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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 2024
hinykorea
삽화 팔콘사 RPG '영웅의 진격'에서
연재소설

<장편 이민 현장 소설> ‘영웅의 약속’   연재 13회 

 안동일 작 

/윌리는 맥시멈 배팅으로 게임을 바꾼지 30분만에 20만 달러를 만들어냈다. 자신의 2년치 연봉을 단숨에 벌어들인 것이었다. 테이블에 앉은 지는 네시간쯤 지나 있었다. 오후 8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쯤에서 일어 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쪽의 윤호도 일어서라는 눈짓을 보내고 있었다./

 

타지마할 카지노는 주말 오후라서 그런지 몹씨 붐비고 있었다. 슬롯머신에서 돈 떨어지는 소리, 룻렛 테이블이며 바카렛 테이블서 사람들이 올리는 탄성이 실내를 시끄럽게 메아리 치고 있었다. 한참을 돌아 다녔어도 마땅한 테이블을 찾을 수가 없었다. 윌리는 아틀랜틱시티의 카지노에 가끔 오면 블랙잭을 주로 했다. 카드의 숫자를 더해 21을 만드는 블랙잭은 간단하면서도 스릴이 넘치는 게임이었다.
다임 테이블이라 불리우는 10달러 짜리에는 워낙 사람이 몰려 있었고 쿼터 테이블인 25불 짜리도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다.
안쪽 바카렛 룸쪽으로 가 보았다. 그쪽은 역시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사람들은 바카렛 룸에는 돈많은 부자들이나 가는 곳으로 생각하고 있었는지 그쪽으로는 발길을 잘 돌리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저만큼 쿼터 테이블에서 두사람이 일어서는 기색이 보였다.
바카렛룸에도 간혹 쿼터 테이블이 오픈 하기도 했다.
윌리는 그쪽으로 갔다. 긴 머리에 시원한 이마를 가진 동양여인이 끝쪽에 앉아 있었고 거구의 백인 중년 남자가 다른 한 끝에 앉아 있었다.
윌리는 두사람에게 눈인사를 건네며 가운데 자리로 들어가 의자를 당겨 앉았다. 동양 여자는 고개를 살짝 끄덕여 윌리의 눈인사를 받기는 했지만 새침한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윌리는 자리에 앉아 딜러에게 5백 달러를 내밀었다. 딜러는 잘생긴 거구의 금발 여인이었다.
테이블에는 한시간 뒤인 5시부터 미니멈 50달러가 된다는 표지가 붙어 있었다.
윌리는 자신의 베팅 스팟에 쿼터 칲 두 개를 놓았다.
처음부터 윌리의 패는 좋았다. 그림 두장이 연속으로 떨어져 20을 만들었고 딜러는 18이었다. 윌리의 카드는 퀸과 쟈니 두장이었다. 무언가 암시하는 듯한 카드였다.
일진이 무척 좋은 날이었다.
30분쯤 지났을 때 윌리 앞에는 2천 달러 쯤 되는 칩이 쌓여 있었다.
물론 딜러에게 지기도 했지만 그때는 작은 액수를 걸었을 때 였고 조금 과하다 싶을 만큼 큰 배팅을 했을때는 줄곳 윌리가 딜러를 한두점 차이로 누르곤 했다. 무엇보다 옆자리의 동양 여인과 죽이 잘 맞았다. 옆자리의 여인은 불리한 숫자를 갖고도 깜찍하게 딜러가 가져야할 숫자를 빼내 딜러를 누르게 하곤 했다. 그녀는 자신이 애매한 숫자 일 때 카드를 받아 높은 숫자를 만들어 내던지 21을 초과해 자신은 패해야 했지만 윌리며 다른 플레이어들을 구해 냈다. 그 카드들이 딜러에게 갔다면 딜러가 21을 만들어 냈을 카드였다.
또 딜러가 낮은 숫자를 쇼잉하고 있어 무조건 버스트 시켜야할 시점에 테이블 전체가 패스를 했을때는 어김없이 10으로 계산하는 그림이 딜러에게 떨어져 모두들 즐거워 할 수 있었다.
자연 그녀의 앞에도 칲이 쌓여 갔다.
