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일 작
/ 오전 10시 정각, 클랙숀을 일제히 울리며 30여대의 트럭이 패션센터를 중심으로한 골목으로 몰려드는 모습은 마치 패튼 전차군단이 롬멜의 전차부대를 몰아내며 진주하는 그런 모습을 연상케 하는 것 이었다. 대여섯대의 트럭만으로도 가뜩이나 주차공간이 좁은 골목이 꽉 찼기에 가맨트 에리어는 온통 멕도걸 차로 뒤 덮인 느낌이었다./
제임스가 허리춤의 수갑을 손으로 툭툭치며 말했다.
그래도 녀석은 계속 뻗대는 것 같았다.
빌리가 그쪽으로 다가갔다.
“안되겠군, 모두 차에서 내려.”
제임스가 허리춤의 권총을 뽑으며 말했다.
녀석들의 표정이 백지장 같아 지는 것을 가로등 불빛이었지만 빌리도 똑똑히 볼 수가 있었다.
그때 마침 지나던 순찰차가 이 광경을 보고 옆에 멈춰 섰다.차에는 두사람의 정복 경찰이 타고 있었다.
제임스가 뱃지를 보이자 정복의 경찰 들도 총을 뽑아 녀석들을 겨눴다.
“이녀석들 분명히 무기 소지 하고 있을텐데 수색해 보도록 하시요, 오피서.”
제임스가 경찰들에게 말했다.
“모두 차에서 내려 서.”
정복의 경찰이 확성기에 대고 말했다.
녀석들이 비실대며 차에서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차 뒤 트렁크에 손을 올리게 한뒤 경찰이 녀석들의 몸을 수색했다.
아니나 다를까 계속 당황한 표정으로 몸비듬을 하던 키 큰 녀석의 뒷춤에서 권총이 나왔다.
“이자식 이게 뭐야”
권총을 찾아낸 경찰은 그 권총 머리로 녀석의 뒷통수를 강하게 내리쳤다.
어느새 연락을 받았는지 사이렌 소리가 울리며 순식간에 경찰차 세대가 달려 왔다.
녀석들은 딱할 정도로 떨고 있었고 자동차가 샅샅이 뒤져 졌다. 권총을 소지하고 있던 녀석에게는 뒷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뒷 트렁크에서 기관총이 나왔다. 분해되어 가방에 들어 있었다.
그러자 네 녀석 모두 수갑을 차야 했고 경찰차에 태워 졌다.제임스가 뭐라고 경찰들에게 설명을 더했고 무슨 종이에 뭐라고 서면을 했다.
그리고는 경찰들은 사이렌을 울리며 떠났다. 녀석들의 차는 경찰 한명에 의해 운전 되고 있었다.
“봤지 빌리, 저렇게 총 가지고 다니잖아?”
차로 돌아온 제임스가 빌리에게 던진 첫마디였다.
그러나 빌리는 자신이 받았던 위협이 얼마나 심각 했었냐는 것 보다는 웬지 통쾌한 기분이 더 강했다.
“야 저놈들 총 가지고 있는것은 어떻게 알았냐?”
“형사 노릇은 그냥 하는줄 아니?”
“그러다 네가 그리로 갈때 저놈들이 총 뽑았으면 어떡 할려고?”
“다 상황을 봐가면서 하는 거지.”
“야, 제임스 우리도 총 가져야 되는 것 아니냐?”
헤리가 물었다.
“큰일날 소리 하지마. 총 가진자 총으로 망한다는 소리 몰라? ”
“아무튼 이제 전쟁은 점점 심각해 지는구나.”
아파트에는 상미가 저녁 준비를 마쳐 놓고 있었다. 조금전의 소동에 대해 얘기들은 상미는 안색이 변했다.
“오늘밤 이라도 놈들이 쳐들어 와서 머신건을 난사 하는 것 아니야?”
상미가 근심스런 표정으로 식탁에 나란히 앉은 세사람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렇게 까지는 못해. 일단 우리들도 만만치 않다는 경계태세를 보여 줬으니까 놈들도 바짝 긴장 하고 있겠지, 오늘밤은 걱정 안해도 될꺼야.”
