는 가운데 흥미진진했던 14주차 몇 경기를 되돌아 본다.
샌프란시스코, 필다델피아 이글스에 화끈한 설욕
지난해 NFC 챔피언쉽에서 맞붙었던 두 팀의 대결이고, 이글스는 여전히 10승1패의 성적으로 NFC 최고 승률을 기록하고 있고, 샌프란 또한 8승3패로 이글스를 바짝 뒤쫒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다. 맨 위사진 샌프란시스코 쿼터백 브록 퍼디.
지난해 처럼 다시 필라델피아 홈에서 만난 두 팀. 겨울 비가 내리는 굿은 날씨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지난해 맞대결에서는 샌프란의 쿼터백 퍼디가 경기 초반 부상을 당하면서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패했었다.
경기 초반 샌프란시스코가 연이어 쓰리앤 아웃으로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필라델피아는 평소의 공격력을 유지하는 듯 했으나 두 번의 레드존 공격이 샌프란의 수비에 막히면서 필드골로 마무리되었다. 필라델피아 공격에 물음표가 생기는 순간이었다.
필라델피아는 최근 레드존에 가면 100% 터치다운에 성공했었는데 이날은 달랐다.
평소와 다르게 주전 러닝백 스위프트가 나오기는 했으나 백업 러닝백 게인웰에게 더 많은 공격기회가 주어졌다. 스위프트의 컨디션이 비정상이란 얘기. 게다가 이글스 러슁공격의 한 축을 담당하는 쿼터백 허츠도 무릎이 안좋은 상태인데 설상가상으로 주전 러닝백까지 제 컨디션이 아니니 공격이 원활하지 않을 수 밖에 없다.
2쿼터 부터 경기가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갔다.
1쿼터를 탐색전으로 보낸 샌프란시스코는 2쿼터 초반부터 활발한 공격으로 이글스의 수비를 급격하게 무너뜨렸다. 먼저 퍼디가 아이욱에게 터치다운 패스를 연결 역전에 성공했고, 곧이어 매카프리가 러닝 터치다운에 성공 한발 더 달아났다.
이글스는 지난주 버팔로와의 경기에서 연장사투를 벌인 탓인지 수비가 전혀 샌프란의 공격을 저지하지 못했다. 공을 받은 선수를 태클 실패로 스탑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디보 사무엘에게 후반에 3개의 터치다운을 내주며 추격의 동력을 상실했다
결국 경기는 42대19, 샌프란시스코의 대승으로 끝났다.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은 두 팀의 다음 대결이 기대된다.
그리고 NFC 1위자리를 놓고 9승3패로 맹추격하는 포티나이어스와 디트로이트 라이온스, 댈라스 카우보이의 각축도 볼만하게 됐다.
드디어 그린베이 조던 러브의 ‘러브스토리’가 시작 되다
지난해 슈퍼볼 챔피언 캔사스와 지난주 쌩쓰기빙 맞대결에서 지역 라이벌이자 NFC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한 디트로이트 라이언스를 꺽은 그린베이 팩커스가 그린베이의 홈 람보필드에서 만났다. 람보필드의 날씨는 화씨31도로 영하였지만 경기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그린베이는 애런 로저스의 후계자로 오랜시간 공들여 키워 온 쿼터백 조던러브는 얼마나 기대에 부응할 지 그리고 디트로이트의 막강한 공격력을 잠재운 그린베이 수비가 얼마나 빛을 발할지, 캔사스는 이렇다할 주전 와이드리시버가 없는 상황을 패트릭 마홈이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 나갈지가 관전 포인트 였다. 경기초반 라인싸움에서 우위에 선 그린베이. 조던 러브가 첫번째 공격부터 신예 리시버들과 호흡을 잘 맞추고, 러닝백 딜런의 공격으로 조금씩 전진하더니 결국 터치다운에 성공했다. 캔사스도 반격에 나섰으나 그린베이의 강한 수비에 마홈이 색을 당하며 필드골에 그쳤다. 경기 양상은 예상과 달리 그린베이가 도망가면 캔사스가 추격하는 양상으로 전개 되었다. 그린베이가 터치다운에 성공한 반면, 캔사스는 필드골에 그치며 전반이 끝났을 때 스코어는 14대 6으로 그린베이가 앞섰다. 후반도 양상은 비슷했다. 캔사스가 터치다운으로 쫒아 오자 그린베이가 터치다운으로 달아나고 다시 캔사스가 터차다운으로 쫒아오자 그린베이가 필드골로 달아나고, 다음 공격에서 마홈의 패스가 인터셉트 되면서 다시 필드골을 내주었고, 마지막 캔사스의 공격이 무위로 끝나면서 경기는 27대19. 그린베이가 한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고 시종일관 앞서가며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그린베이 승리의 수훈갑은 조던 러브다.
