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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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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장편 이민현장 소설> ‘영웅의 약속’ 연재 43회

안동일 작

/ “빌리 너 브렌드 만들려고 그래?”
“응 그래야지.”
“그러자면 왜 존의 제안 받아 들인다고 하지 그랬어? 그게 얼마나 엄청난 사업인데, 존 밑에는 유명한 디자이너도 많고 또 광고 에이전시들도 수두룩 한데…”
“처음 부터 크게 욕심 내지 말고 차근 차근 하면 되지 뭐.”
“그래? 아무튼 오늘 새삼 네가 참 커 보인다.” /

 

“폴의 이야기를 듣자하니 자네들이 지난해에야 비지네스를 시작 했다는데 앞으로 어떤 식으로 어떻게 비지니스를 꾸려 나갈지 궁금한데,, 어떤 것을 생각하고 있는가? 비지니스의 세계란 터프한 거야, 하다보면 적을 만들 수도 있고, 적이 나타나면 싸워야지, 그런데 비지니스의 세계에서 영원한 동지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다는 것 빌리 자네는 아는가? 변호사 노릇을 했으니까 잘 알고 있겠지.”
“아직 모르는게 많습니다.”
“그래도 그만한 시간에 그렇게 비지니스를 키운 것을 보면 자네 수완이 보통이 아닌가 보군?”
“아직 구멍가게 수준 인데요 뭐,”
“매출액은 얼마나 되는가? 참 비지니스 얘기 안한다고 했으면서 얘기 하게 되는군, 그러니까 비지니스멘들은 할 수 없다고, 아무리 참으려 해도 목구멍 아래까지 비지니스 생각이 꽉차 있어 어쩔 수 없이 튀어 나오지. 안그런가? 빌리.”
존은 또 껄껄 웃었다.
“이제 한 5백만 달러 합니다.”
“우리 콘설리데이트 연간 손실액 하고 비슷하네.”
또 트럭킹 얘기가 나왔다.
“왜 손해라고 생각 하십니까? 앞으로도 트러킹 비지니스는 계속 커 갈텐데…”
“그런가? 어떤 이유에서 그렇지?”
“가멘트 비지니스가 커져 가면 자연 운송 사업도 따라 커지지 않겠습니까?”
“가멘트업이 커진다?”
젠마노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빌리를 쳐다 봤다.
“어차피 옷을 안입고 살 수는 없을 테고, 점점 고급화 추세에 있으니까, 또 우리 씨엔씨 엔터프라즈도 계속 지금 같기야 하겠습니까?”
“그래? 자신이 만만하군. 무슨 좋은 계획이 있는가 보지?”
“우리 브렌드를 하나 만들어 볼생각입니다.”
빌리는 왜 그말이 튀어 나왔는지 자신도 몰랐다. 그냥 그때의 분위기가 그랬다. 엄청난 거물인 존 젠마노에게 주눅 들기 싫다는 자존심이 작용 했던 모양이다.
“그래? 본격적으로 패션 산업에 뛰어 들겠다는 이야기 인데, 그거야 말로 모든게 맞아 떨어져야 되지, 광고가 중요해요, 이제는 광고의 시대니까,그러자면 엄청난 자본이 필요하고, 안그런가 폴.”
“빌리가 어련히 알겠습니까?”
폴이 맞장구 쳤다. 그의 눈동자에는 무언가 깊이 생각하는 기색이 엿 보였다.
“빌리, 자네, 나하고 함께 일해 볼 생각은 없는가?”
“무슨 말씀인지?”
“자네들 회사에 내가 투자 좀 하면 안되겠는가 말일세.”
엄청난 말이었다. 그 진의가 어디 있는지 확실히 파악 할 수는 없었지만 섯불리 대답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
잘못 예스 했다가는 익스프레스사 처럼 깝데기 벋겨져 회사가 송두리째 넘어가기 십상이었고 또 이자리에서 일언지하에 거절 한다면 존 젠마노의 체면을 구기는 일이 될 것이었다.
