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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암살 소식에 전세계 충격

“민주주의 근간 흔든  비열한 만행”

아베 신조(68) 전 일본 총리가 참의원 선거를 이틀 앞둔 8일 거리유세 과정에서 총격을 당해 치료를 받던 중 숨을 거뒀다. 일본 헌정 사상 최장수 총리이자, 보수·우익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망 소식이 보도되면서 일본 열도 뿐 아니라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세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NHK 방송등 일본 주요 얼론은 8일 오후 5시40분께 자민당 간부를 인용해 “아베 전 총리가 치료를 받던 나라현 병원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오전 11시30분께 일본 간사이에 속하는 나라현 야마토사이다이지역 근처에서 1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막바지 거리유세를 하던 도중, 등 뒤에서 쏜 총에 맞고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현장 상황을 담은 영상을 보면, 두 번에 걸친 큰 총성과 시민들의 비명 소리를 확인할 수 있다. 전직 해상자위대원으로 확인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41)는 현장에서 잡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아베 전 총리를 쏜 ‘산탄총’으로 알려진 사제 총도 압수됐다. 용의자가 일본인으로 확인되자 일본 사회의 차별과 편견에 시달려 온 재일동포(자이니치)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현장 영상을 보면, 아베 전 총리가 연설을 시작하고 1~2분 정도 지났을 때 첫 번째 총성이 들리고 뒤이어 두 번째 총성이 났다. 사건 현장 인근 건물 4층에서 아베 전 총리의 연설을 지켜봤던 한 고등학생(17)은 <아사히신문>에 “아베 전 총리 등 뒤에서 한 남자가 다가와 총을 쐈다”며 “첫발은 맞지 않았는지 아베 전 총리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남자가 조금 물러나 총을 다시 쏘자 아베 전 총리가 쓰러졌다. 총에는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고 말했다. 아베 전 총리 옆에 있었던 자민당 관계자는 기자단에 “남자는 10m 정도 떨어져 (총을) 쐈다. 눈앞에서 일어난 일이라 아직도 망연자실하다. 남자는 조용히 다가와 도망갈 기색도 없었다”고 증언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끔찍한 사건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거나 쓰러지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엔에이치케이>(NHK) 등 일본 방송들은 정규 방송을 멈추고 긴급 속보를 내보냈고, 주요 신문들은 호외를 발행했다.
총을 맞은 아베 전 총리의 상태는 심각했다. <엔에이치케이>는 총무성 소방청에 오후 1시30분께 접수된 정보를 인용해 아베 전 총리가 심폐정지 상태로 보이며, 오른쪽 목과 왼쪽 가슴에 출혈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의식이 없고, 상태가 굉장히 나쁘다는 보고를 현장에서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구급차로 이송되는 단계에는 의식이 있었지만 이후 호흡과 심장이 정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전 총리의 상태가 심각해 헬기를 통해 인근 대형병원인 나라현립 의과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오후 4시40분께 부인 아키에가 병원에 도착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오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을 만나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가 치러지는 가운데 벌어진 비열한 만행으로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기시다 총리는 야마가타현에서 진행 중이던 유세를 중단하고 헬리콥터를 이용해 급히 총리관저로 복귀했다. 일본 정부는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관저대책실을 만들어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 방위상도 오후 기자들을 만나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이다. 아베 전 총리가 회복되길 기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오는 10일 참의원 선거를 이틀 앞둔 상황임에도 여야 주요 정치인은 아베 전 총리가 총격을 받아 심폐정지 상태라는 소식에 유세를 중단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가두연설을 취소하고 급히 헬리콥터를 이용해 야마가타현에서 도쿄로 복귀 중이다.
일본 정부는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아베 전 총리 저격 관련 대책을 논의하는 대책실을 설치했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참의원 선거 유세를 위해 전국 각지에 있는 각료들에게 즉시 도쿄로 돌아올 것을 지시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도 이날 가나가와현에서 예정됐던 참의원 선거 유세를 취소했다.
우익 성향 야당인 일본유신회의 마쓰이 이치로 대표와 요시무라 히로후미 부대표도 가두연설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와 여야, 경제계, 일본 주재 외국공관 등에선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저격을 규탄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8일 유세 도중 총기 피격으로 사망한 아베 신조(安倍晋三·67) 전 일본 총리 유가족에게 조전을 보내 위로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이 아베 전 총리 유족인 아베 아키에(安倍昭恵) 여사에게 조전을 보냈다고 밝혔다.
조전에서 윤 대통령은 “일본 헌정 사상 최장수 총리이자 존경받는 정치가를 잃은 유가족과 일본 국민에게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아베 총리를 사망케 한 총격 사건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며 깊은 슬픔과 충격을 표했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유가족과 일본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한다”며 “우리 정부는 이번 총격사건을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는 폭력적 범죄행위로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람 이매뉴얼 일본 주재 미국대사는 트위터 게시글을 통해 아베 전 총리가 총격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고 비탄에 빠져 있다”면서 미국 정부와 국민은 아베 전 총리의 가족과 일본 국민을 위해 기도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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