그린베이의 쿼터백 조던 러브
6승6패가 된 그린베이는 지금처럼 공수가 조화를 이룬다면 플레이오프를 노려볼 만 하다.
캔사스는 스타 타잇엔드 켈시와 지난해 7라운드픽으로 럿거스를 나온 러닝백 파체코에 이은 3번째 옵션이 아직 물음표로 남아있다. 그간 여러 선수를 테스트 하고 있는데 이번 주 8번의 패스를 잡은 R.라이스가 3번째 옵션으로 기대를 높인게 위안이다.
잭슨빌의 안일한 대처,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가
지난해 부터 AFC South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잭슨빌과 지난 2년 연속 AFC 챔피언쉽에 진출한 신흥 강호 신시내티 벵갈스의 대결이 재규어의 홈필드에서 열렸다.
재구어가 이기면 AFC 전체 1위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라 홈팬의 응원이 어느때 보다 뜨거운 경기였다. 더구나 벵갈스는 주전 쿼터백 조 버로우가 부상으로 시즌아웃돼 잭슨빌의 낙승이 예상된 경기였다. 그래서 그런지 잭슨빌 덕 피터슨감독의 대처는 너무나 안이했다.
벵갈스는 버로우는 없지만 넘버원 리시버인 자말 체이스를 비롯한 리시버들이 건재하고 조 믹슨을 중심으로 한 러닝팀이 탄탄하기 때문에 결코 만만한 팀은 아니다.
시작되자 벵갈스가 새로운 쿼터백 제이크 브라우닝을 중심으로 다양한 공격 옵션을 보여줬다. 대비를 많이 한 것이 보였고, 잭슨빌은 상대적으로 자만하고 우왕좌왕했다. 불필요한 반칙으로 벵갈스의 공격기회는 늘어났다.
브라우닝이 NFL에서는 경험이 많지 않지만, 고교시절 에는 쿼터백으로 전국 신기록을 새울 정도로 유망주였다고 한다. 비록 첫번째 공격에서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움직임이 기민하고 패스에 주저함이 없었다.
벵갈스 쿼터백 제이크 브라우닝
재규어는 올리버 로렌스가 이끄는 첫 공격에서 와이드 리시버 커크가 부상으로 아웃되는 악재 속에서도 터치다운에 성공 예상대로 낙승 시나리오가 펼쳐지는듯 했다.
그러나 잭슨빌의 공격이 주춤하자 2쿼터 경기에 적응하기 시작한 브라우닝이 패스로 손쉽게 골라인까지 전전하고 조 믹슨의 러싱 터치다운으로 동점에 성공했다. 다시 재규어거가 타잇엔드 잉그램의 시즌 첫 터치다운으로 앞서가자, 벵갈스가 첫번째 터치다운과 비슷한 방법으로 조믹슨의 두 번째 터치다운으로 동점에 성공했다. 전반은 14대14 동점으로 끝났다.
