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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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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장편 이민현장 소설> ‘영웅의 약속’ 연재 37회

안동일 작

 

빌리가 어느 봉제 공장의 문을 나서 자동차가로 가기 위해 주차장을 가로 지르려는데 건장한 체구의 청년 네명이 그를 에워 쌌다. 멕도걸 사의 트럭 시위가 계획 돼 있는 디데이 전날 오후의 일이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둘은 흑인이었고 둘은 백인 이었다. 차림새나 표정들이 영락없는 똘만이 급이었다. 롱아일랜드 시티 한적한 야적장에 있는 공장이었다. 헤리와 제임스는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면서 아직 나오지 않고 있을 때 였다. 제임스는 며칠전부터 빌리와 행동을 함께 하고 있는 친구였다. 빌리와는 중학교 동창이었다.
녀석들 중 하나가 다짜고짜 시퍼런 칼을 꺼내 빌리의 목을 겨누면서 ‘손 올려’ 하는 것이었다.
빌리가 주춤 하기는 했지만 손을 올리려는 기색이 없자 녀석은 한발 더 다가서면서 빌리의 어깨를 잡으려 했다. 빌리가 뿌리치면서 오른쪽으로 몸을 피했다. 순간적으로 빌리는 이녀석들이 단순한 강도인가 아니면 이번 일과 관련해 이탈리아 마씨 놈들이 동원한 똘만이들인가 하는 의문이 떠올랐지만 그건 급한 일이 아니었다. 다른 두놈이 그쪽 앞을 막아섰다.
“왜들 이래? 덩치는 커다란 녀석들이 할일이 그렇게 없나?”
빌리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꽤나 용감한척 하는데, 수퍼맨이라도 되는 모양이지, 맛좀 볼래?”
한녀석이 또 뒷주머니에서 재크 나이프를 꺼냈다. 총만 아니라면 두려울게 없었다.
녀석이 광폭한 웃음을 지으며 빌리에게 한발 한발 다가서고 있었다. 빌리는 주차해 있던 트럭을 등지고 서 있었다.
녀석의 칼 든 손이 빌리의 안면으로 들어 오는 순간 빌리는 고개를 젖히며 발차기를 날렸다. 녀석의 칼이 하늘로 날랐고 녀석은 땅바닥을 뒹굴었다.
다른 두녀석이 다가섰다.
빌리는 옆쪽에 있는 다른 한녀석의 동작에 신경을 쓰면서 두녀석을 오른쪽으로 유도 했다. 녀석들이 빌리를 따라 슬금슬금 따라왔고 적당한 거리에 왔을때 빌리는 운전석으로 오르는 발판을 도약대로 삼아 공중을 날았다. 높은 공중 회전 돌려차기가 두 녀석의 면상에 차레로 적중했고 무너지는 녀석들의 얼굴에 빌리의 정권이 스트레이트로 내리 꽂혔다.
남은 한녀석과 막 땅에서 일어 나려는 칼을 들었던 녀석의 얼굴에 낭패 스럽다는 표정이 스쳤다.
“비겁하게 숨어 기다리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나서라고 그래. 언제든지 상대 해줄테니까. 너희 같은 놈들이 나서서는 내몸에 털끝 하나 다치지 못해.”
빌리가 손을 털면서 말했다.
녀석들이 비실비실 꽁무니를 빼면서 자신들의 밴트럭 쪽으로 달아 났다.
빌리가 손을 툭툭 털고 있으려니 헤리와 제임스가 나왔다.
“왜 무슨일이야?”
헤리가 빌리와 달아나는 녀석들의 뒷모습을 보며 물었다. 여차직 하면 놈들의 뒤를 쫒아 잡을 기세였다.
“아무것도 아니야, 형편없는 녀석들이…”
빌리가 그만 두라는 제스쳐를 쓰며 말했다.
“홀드업 당했어?”
“글쎄 홀드업인지 놈들의 짓인지 아직 모르겠는데.”
“야, 너 그러다 총이라도 들고 있었으면 어쩔려고 그래?”
헤리가 걱정스럽다는 듯 말했다.
“저런 녀석들이 무슨 총을 갖고 다니겠냐? 아무리 뉴욕 치안이 엉망이라 해도 저런 녀석들까지 대낮에 총을 들고 다니겠냐?”
빌리가 제임스를 쳐다보며 말했다.
“아니야 그렇지 않아,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마.”
제임스가 심각한 표정을 풀지 않으며 대답했다.
차를 타고 사무실로 돌아 오면서도 빌리와 헤리는 놈들의 정체를 알 수 없었던 것이 못내 아쉬웠다.
“아마 단순 강도를 위장해서 빌리 자네한테 뭔가 해꼬지를 하려 했던 것은 틀림없어, 각별히 조심하라구, 다시는 그런 위험한 행동 하지 말고.”
제임스가 말했다.
“그럼 나 잡아 잡수하고 손을 번쩍 들어 주란 말이야?”
“하긴 그것도 그렇구나. 아무튼 우리들이 꼭 붙어 있을 테니까 앞으론 너혼자 움직이지마.”
빌리네 사무실 주변은 이가영이 보내준 청년들이 요소요소에서 진을 치고 있었다. 가영은 며칠전 빌리의 계획을 듣고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아무런 대꾸도 안했다. 그랬는데 그날 오후부터 청년들을 배치 했다.
빌리가 내일 거사의 마지막 점검을 마치고 숙소인 상미 아파트로 돌아가기 위해 사무실에서 내려온 시각은 밤 10시가 넘어서 였다.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꺼내 올 헤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가영의 부하 한사람이 다가와 건너편 길쪽을 가리켰다. 황색 카트라스 차에 네녀석이 앉아 이쪽을 주시 하고 있었다. 아까부터 그러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빌리는 알았다면서 신경 쓰지 말라고 하며 막 도착한 차에 올랐다. 빌리의 차가 움직이자 황색 카트라스도 따라 움직였다. 황색 카트라스는 빌리네 차를 따라오고 있었다. 59번가 퀸즈보로 브릿지를 건너 퀸즈 불버드에 접어 들었을때도 녀석들의 차는 빌리네 차 바로 뒤에 붙어 있었다.
제임스가 헤리더러 차를 길가로 붙히라고 했다. 이쪽 차가 길가로 붙자 녀석들의 차도 길가로 붙었다.
제임스가 차에서 내렸다.
“제임스, 혼자 괞찬겠어?”
빌리가 물었다.
“그럼.”
제임스는 호기 롭게 대답하고 녀석들의 차로 다가갔다.
아무래도 걱정스러워 빌리도 차에서 내렸다.
제임스가 다가가자 녀석들은 당황한 모습이었다.
제임스가 창문을 열라는 제스쳐를 보내자 운전석에 있던 녀석은 창문을 내렸고 제임스가 펼쳐 보이는 뱃지를 보고 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제임스는 경찰이었던 것이다. 대학을 나와 경찰에 투신한 그는 맨해턴 미트타운 형사계 소속이었다. 빌리는 이번일을 게획 하면서 제임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제임스는 흔쾌히 승락 했던 것이다.
“우리가 뭘 잘못 했다고 이러지? 경찰나리.”
녀석이 빈정대는 말투로 말했다.
“안전거리 확보하지 않은 부주의 드라이버야, 면허증하고 차량 등록증 내놔.”
“교통경찰도 아닌데 그런거 단속할 수 있나?”
“더 떠들면 공무집행 방해로 수갑채우겠어. 빨리 내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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