“갑자기 듣게 된 제안이라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아직으로선 우리들 힘으로 해보고 싶은데요, 존.”
“그래? 이 젠마노의 제안을 거절 하겠다는 얘기군.”
“거절 하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아시다시피 이제 우리 일을 시작 했는데 해보지도 않고 쉬운길을 가지않겠다는 뜻입니다. 어려운 지경에 처하면 그때 도움을 부탁 드리고 싶습니다.”
“허허허.”
젠마노가 폴을 보면서 웃었다.
“젠마노하고 일하면 닥쳐올 모함이 두려워서 그런것은 아니고?”
“그게 아닙니다. 모함이야 이쪽이 정정당당 하다면 헤쳐 나갈 수 있는 일이니까 크게 문제 되지 않습니다. 그것보다 우리힘으로 해보고 싶어서 그럽니다.”
“정정당당한 일만 하겠다? 비지니스가 그렇게 될까? 이 세상에 정정당당한 일이 얼마나 된다고 보는가? 또 반대로 말해서 정정당당하지 않은 일이 어디있는가? 비지니스는 저마다 다 나름대로의 정당한 논리가 있는 법이네, 살인자 라고 해서 그 정당한 이유가 없겠나? 거리의 창녀와 잠자리를 함께 한다고 해서 남자들에게 그게 정당한 일이 아닌가? 얼만큼 자기 논리에 충실하고 또 얼만큼 힘을 갖느냐가 정당함의 척도 아닌가?”
“말씀 참 인상적입니다. 깊이 새겨 놓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유쾌했네, 자네는 멋진 친구야, 앞으로 가끔씩 보도록 하지, 어떤가? 내가 요즘엔 한가한 노인네로 전락 했으니까…”
젠마노가 슬슬 자리를 파하려는 듯 손을 흔들어 가며 말했다.
“네 언제든지 기회를 만들어 주십시요, 저희도 유쾌 했습니다.”
빌리가 카운터 쪽을 쳐다 봤다.
젠마노는 떠들레 하면서도 치밀한 구석이 있었다.
“왜? 계산 때문에?”
“오늘은 말씀도 있으셨고 해서…”
“이 친구야 농담도 못하나? 그렇게 안봤는데…”
젠마노가 일어서면서 빌리의 어깨를 툭 쳤다.
“이 집은 내가 평생을 먹어도 돈을 안받기로 계약이 돼있어. 정당한 계약이야. 안그런가 바비?”
마침 이쪽으로 온 바비노인을 쳐다보며 그가 말했다.
“그럼 그 계약을 파기 하려면 이 식당을 인수 해야지, 빌리 텐밀리온 만 내놔, 가게 넘겨 줄께.”
바비 노인도 빌리의 어깨를 치며 농담을 던졌다.
존 젠마노와는 식당 문앞에서 헤어 졌다.
그는 계속 유쾌 했다면서 빌리와 유진의 어깨를 치면서 멜세데즈 리무진에 올랐다. 헤어지면서 젠마노는 빌리의 눈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이번에 빌리는 잠시 그눈을 응시하다 미소를 지으며 슬쩍 밑으로 내렸다.
“또 봄세 빌리”

폴이 빌리네 차가 주차해 있는 곳까지 따라왔다.
“빌리 너 브렌드 만들려고 그래?”
“응 그래야지.”
“그러자면 왜 존의 제안 받아 들인다고 하지 그랬어? 그게 얼마나 엄청난 사업인데, 존 밑에는 유명한 디자이너도 많고 또 광고 에이전시들도 수두룩 한데…”
“처음 부터 크게 욕심 내지 말고 차근 차근 하면 되지 뭐.”
“그래? 아무튼 오늘 새삼 네가 참 커 보인다.”
“그건 또 무슨 말이야?”
“넌 네 사업 하겠다고 그렇게 자신이 만만 하고 신명이 나 있는데 난 뭔가 싶은 생각이 드는 구나.”
“자식 별소리 다하네, 너도 네일 잘 하고 있잖아.”
“그래 오늘 잘했다. 내일 쯤 내가 또 나갈께.”
빌리와 윤호는 손을 흔드는 폴을 뒤로 하고 에브뉴 U 의 평온한 길을 달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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