후반전 재규어의 공격으로 시작됐으나 순식간에 쓰리앤 아웃으로 공격권이 벵갈스에 넘어갔고, 브라우닝이 자말체이스에 84야드 패스 터치다운을 성공시켜 전세가 역전되었다.
이제는 벵갈스가 앞서간다. 그러나 재규어에 운이 따르는 듯 했다. 로렌스가 엔드존으로 던진 공이 벵갈스 수비를 향했으나 수비가 잡으려다 손을 맞고 놓치는 순간 재규어 리시버가 잡아 어부지리로 터치다운에 성공해서 동점, 다음 벵갈스 공격에서 벵갈스 와이드리시버 T. 보이드가 상대 수비에게 공을 던져 어이없이 턴오버했고, 이어진 공격에서 로렌스의 터치다운으로 다시 재규어 리드. 그러나 4쿼터 초반 다시 벵갈스가 터치다운에 성공. 다시 동점이 되었다.
그러나 이 날 벵갈스는 커크를 비롯 여러 명의 선수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그 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은 4쿼터 후반 주전 쿼터백 로렌스가 발목이 접혀지며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것이다. 경기가 순탄하게 재규어가 앞서 나갔으면 아마 이같은 치명적인 부상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경기가 동점, 역전으로 치열하다 보니 부상이 속출했고, 주전 쿼터백까지 치명적 부상을 당했다.
재규어 쿼터백 올리비아 로렌스
재규어는 마지막 공격에서 터치다운이면 경기를 이길 수 있었으나 덕 피터슨 감독은 이번에도 안이한 전략으로 필드골, 동점에 그쳤다.
경기는 결국 연장으로 갔고 신시내티가 버로우 없이 승리했다.
제이크 브라우닝은 지난 경기에서 비록 팀이 지기는 했지만 230야드 이상 패스를 성공해 가능성을 보여줬고 재규어와의 경기에서는 350야드 이상을 던지는 저력을 뽐냈다.
6승6패를 기록한 신시내티는 아직 와일드카드의 희망이 남아있고, 잭슨빌은 로렌스의 심각한 부상 속에 7승5패의 인디애나와 휴스턴에 한 경기차로 쫒기게 됐다.
불행중 다행으로 검진결과 로렌스는 수술할 정도로 심각한 것은 아닌듯 하다.
그 밖의 경기에서는 덴버가 5연승으로 잘 나가다가 휴스턴에 발목이 잡혔고,
댈라스는 우여곡절 끝에 시애틀을 뿌리치고 9승 달성에 성공했다.
램스는 쿼터백이 불안한 클리블랜드를 대파해 6승6패로 5할 승률에 성공했고,
약체 카디널스는 스틸러스의 발목을 잡았다. 스틸러스와 클리블랜드는 나란히 7승5패.
돌핀스는 워싱턴을 손쉽게 이기고 9승으로 지구 선두를 공공히 했고,
디트로이트와 인디애나는 난타전 끝에 각각 세인츠와 타이탄스를 꺽었다.
애틀란타는 뉴욕제츠를 제물로 5할 승률에 복귀하며 지구 선두를 유지했고,
탬파베이는 캐롤라이나를 힘겹게 이겼다.
지난주 경기가 없었던 뉴욕 자이언츠와 애틀란타에 패한 제츠는 나란히 4승8패를 기록해, 와일드카드도 멀어진 상황이다.
그나마 자이언츠는 와일드카드 예상팀이 아직 6승6패라 한가닥 희망이 남아 있지만,
제츠는 와일드카드팀에 3게임 뒤져 있는 것도 문제지만, 쿼터백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경기는 넘버3 보일에 이어 넘버4 시미엔까지 후반 교체돼 나왔으나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다. 차라리 벤치로 강등된 잭 윌슨이 그나마 나은 것 같다.
이제 팀당 4~5 경기가 남았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 지 정말 흥미진진하다. (12/06 태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