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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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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장편 이민 현장소설> ‘영웅의 약속’ 연재 93회

안동일 작

대망의 고구려 프로젝트

크리스는 뉴저지 버겐 카운티 테너 플라이에 단독주택을 갖고 있었다.  차도 유진은  크리스의 BMW와는 상대도 되지 않는 미국산 소형차를 몰고 다녔다.
전문직에 있던 크리스는 원래 빌리등과 합류하기 전부터 윤호 보다는 부자이기는 했다. 윤호는 그런 문제에 대범 한 줄 알았는데…
“내가 그럼 공금 빼돌려 집사고 차 샀다는 얘기냐? ”
윤호도 너무 심했다 싶은지 그 말엔 대꾸를 않했다.
“그래 미안하다, 최윤호, 너보다 못난 내가 너보다 큰집 살고 너보다 좋은 차 타고 다녀서…”
“야 나가자 안되겠다.이게 무슨 난리냐, 그 문제는 내일 아침에 나와서 해결하기로 하고 들어가서 쉬자.”
빌리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 섰지만 둘은 계속 잠자코 있었다.
“그래 너희들이 영웅 되겠다고 고구려 프로젝트인지 뭔지를 들고와서 나만 뼈바지게 만들더니 이제와서 징징댄다고 결정적일 때마다 일을 망친다고, 그래 나는 너희들 일생을 망쳐 먹은 놈이다. 그런줄 모르고 불렀냐? 그런놈을 왜 불러들여가지고 이 고생을 시키냐?”
“뭐 영웅? 우리만 영웅 된다고…”
“그래 그놈의 말도 안되는 일 벌리지 않았으면 이런일도 없었어.다 너희들 영웅심리 때문 아니야?”

크리스는 울고 있었다.
“야 크리스 너 정말 오늘 왜그러니? 바보같이.너 그것밖에 안돼?”
빌리도 한마디 했다.
“그래 이 잘난놈들아, 난 이것 밖에 안된다, 그런줄 몰랐니, 나같은 놈이 너희들 잘난 영웅들과 같을 줄 알았니?”
그러면서 크리스는 벌떡 일어나 문을 박차고 나갔다.
“야, 어디가 같이가.”
빌리가 잡을 새도 없이 그는 복도를 달렸고 엘베이터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저자식 저거 저 정신으로 운전 할 수 있겠어?”
빌리가 따라 나서려는데 윤호가 말렸다.
“놔둬, 말리면 더 할테니까.”
“그나저나 넌 도대체 왜그러냐? 크리스가 좀 속이 탔겠냐? 그 사정도 몰라 주고…”
“자식이 좀 징징대지나 않았으면…”

윤호도 안됐다는 느낌이 들었는지 풀죽은 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했다.
빌리는 다시 윤호의 맞은편에 앉았다. 당장 발등의 불로 떨어진 내일 돌아올 당좌수표야 거래 은행에 가서 지점장을 만나 사정을 하면 될 듯 싶었지만 다음일들이 걱정이기는 했다.
두사람다 진이 빠져 있었고 맥이 풀려 한참을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러나 이런저런 대책도 협의하고 크리스의 사기를 올려줄 애기도 하고 말이 나온 김에 유진과 스텔라가 살고 있는 아파트 옮기는 애기도 하고 있는데 전화 벨이 울렸다. 빌리가 수화기를 들었다.
크리스였다.
“나야. 아직 있었구나.”
크리스는 영어로 말하고 있었다. 녀석은 쑥쓰러울 때는 영어로 얘기하곤 했다.
“어디있어?”
빌리도 영어로 대꾸했다.
“어디긴, 차안이야.”
“너 괞찬어? 운전 할만해?”
“그럼.”
“집에 들어가서 푹 잠좀자고 내일 보자.이틀이나 집에 못들어 갔다며?”
“오늘일 미안하다 회장.”
“별 소리를 다하고 있네, 우리가 미안하지.”
“저기 말이야 아까 고구려 프로젝트에 대해서 내가 한소리 정말 내 진심이 아니라는것 알지? 빌리.”
“그럼, 그걸 왜 모르냐?”
“난 정말로 너희들이 자랑스러워 너희들이야 말로 영웅이 돼야돼”
“야, 됐어 이제 그만 끊고 운전이나 잘해.길 미끄러울 텐데.”
유진이 수화기를 달라고 손짓을 했다.
“크리스, 유진이 바꿔 달래는데….”
순간 수화기에서 꽈광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퍽 소리가 들렸고 끼익 소리, 아악 하는 비명소리 그리고 또 한차례의 꽝 소리가 들렸다.
빌리는 자신도 모르게 억 하고 고함을 질러야 했다.
교통사고가 난 것이었다.
911을 돌려 사고현장을 알아내 정신없이 헨리 허드슨 파크웨이로 달려 갔을때 크리스는 이미 병원으로 실려간 뒤였다. 차들이 잔뜩 밀려 있었기에 빌리와 유진은 차를 버리고 뛰어 올라갔다. 현장에는 피범벅의 유리조각 더미 위에 휴지 조각 처럼 구겨진 크리스의 차와 역시 심하게 파손된 네대의 차가 뒤엉켜 있었다. 3중 추돌에 크리스의 차는 빗길에 미끌어 지면서 백80 돌아 달려 오던 차와 또 정면으로 부딛혔다고 했다.
병원으로 달려 갔을때 크리스는 이미 영안실에 들어가 있었다. 크리스는 허무하게도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유진이 콘크리트바닥에 주먹을 짓 이기면서 울부짖었고 빌리는 고개를 하늘로 올리면서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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