그녀가 자신은 죽었지만 딜러 역시 버스트 시킨 살신성인을 했을 때 윌리가 감사하다는 눈길을 보냈다. 이번에는 그녀도 진한 눈웃음으로 응대해 왔다. 그 웃음이 꽤 고혹적이었다. 딜러에게 몇마디 던지는 그녀의 억양이 중국인 같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역시 그녀는 중국인이었다. 카드를 섞어야하는 셔플 타임에 그녀의 곁으로 그녀의 동행인 듯한 다른 여인이 다가 왔었고 두사람이 나누는 대화는 빠른 광동어였다.
그녀에게 앵커 플레이를 참 잘한다고 추어 주자 그녀는 자신은 초보자 일 뿐인데 윌리가 행운을 몰고 왔다고 오히려 윌리를 올려 주었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이 카니라고 윌리에게 소개했다.
게임이 무르익어 가면서 윌리는 그녀와 급속도로 친해져 갔다. 딜러를 버스트 시키면서 초기에는 두사람이 마주 보고 웃었지만 얼마쯤 뒤에는 서로 손바닥을 부딛쳤고 그 후에는 서로의 어깨를 두들기며 다음에 나올 카드에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손바닥을 먼저 치켜 올려 하이파이브를 청한것도 카니였고 윌리의 어깨를 두드리기 시작한 것도 카니가 먼저 였다. 카니는 작은 체구 였음에도 어깨며 팔에 탄력이 있었다.게다가 그녀는 윌리가 좋아하는 오브세션 향수를 쓰고 있었다.
테이블의 미니멈이 1백달러로 올랐고 딜러가 몇번 교체 됐지만 윌리와 카니의 앞에 쌓여 있는 칲은 줄어 들지 않았다. 그사이 다른 옆자리에는 여러 사람이 들어왔다가는 물러서곤 했다.
두사람의 신나는 게임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기대를 갖고 덤벼 들곤 했지만 행운은 두사람에게만 쏠려 있는 듯 했다.
딜러가 윌리에게 카드를 더 받겠냐고 물어왔다.
윌리가 가진 카드는 8과 7, 16 이었다.
딜러는 7을 보이고 있었다.
대개는 한 번 받아 보아야 할 숫자 였다.
윌리는 손을 흔들었다. 않받겠다는 신호였다.
주변에 서 있던 사람들이 침을 삼켰다.
윌리의 카드 앞에는 칩이 수북히 쌓여 있었다. 줄잡아 2만불쯤 되는 칩이었다.그린칩 몇 개만 남기고 자신의 칩을 모두 다 배팅 한 것이었다. 윤호가 올 시간이 거의 됐기도 했고 이런정도의 운세라면 해서 배짱을 부려본 것이었다.
옆자리 앵커인 카니도 공교롭게도 16을 보이고 있었다. 카니 마저 패스 한다면은 지금 딜러가 들고 있는 카드가 바로 딜러의 카드가 된다는 것을 의미 했다.
카니가 윌리를 한 번 쳐다 봤다. 윌리가 찡긋 패스하자는 신호를 보냈다. 카니가 윌리의 눈짓 대로 손을 옆으로 흔들어 패스신호를 보냈다.카니의 배팅 스폿에도 검은색 1천달러 칲이 다섯 개 쯤 올려 있었다.
딜러가 감추어져 있던 자신의 카드를 뒤집었다. 9, 탄성이 터졌다.
딜러 역시 16을 갖고 있는 셈이었다.
딜러가 자신 카드위에 한 장을 던졌다. 6, 더 큰 탄성이 터졌다.
딜러 22, 버스트였다.
카니가 기쁨을 감추지 못하겠다는 듯 탄성을 지르며 아예 양팔을 들어 윌리의 목을 껴안아 뺨에 키스를 해 왔다. 오브세션 내음이 윌리를 자극했다.
고개를 흔들며 딜러가 윌리앞의 칩을 헤아려 그만큼의 칩을 윌리 앞에 쌓아 주었다.
뒤쪽에 서 있던 메니저가 유심히 그 손을 관찰하고 있었다.그역시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다른 딜러가 왔다.
윌리는 이 테이블의 멕시멈인 2만 5천 달러의 칲을 자신앞에 쌓아 놓았다. 5백 달러 짜리 핑크칩 50개. 주변에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이 숨을 죽였다. 메니저 한명이 더 이쪽으로 와 뒤쪽에 서는 모습이 윌리의 눈에 들어왔다.
윌리의 카드는 다이아몬드 7, 딜러는 10을 쇼잉하고 있었다.
윌리의 다음카드가 4. 망설여지는 상황이다.