제임스가 대답했다.
“그나저나 내일 일이 걱정이구나.”
“잘 되겠지, 스티브가 생각 보다 강하게 나오잖아, 우리 보다 더 열성이잖아.”
그날밤 빌리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마피아 녀석들이 쳐들어 올까봐서는 아니었다. 자신의 침대를 놔두고 남의집 소파에서 눈을 붙혀야 하는 잠자리가 바뀌었기 때문도 아니었다. 내일의 일 때문이었다. 따지고 보면 내일의 일이 아니라 그 다음부터 전개 될 이후의 일이 걱정이었다. 빌리로서도 내일 이후의 일에 대해 딱 집히는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유태인 변호사 영감의 은유 처럼 지레 겁을 먹거나 미리 머리를 굴려 골치를 썩기 보다는 닥쳐오는 상황에 정공법으로 대처 한다는 원칙은 정해져 있었지만 이런저런 생각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다음날 오전 패션 애브뉴 상인들과 오가는 행인들은 눈이 휘둥그래 져야 했다.
낯선 트럭들이 몰려와 패션 애브뉴 골목 골목에 진을 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매일 같이 보던 푸른색의 콘설리데이트 차가 아니었다. 멕도걸이라는 초록색의 커다란 싸인이 붙은 우람한 회색 트럭들 이었다.
오전 10시 정각, 클랙숀을 일제히 울리며 30여대의 트럭이 패션센터를 중심으로한 골목으로 몰려드는 모습은 마치 패튼 전차군단이 롬멜의 전차부대를 몰아내며 진주하는 그런 모습을 연상케 하는 것 이었다. 대여섯대의 트럭만으로도 가뜩이나 주차공간이 좁은 골목이 꽉 찼기에 가맨트 에리어는 온통 멕도걸 차로 뒤 덮인 느낌이었다.
이날 한꺼번에 트럭이 다 몰려 온것은 꼭 실을 물건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일종의 시위였다.
그 시각 메뉴펙쳐들은 컨트렉터들이 보내온 펙스며 전화 통지 때문에 우왕 좌왕 해야 했다. 컨설리데이트사며 마씨들의 상황은 확인 하지 않아도 쉽게 짐작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한시간 쯤 뒤 물건을 싣기 위해 패션 골목에 들어선 콘설리데이트 차들은 멕도걸 차의 위세에 기가 질려야 했다. 무엇보다 주차할 공간을 찾지 못했다. 콘설리데이트 운전수 가운데 몇명이 차에서 내려 맥도걸 차들을 치우라고 소리쳤지만 이쪽은 이쪽대로 우리도 물건을 실어야 한다고 응수 했기에 그들은 더 열통이 터져야 했다. 또 실제로도 조금씩 나누어 물건을 싣고 있었다. 전시용 이었다.
이런 광경을 빌리는 클리커의 이정환사장, 그리고 상하이 재봉사 제남확사장 등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일은 엉뚱한 방향으로 진전 되고 있었다. 맥도걸 트럭이 몰려 왔던 날은 아무일 없이 넘어 갔다. 그날 빌리네 측에서 맥도걸 트럭을 이용해 납품을 한 건수는 20건 정도 였다. 그 가운데 16개 메뉴펙쳐가 물건을 인수 했고 컨설리데이트의 눈치 때문에 물건 인수를 거부한 업소는 4군데 밖에 되지 않았다. 예상보다 높은 수치였다. 메뉴펙쳐들도 마피아의 횡포를 내심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다는 반증 이었다. 또 메뉴펙쳐들도 남품기일에 쫒기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마씨들로 부터는 아무런 액션이 없었다. 빌리네 씨멘 엔터프라이즈로도 그렇고 이정환의 클리커 사에도 연락이 없었다.
그 다음날도 마찬 가지였다. 다음날 맥도걸 트럭은 20 델리버리를 했는데 이번의 인수 레이쇼는 어제보다 더 높은 18 이었다. 일은 다음날 새벽 일어 났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