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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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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장편 이민현장 소설> ‘영웅의 약속’ 연재 49회

안동일 작

빌리가 저쪽에 모델들에 둘러싸여 떠들어 대고 있는 저쪽 테이블의 젠마노를 쳐다 보면서 말했다. 왕노사가 존 보다 나이도 위였고 빌리의 마음이 그랬기에 가서 데리고 오고 싶엇던 것이다.
“아니야 내가 가지, 같이 감세.”
노인이 성큼 자리에서 일어나 앞장 서는 바람에 빌리도 따라 나설 수 밖에 없었다.
두사람이 움직이는 것을 보았는지 가영이 춤을 추다 말고 이쪽으로 다가와 셋이 함께 그쪽 테이블로 갔다.
빌리등이 그쪽으로 다가서자 젠마노가 일어 섰다.존의 눈은 왕노사를 쳐다보고 있었다.
“존,기분좋게 즐기고 있습니까?”
빌리가 웃으며 말했다.
“그럼 아주 즐겁다네.”
존의 눈길은 계속 왕노사쪽에 있었다.
“홍콩에서 오신 우리 할아버지…”
까지만 말했을때 존이 손을 내밀었다.
“존 젠마노 입니다. 쿨론의 타이군에 대해서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전례없이 정중했다. 존은 왕노사에 대해 알고 있었다. 쿨론은 왕노사가 있는 구룡의 영어 발음이었다.
“대군이라니, 이렇게 작고 볼품없는 사람을 보고,.. 왕상문 올시다.”
왕노사와 존은 서로 두손을 부둥켜 쥐었다.
“빌리, 자네 기합좀 받아겠어, 대군을 내쪽으로 먼저 오시게 하다니, 나한테 눈짓을 했어야지. 허허허.”
그러나 젠마노는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제가 동양에 대해 아는게 참 많습니다. 동양의 예의도 잘알고요, 안그런가? 빌리?”
존이 빌리를 우정 노려보면서 노인을 자리에 안내 했다.
“일전에 카넬리리씨가 홍콩에 왔을때 젠마노씨에 대해 애기 많이 했었죠.”
“네, 저도 그얘기 들었습니다. 그땐 삼촌이 신세 많이 졌다고 하시더군요.”
“신세라뇨? 별말씀을.”
두사람만이 아는 사연이 있는 모양이었다.
옆에 서있던 폴이 빌리를 보며 눈을 쫑긋 했다. 폴을 제외 하고 몰려 있었던 모델들이며 청년들이 슬며시 일어나 플로어 쪽으로 갔고 빌리와 가영이 옆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그동안 부족한 우리 빌리를 귀엽게 봐주시고 여러 도움을 주시고 있다는 애기 귀가 아프도록 들었습니다. 그래서 감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오늘 만나게 되었군요.”
왕노사가 빌리와 젠마노를 번갈아 보면서 얘기했다.
“도움이라뇨? 이 친구 내도움은 기차로 실어다 준다고 해도 안 받는 친구 입니다.”
“허허 그래요? 그게 바로 가장 큰 도움 아닙니까? 천하의 젠마노씨가 기차로 실어다 줄 만큼 도울 의사가 있다는것.”
“빌리가 왕대군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짐작은 했지만 가까운 페밀리라는 것은 몰랐습니다.”
어떤 의미로 페밀리라는 단어를 쓰는지 확실히 파악 할 수는 없었다.
“내 손자입니다. 손자 아셨소?”
왕노사는 손자라는 말을 강조 했다.
존은 빙긋이 웃었을뿐 이말에 특별히 대꾸 하지는 않았다.
“여기 가영군도 좀 관심을 가져 주십시요.”
왕대인이 모처럼 가영을 화제로 올렸다.
“브루스가 하는 일이야 빌리 일과 다르죠.”
무슨 뜻에서 인지 존이 그렇게 얘기 했다.
“그렇지 않아도 젠마노씨가 많이 봐주고 계십니다.”
그래도 가영이 자리에서 잠깐 일어나 두사람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고 앉으며 말했다.
그때 웨이터가 새 잔과 찬 샴페인을 가져왔다.
웨이터가 왕노사, 젠마노, 빌리, 가영, 폴의 순으로 차례로 술을 따랐고 다섯 사람은 건배를 했다.
자리가 자리인 만큼 이날 만남 에서의 두 거물의 대화는 더 깊게 진전되지는 않았다. 젠마노는 왕노사를 바비네 식당으로 한번 초대하고 싶다면서 빌리더러 뉴욕을 떠나시기 전에 꼭 모시고 오라고 했다.
왕노사는 파티장을 빠져 나가기 전에 빌리의 아버지 와도 인사를 했다.아버지야 영문도 모르고 빌리를 아껴 주는 노인이라는 소개에 왕노사와 악수를 했지만 왕노사는 빌리의 아버지를 만날것을 예상을 했었는지 엉뚱한 선물 까지도 준비하고 있었다. 왕노사가 조지에게 눈짓을 했더니 조지가 가방에서 붉은 포장지에 쌓인 작은 꾸러미를 꺼냈다. 한자로 정태훈 인형(仁兄)이라고 적혀 있었다. 아버지의 이름을 어떻게 알았는지 참 모를 일이었다.
왕노사의 뒤를 이어 젠마노도 파티장을 떠났고 손님들이 대충 떠나기에 빌리등은 문간에 서서 배웅을 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흥분한 얼굴로 다가왔다.
“윌리, 나좀보자.”
아버지와 함께 로비 저쪽으로 갔다.
“야 아까 그노인 뭐 하는 사람이냐?”
“왜요, 홍콩서 사업 하시는 분인데…”
“그런데 왜 나한테 이런걸 주냐?”
아버지가 주머니에서 포장지와 함께 웬 시계를 꺼냈다.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는 최고급 롤렉스 시계였다.
“시계였어요?”
“야 이거 10만불도 넘는 시계야.”
“그래요? 대드가 평소에 그렇게 갖고 싶어 하시던 시계잖아요?”
“야, 그래도 그렇지, 생전 처음보는 노인한테 이런걸 받아도 돼?”
“괞찬아요, 하실만 하니까 하셨겠지요, 그정도 능력있는 분이시니까.”
“그리고 말이야 이건 또 뭐야, ‘아들을 장하게 키워준 정태훈 선생께 작은 성의를 보냅니다’라는 뜻 아니야?”
작은 메모가 들어 있었나 보다. 중국어로 쓰여 있었다.
“도대체 네가 뭘 어떻게 하고 다니는지 난 참 정신을 못차리겠다.”
“걱정 마세요, 주신분 성의가 있으니까 잘 차고 다니세요.”
“참 뭐가 뭔지..”
아버지는 어머니와 함께 주차장으로 나가 면서도 게속 고개를 갸웃 하고 있었다.
빌리에게는 왕노인의 배포며 마음씀이 새삼 실감있게 다가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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