윌리는 2만 5천 달러를 더 디밀었다. 그러자니 그린칩 한 개가 달랑 남을 뿐이었다. 한 장만을 더 받겠다는 더블링이었다. 딜러의 그림을 보고도 더블링 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애기 였다.
딜러가 힘없이 윌리의 다음 카드를 던졌다. 그는 카드를 던지자 마자 풀죽은 얼굴로 뒤쪽의 메니저를 힐끗 쳐다보는 것이었다.
탄성과 박수가 터졌다. 스페이드 킹. 윌리가 21을 만들어 낸 것이었다. 딜러는 또 다른 그림을 깔고 있었기에 20. 윌리가 또 승리 했다. 단숨에 5만달러가 들어온 셈이다.
카니는 아깝게도 19로 딜러에게 졌다. 그러나 다행이도 그녀의 배팅은 작았다.
다음번에도 윌리는 맥시멈 베팅을 했다. 공교 롭게도 8 페어가 떨어 졌다. 윌리가 칲을 더 디밀면서 두 손가락을 갈라 스프릿을 요구했다. 두패로 가른 첫패에 한 장 더 받은 것이 예상대로 그림, 18을 만들었다. 윌리는 다음 패로 넘어 갔다. 떨어진 카드는 3. 윌리가 또 칩을 쌓았다. 스프릿에 이은 더블링이다. 떨어진 카드는 스페이드 킹, 또 21을 만들어 낸 것이다. 주위의 사람들은 탄성을 지를 엄두도 못내고 침을 삼키고 있었다.
이제는 카니가 문제 였다. 딜러는 9를 쇼잉하고 있었고 카니는 10과 4, 14를 갖고 있었다. 카니는 망설이지 않고 한 장을 더 받아냈다.그림이 연속해서 빠졌기에 낮은 숫자를 기대 했을 터 였다.그러나 아깝게도 또 그림이 떨어져 카니 앞에 놓인 칩을 딜러가 냉큼 가져갔다. 5천 달러쯤 돼 보였다.
딜러가 숨겨진 자신의 카드를 열었을 때, 윌리는 숨을 죽여야 했다. 딜러는 2를 감추고 있었다. 만약 카니가 그림을 받아 내지 않았다면 딜러는 21을 만들어 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딜러의 다음 카드는 3, 아직 한 장을 더 받아야 했다. 공교롭게도 3이 또 연속해서 나왔다. 딜러 17, 윌리가 두 패 모두 이긴 셈이었다. 7만 5천 달러를 한 번에 따낸 것이었다. 메니저가 1천 달러 짜리 검은색 블랙칩을 날라와야 했다. 카니는 자신이 패한 것은 개의치 않고 윌리의 승리를 너무도 기뻐 했다.
이번에는 윌리가 카니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 ‘어메이징’ 하면서 카니가 윌리의 뺨에 키스를 해왔다. 그녀는 숨결이 뜨거워져 있었다. 너무도 큰 게임이었기에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이후에도 윌리의 운세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에이스와 그림이 나오는 블랙잭이 연달아 터지기도 했고 12에서 스테이를 했을 때는 딜러가 버스트 되기 일쑤였다. 검은색 1천달러 칩이 더 쌓을 자리도 없이 수북했다.
윌리의 테이블에는 구경꾼들이 잔뜩 몰려 있었다. 저만큼 뒤에 윤호의 모습이 보였다. 윤호의 눈도 휘둥그래 져 있었지만 윌리에게 다른 내색은 하지 않았고 테이블로 다가 오지도 않았다. 카지노 업계의 규칙상 딜러들은 아무리 다른 업소라 할지라도 테이블에 앉는 것이 금지 돼 있었다. 그리고 윌리에게 내색을 않는 것은 공연한 오해를 불러 일으키지 않으려는 배려 인 듯 싶었다.
윌리는 맥시멈 배팅으로 게임을 바꾼지 30분만에 20만 달러를 만들어냈다. 자신의 2년치 연봉을 단숨에 벌어들인 것이었다. 테이블에 앉은 지는 네시간쯤 지나 있었다. 오후 8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쯤에서 일어 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쪽의 윤호도 일어서라는 눈짓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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